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를 뚫고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2년 만에 분기 최대치를 찍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집계한 결과, 66조9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종전 분기 최고치인 2017년 65조980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도 12조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8%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초과한 것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로 불리는 2018년 4분기(10조8000억원)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면서 그해 3분기 17조5700억원에 이어 2년 만에 가장 높다.

코로나19 펜트업(억눌린) 수요 덕에 모바일(스마트폰)과 TV·가전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 덕에 반도체 부문도 선전한 덕이다.

부문별로 모바일(IM)의 영업이익은 4조4500억원, TV·가전(CE) 1조5600억원, 반도체는 5조5400억원, 디스플레이는 47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세트와 부품 모두 고르게 호실적을 냈다.

3분기 호실적은 세트와 부품 모두 고르게 양호한 실적을 낸 덕이다. 특히 상반기 코로나19로 부진했던 모바일(IM)과 TV와 생활가전(CE) 등 세트 부문이 저력을 발휘했다.

모바일은 3분기에 출시된 ‘갤럭시노트20’ 시리즈와 ‘갤럭시Z플립2’ 등 스마트폰 전략 모델의 글로벌 판매 호조로 4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코로나19 펜트업 수요가 폭발하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50%가량 늘면서 2014년 1분기(6조4300억원)이후 6년 반 만에 최대 실적을 거둔 것.

모바일 부문의 매출도 30조4900억원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역시 펜트업 수요 덕에 TV와 가전 판매도 호조를 보여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도 1조5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6년 2분기(1조원)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반도체는 당초 서버용 메모리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상반기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영업이익이 5조5400억원으로 2분기(5조4300억원) 실적을 초과했다.

서버업체들의 재고 증가로 서버용 D램 가격은 떨어졌지만 코로나19 언택트(비대면) 수요로 PC 수요가 견조했고, 신규 스마트폰과 게임 콘솔 판매가 늘면서 모바일 반도체와 그래픽 D램 등의 판매가 호조를 띠었다.

특히 3분기 미국 제재를 앞둔 중국의 화웨이가 메모리 반도체를 대거 선매수에 나서면서 이득이 됐다.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굵직한 신규 수주가 늘어난 것도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은 매출 7조3200억원, 영업이익은 일회성 수익(보상금) 없이 4700억원을 올렸다.

최근 디스플레이 가격 상승과 TV·스마트폰 판매 증가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3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지난 9월 15일 이후 본격화되면서 삼성의 5대 매출처 가운데 한 곳인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이 중단된 데다, 4분기까지 서버용 D램 가격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4분기에 원달러 환율 하락과 화웨이 반도체 판매 감소, 3분기 세트부문 출하량 급증에 따른 조정 과정 등으로 매출은 전 분기 대비 줄어든 62조원대, 영업이익은 10조5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