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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째 글로벌 수주 1위에도 웃지 못하는 한국 조선업, 구조조정 한파 닥치나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10.0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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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한국 조선업이 석 달째 글로벌 선박 수주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조선사들은 올 들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전년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데다 수주잔량도 함께 줄어 4분기에 이어 내년까지 수주절벽이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조선업의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닥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8만CGT(20척)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국과 중국이 각각 23만CGT(6척, 점유율 48%), 24만CGT(13척, 49%)로 선박 수주를 사실상 양분했다. 아울러 이 수치는 지난달 말에 수주한 삼성중공업의 S-맥스 탱커 2척과 현대미포조선의 MR탱커 1척 등 수주 물량 11만CGT가 누락된 것으로 이를 포함하면 사실상 한국이 중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 조선업이 3분기 내내 글로벌 수주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주절벽의 우려는 그치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조선업계는 3분기(7~9월) 내내 수주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계 기록을 살펴보면, 전체 발주량 319만CGT 중 한국 142만CGT(45%)로 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 86만CGT(27%), 중국 83만CGT(26%)이 2, 3위를 기록했다. 

1월부터 지난달까지 글로벌 누계 수주 실적은 중국 483만CGT(233척, 50%), 한국 262만CGT(81척, 27%), 러시아 93만CGT(21척, 10%), 일본 85만CGT(57척, 9%) 순이다.

한국은 전반기의 부진을 딛고 3분기에 선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지난달까지 올해 세계 선박 발주량은 975만CGT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2003만CGT)의 절반(49%)에 못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가 조선업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선종별 발주량은 S-맥스급 유조선(-5%)과 초대형 유조선(VLCC, -28%))이 소폭 줄어든 수준이었으나, 컨테이너선(-41%), A-맥스급 유조선(-46%), 벌크선(-82%) 등은 대폭 줄어들어 타격이 컸다.

지난달 말 기준 전세계 수주잔량은 전월 대비 3% 줄어든 6806만CGT를 기록했는데, 2003년 12월 6598만CGT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해 1월(8082만CGT)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결과다. 

지난달 수주잔량은 국가별로는 중국(82만CGT, -3%), 한국(67만CGT, -4%), 일본(18만CGT, -2%) 순으로 각각 감소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봐도 일본(461만CGT, -34%), 중국(390만CGT, -14%), 한국(259만CGT, -12%) 모두 줄었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 2465만CGT(36%)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 1842만CGT(27%), 일본 905만CGT(13%)이 뒤를 이었다. 

국내 조선소들이 수주절벽에 허덕이다 보니 4분기와 내년까지도 조선업 불황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조선소들이 수주절벽에 허덕이다 보니 4분기와 내년까지도 조선업 불황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조선소들이 수주절벽에 허덕이다 보니 4분기 전망도 어둡다"며 "무엇보다 일감이 떨어져 구조조정이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저금리와 유동성 증대 등의 긍정적 요인들이 있지만, 해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선박 발주량 자체가 정체되거나 급감하면서 뚜렷한 대책을 세울 수도 없다"며 "수주절벽 위기에 놓인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잔고는 점점 비워져 가다 보니 내년까지 매출도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와 같은 위기의식은 조선소 현장 근로자들에게 더 크게 와 닿고 있다. 이날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수천명씩 대량 해고되고 있다며 7일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정리해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상반기에 352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8월까지 하청노동자 4241명이 해고되어 쫓겨났다"며 "일당제 노동자는 쫓겨나고, 함부로 해고할 수 없는 시급제 노동자들도 권고사직당한 데 이어 이제는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정리해고까지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내하청업체 ㈜명천에서 하청노동자 30여 명이 정리해고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회사는 이미 노사협의회를 통해 정리해고에 협의를 끝마쳤고, 이제 해고 통보만을 앞두고 있어 정리해고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모기업이 힘들다 보니 협력업체도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정리해고 건은 하청업체 고용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에프앤가이드는 대우조선해양의 연결 매출이 지난해 8조3587억원에서 올해 7조7199억원으로 쪼그라들고, 내년에는 7조6250억원으로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조선해양과 더불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역시 카타르 국영 석유사로부터 최대 23조원 규모의 LNG운반선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는 등 선전하고 있지만, 그 한계점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NG선을 건조하는데 보통 3년이 걸린다고 봐야 한다"며 "카타르에서 따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2년 후이다 보니 다른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면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희망퇴직을 접수한 대우조선해양 외에도 삼성중공업 역시 상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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