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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해 넘기는 정유 4사, 새해 최대 미션은 '체질개선'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0.12.3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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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올해 정유업계 ‘빅4’ 회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석유 수요가 크게 줄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원 유임된 정유 4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새해 실적 회복을 위해 체질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누적 적자는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4사는 올해 3분기까지 4조8074억원의 누적 적자를 냈는데, 4분기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적자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알 카타니 에쓰오일 사장(왼쪽)과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사진=에쓰오일, GS칼텍스 제공]

이전까지 실적이 가장 안 좋았던 시기는 ‘저유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폭락했던 2014년인데, 이때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정유 3사가 모두 적자를 내는 등 총 751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6년 전 대비 7배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에, 정유업계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영비 등을 제외한 ‘정제마진’이 약세를 거듭하면서 더 이상 본업인 석유 사업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올 연말 임원인사에서 유임한 알 카타니 에쓰오일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정유 4사 CEO들의 내년 사업 방향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에쓰오일은 최근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등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 성장전략 체계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정유·석유화학·윤활사업 수익성을 키우는 동시에, 수소·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에 진출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최고의 경쟁력과 창의성을 갖춘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을 회사가 2030년까지 추구해야 할 미래상으로 정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석유화학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비전 2030’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 목표 중 하나로 정부의 탄소 감축 노력에 맞춰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투자 로드맵을 마련했다. 또 미래 성장을 위해 신사업 분야 벤처에 대한 투자와 협업도 강화했다. 지난달 포스코건설·태명실업 등과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이달 중순에는 고성능 아스팔트 생산용 유황개질제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인 범준이엔씨(E&C)에 지분을 투자했다.

GS칼텍스는 다른 회사들과 업무협약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업종이 비슷하거나 다른 기업들과 유대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동반성장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올해 3분기에만 LG화학·한국전력·현대차그룹·롯데렌탈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GS칼텍스는 ‘전기차 렌터카 충전’과 관련한 사업 반경을 넓히고 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왼쪽)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사진=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제공]

현대오일뱅크도 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현재보다 30%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탄소중립 그린성장’ 전략을 지난 9월 발표했다. 지난해 678만톤이었던 탄소 배출량을 2050년 499만톤 수준으로 끌어내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회사 측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과 메탄올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신사업에 매진할 방침이다. 상용화가 완료되는 2030년부터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도 늘린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직영주유소 20곳에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소를 2023년까지 200개로 확대키로 했다. 또한 수요가 늘고 있는 전기 화물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주유소 외에 유통업체 물류 센터에 전용 충전소를 만들고, 드라이브스루 매장·대형 편의점 등 전국적인 전기 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친환경 사업을 개발해 부정적 영향을 0으로 만든다는 ‘그린 밸런스 2030’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준 사장은 지난 7월 사내 뉴스채널에 기고한 칼럼에서 “친환경·그린 가치를 새로운 성장 비전으로 삼지 못하면 미래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친환경 사업 투자 확대에 그치지 않고 배터리 생산부터 수리, 재활용까지 생각하는 가치 사슬을 만들어 전기 운송수단(e-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자로 성장해 나가겠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과 연계해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부장급 이하의 직급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은 물론, 승진 제도도 없애는 파격적인 인사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사원-대리-과장-부장 등의 기존 직급 체계에서 ‘PM’이라는 명칭으로 통일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자유로운 사고의 발산이 가능한 환경 조성과 구성원의 더 큰 성장을 만들기 위함”이라며 직급 파괴의 배경을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원유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시점을 2022년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연임을 확정지은 정유 4사 CEO들이 체질 개선을 통한 외형적 성장을 이른 시일 내에 일궈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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