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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아이템에 메스 든 국회, 게임업계 뒤늦은 자구책 주효할까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3.0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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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그동안 ‘깜깜이 확률’로 이용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아온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국회로 넘어간다. 정치권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 게임사는 시스템 조작이 의심되는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기로 했다.

전문가는 게임업계가 자율규제 속에서 논란이 될 만한 이슈를 스스로 지혜롭게 해결하지 못했다며 아이템 확률 정보를 정확히 공개하는 다른 나라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소비자를 속이고 부당이득을 챙긴 확률 장사 ‘5대악 게임’을 골라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공식 의뢰할 예정이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게임들이다”라며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을 통해 속임수를 당장 조사하고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여기에 5대악 게임을 먼저 조사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왼쪽서 두 번째)이 게임회사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사진=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하 의원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2M 등)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마비노기’,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 등을 ‘5대악 게임’으로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국내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자랑하는 게임사들이 줄줄이 거론됐다.

확률형 아이템은 이용자들이 당첨 확률을 모른 채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결제를 계속할 수밖에 없어 ‘사행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현재 게임업계의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칼을 빼든 바 있다. 이상헌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명시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게임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정보 및 그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표시하도록 했다.

한국게임학회도 지난달 22일 “게임 아이템 확률 정보가 정확히 공개돼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게임학회 측은 “게임사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가 ‘영업 비밀’이라고 하는데 공산품이나 금융, 서비스업의 경우에도 ‘제품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며 “아이템 확률 정보의 신뢰성을 둘러싼 게임 이용자의 불신과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과 게임학회가 날선 비판을 가하자, 게임업계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넥슨은 그간 조작 의혹을 받아온 ‘큐브’ 아이템 확률을 5일 공개하겠다고 지난 2일 밝혔다. 큐브 아이템은 메이플스토리 게임에서 장비 아이템의 잠재능력 옵션을 변경하거나 상위 등급으로 올리는 데 사용된다.

게임의 총책임자도 고개를 숙였다.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는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메이플스토리에서 오랫동안 유지돼 온 라이브 서비스의 개발 관성으로,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공하는 운영방식을 유지해온 게 이번 사태의 큰 원인이라고 본다”며 “2003년 메이플스토리 서비스 이후 ‘무엇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구체적인 안내는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올해도 메이플스토리는 이 같은 큰 틀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민 없이, 안일한 태도로 과거에 하던 방식 그대로 라이브 서비스를 지속해왔다”며 “이용자들의 요구와 시대적인 흐름을 따르지 못하고 과거에 결정된 방식을 고수하면서 적극적으로 게임 내 정보를 알려드리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넥슨(위부터), 넷마블, 엔씨소프트 CI. [사진=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제공]

이처럼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문제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문가는 게임업계가 외부로부터 지적받기 전에 자발적으로 논란을 지웠어야 했다고 충고한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게임업계에서 자율규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따질 때가 왔다”며 “과거 폭력성 논란, 질병코드 등 사회적인 문제가 터졌을 때 업계에서는 자율적으로 해보겠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결국 외부에서 칼이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 확률이 들어있는 게임을 청소년들이 못하게 하는 등 극단적인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여러 나라에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위 교수는 “일본의 게임 관련 협회나 단체가 우리나라와 유사한데, 일본 게임사들은 24시간 변동하는 아이템 확률 정보를 정확히 공개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웃나라의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 업체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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