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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항공업계 M&A '새드 엔딩'의 희생자들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0.09.04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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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지난 7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이 무산된데 이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사실상 '노딜' 수순을 밟게 되면서 업계 개편의 단초가 될 것이라던 항공업계 '빅딜'이 모두 좌절된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여객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한 항공업계는 연이어 찾아온 악재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나섰다.

M&A가 불발된 이스타항공은 인수에 관심을 보인 투자자 대부분이 인력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매각 전 몸집을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신청자는 100명 미만으로 회사 측이 당초 계획한 감축 규모인 700여명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지난 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지난 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측이 희망퇴직자의 체불임금 우선 변제, 통상임금 1개월분의 위로금 지급, 경영 정상화시 우선 재고용과 이에 대한 합의서 작성 등을 약속했지만, 직원들은 이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고용 시기도 정하기 않고 임금도 못받는 상황에서 회사가 공수표를 날리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감원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남은 인원에 대해서는 정리해고가 진행된다. 희망퇴직 실시로 정리해고 대상자 명단은 오는 7일 발표될 예정이다. 해고 예정일은 다음달 6일이다.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자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은 경영진에 해고 중단을 촉구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 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에 매각하는 절차를 밟으면서 이스타항공 경영진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추가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매각 무산 이후 다시 막대한 인력 감축에 나섰다"며 "직원들을 거리로 내모는 강제 해고 조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위기 속 M&A까지 실패로 돌아가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는 항공업계에는 고용 불안감이 팽배하다. 항공업 재편의 꿈이 몇 개월 만에 초유의 실직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항공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60일 추가 연장하고, 일부 임대료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업황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지원금 투입은 미봉의 고육지책일 뿐이라며, 조직 슬림화는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항공 수요가 꺾이면서 항공기·엔진 제조기업, 공항, 여행사 등 관련 산업 전체가 엄중한 상황에 처했다. 저비용항공사(LCC) 고용유지지원금 중단과 맞물릴 경우 도미노 실직 사태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업계가 유동성 확보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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