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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역대급 M&A 매물 쏟아지는데...인수후보들 주저하는 까닭은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01.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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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요기요, 이베이코리아 등 초대형 인수·합병(M&A) 매물이 잇따라 나오면서 올해 유통업계 M&A 시장이 역대급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업별로 M&A를 추진하는 배경이 다르고, 높은 몸값을 두고 이견이 있는 만큼 흥행 여부는 끝까지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여러 유통기업이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로 내년부터 강화되는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회피하고,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인수합병을 타진하고 있다.

길게 줄 선 요기요 배달 오토바이 [사진=연합뉴스]
길게 줄 선 요기요 배달 오토바이 [사진=연합뉴스]

IB업계가 뽑은 핵심 매물은 배달앱 요기요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합병하기 위해선 2위 브랜드 요기요를 운영하는 DHK(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지분 전부를 6개월 안에 제3자에게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DH가 이를 수용하면서 요기요가 매물로 나왔다. 

요기요의 매각가는 배달의민족(4조8000억원)의 절반인 2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 확산이 가속화된 만큼 성장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실제 통계청과 공정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앱 시장은 9조7365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84.6%) 성장했으며, 올해 15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하지만 인수후보로 언급되는 일부 대기업과 사모펀드(PEF)들은 배달업 진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배적 사업자라는 사회적 이슈와 앞으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과의 경쟁을 위한 자본투자 부담, 수익성과에 대한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요기요는 2019년 6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PEF 입장에선 투자액 회수를 고민해야 하는 만큼 출혈경쟁을 펼치는 배달앱 플랫폼 인수 결단이 쉽지 않다.

미국 새너제이의 이베이 본사 [사진=연합뉴스]
미국 새너제이의 이베이 본사. [사진=연합뉴스]

매각가로 5조원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진 국내 오픈마켓 1위 이베이코리아의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 21일 이베이는 국내에서 G마켓,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추진을 공식화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베이는 지난해 말부터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해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베이의 총 연 매출 중 11%가량을 차지한다. 국내에서는 이커머스 기업 중 유일하게 장기간 흑자를 기록했다. 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느냐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업계 지형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꼽히는 PEF와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반응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은 2017년 9518억원에서 2019년 1조615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623억원에서 615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베이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이베이코리아를 매각하는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조 단위의 투자에 비해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하는 쪽은 기업 가치가 고점일 때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진행하려 한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내리막길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인수를 희망하는 입장에선 현재 수익률이 저조하더라도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품고자 한다. 매각가 측정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흥행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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