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시대를 선포했다. 정 신임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계승 발전시키고, 미래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리더십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핵심 성장축인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고 밝혔다. 그룹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는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을 보고했다. 각 사 이사회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정 신임 회장은 앞서 2018년 9월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그룹 전반을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올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른 뒤 이날 '정의선 시대'를 공식적으로 선포하면서 현대차그룹은 20년 만에 총수를 교체하고 3세 경영을 시작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지난해 우유철 부회장 퇴진에 이어 올해는 박한우 사장, 한성권 사장, 안건희 사장 등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정몽구 체제에서 정의선 체제로의 세대교체가 예고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날 정몽구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며 "정 명예회장은 최근 회장직 사임의사를 밝히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회장직을 맡아 엄중한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 혁신을 이끌어줄 것을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 명예회장은 그간 정의선 회장 체제를 통한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실현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정 명예회장을 재계를 대표하는 경영인으로 대한민국 경제와 자동차 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거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극심한 위기를 겪었을 때, 기아자동차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회생시켜 글로벌 자동차업체로 발전시키면서 2010년에는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톱5 업체로 성장시켰다.

정 명예회장은 품질경영, 현장경영, 글로벌경영을 내세운 강력한 리더십으로 자동차 전문그룹을 출범시켜 자동차 부품산업과 소재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아울러 그룹 내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를 건설해 세계 최초로 친환경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를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환경에 대한 책임과 지속가능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계승 발전시키는 한편, 미래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리더십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체제하에 미래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내년을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수소차 선점 전략을 함께 내놓으며 모빌리티 산업 주도권 확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넥쏘 신모델 개발과 수소 전기 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해 2030년까지 2만5000대 이상의 수소 전기 트럭을 유럽 시장에 공급하는 계획도 실행중이다.

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인류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함께 한다는 그룹 철학을 바탕으로 미래 핵심 기술과 역량을 보유한 그룹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이날 영상 취임 메시지를 통해 고객을 우선하는 '인류, 미래, 나눔' 등 그룹 혁신의 지향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돼야 하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정 회장이 평소 지론인 고객 존중, 고객 행복이라는 가치의 새로운 창출의 당위성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정 회장은 "고객의 평화롭고 건강한 삶과 환경을 위해 모든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고객에게 새로운 이동경험을 실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한 새로운 도전과 준비도 언급했는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며 "로보틱스, UAM(도심항공운송수단),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정의선 시대의 현대차그룹은 고객의 삶에 최적화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고 핵심 성장축인 자율주행,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분야와 함께, 로보틱스, UAM, 스마트시티 등에 대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정의선 회장의 취임은 미래성장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고객 중심 가치를 실현하며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더욱 가속화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며, 인류의 삶과 행복에 기여하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 임직원이 혼신의 힘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