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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판 커지는 리모델링 시장...현대건설·대림산업 '도전'과 쌍용·포스코건설 '응전'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12.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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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연말 들어 대형 건설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으로 재개발·재건축이 위축된 도시정비업계에서 리모델링 시장이 정체된 수익채널을 넓혀줄 틈새시장으로 새롭게 주목을 받으면서 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동안 리모델링 시장을 텃밭으로 여겼던 중견건설사 쌍용건설과 대형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담팀을 갖추고 시장을 선점했던 포스코건설이 새롭게 시장 진입 채비를 갖춘 현대건설·대림산업 등의 대형 건설사들의 도전에 직면해 시장 판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뤄 현대성우8단지 리모델링 사업입찰에 참여했다. [사진=포스코건설 제공]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 28위의 중견 건설사인 쌍용건설이 리모델링 전담팀에 인력을 보강하고 다른 건설사와의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2000년부터 리모델링 사업에서 수주 1위를 지켜왔다.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이 도시정비사업 가운데 재개발과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분야이다 보니 포스코건설을 제외하고는 대형 건설사들의 진입이 마땅히 없었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과 부동산 규제 등으로 인해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이 한정되자 현대건설을 위시해 대형 건설사들이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주목하면서 시장 진입의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30일 입찰이 마감된 경기 용인 현대성우8단지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선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예상을 뒤엎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롯데건설도 지난 10월 서울 용산구 이촌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2차 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도 단독 입찰했지만 유찰된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708억원 규모의 서울 광진구 상록타워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공순위 3위 대림산업마저도 경기 군포 산본신도시 우륵아파트(우륵주공 7단지) 리모델링에 뛰어들어 개조사업 무대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륵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산본신도시에서는 최초로 지난달 리모델링조합 설립인가를 받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기존 아파트 구조를 옆으로 늘리는 수평 증축과 별동을 추가하는 방법 등을 활용해 기존 1312세대를 1508세대로 늘리는 프로젝트다. 조합은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공고를 내고 내년 2월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목표다.

대림산업도 리모델링사업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대림산업이 우륵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입찰에 참여해 수주하게 되면 5년 만에 리모델링사업에 복귀하는 것인데, 업계에서는 경쟁사로 현대엔지니어링이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경기 용인 수지 보원아파트(1723억원)와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양우성1차(2100억원) 리모델링사업을 수주, 메이저 건설사 가운데 리모델링 수주 1위 타이틀은 확고해졌다. 공사비 3400억원 규모의 현대성우8단지 사업에서는 현대건설과 전략적 동맹을 맺어 포스코건설이 55%, 현대건설이 45% 비율로 참여했다. 2012년 이후 리모델링에 투자해 온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강자의 지위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업 전문가는 "국내 아파트는 1980∼1990년대에 집중적으로 건설돼 리모델링 수요가 점점 더 늘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자산가치가 높아지는 재건축과 재개발이 규제에 막히다 보니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단지들이 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17조2900억원이며, 2025년에는 23조3200억원, 2030년에는 30조원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룬 현대성우8단지는 이런 점에서 눈여겨 볼 여지가 많다"고 강조한다. "현대성우8단지가 자리 잡은 경기도 용인시에서는 리모델링사업 조건을 충족하는 아파트단지가 지난 10월 말 기준 294개 단지에서 2025년 437개 단지까지 50%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두 건설사가 인지하고 경쟁보다는 우선 공생을 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모델링에서 수익을 확보해 왔던 쌍용건설을 비롯한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쌍용건설이 리모델링 시공경험이 가장 풍부한 점을 무기로 삼아 수주 강화를 꾀한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도 이런 이유다. 그동안 국내 최초 2개층 수직증축을 비롯해 2개층 지하주차장 신설, 지상·지하층 동시수행공법, 진도 6.5~7.0까지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리모델링사업 경험이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쌍용건설은 대형건설사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리모델링 강화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쌍용건설은 대형건설사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리모델링 강화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쌍용건설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대단지,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리모델링 수주에 집중하겠다"며 "내년부터 관련 인력을 늘리고 공격적으로 리모델링사업 수주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일반분양 물량이 한정돼 재개발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 때문에 그동안 대형 건설사들이 나서지 않아 중소 건설사의 생태계가 유지된 것"이라며 "이제 그마저도 뒤틀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수주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주택사업으로 눈을 돌린 대형 건설사들이 늘면서 리모델링 시장의 판과 경쟁 건설사의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보니 쌍용건설을 비롯한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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