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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로레알, 한국선 투자금 회수에 뷰티브랜드 철수까지...사업전략 바꾸나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05.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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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세계 1위의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그룹이 뷰티 브랜드 '슈에무라'에 이어 '비쉬'를 한국 시장에서 철수시킨다. 여기에 2018년 6000억원에 인수한 패션·화장품업체 스타일난다의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 1300억여원을 회수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로레알코리아는 비쉬, 슈에무라의 온·오프라인 매장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향후 면세점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이들 브랜드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레알 그룹이 뷰티 브랜드 ‘비쉬’를 ‘슈에무라’에 이어 한국 시장에서 철수시킨다.  [사진=로레알코리아 제공]
로레알 그룹이 뷰티 브랜드 ‘비쉬’를 ‘슈에무라’에 이어 한국 시장에서 철수시킨다. [사진=로레알코리아 제공]

오는 8월 말 한국 영업을 종료하는 비쉬는 프랑스 비쉬 지역 온천수의 효능을 경험한 피부과 전문의가 1931년 만든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다. 1998년 11월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뒤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 20여년간 드럭 스토어 등에서 판매됐다.

하지만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 시장이 커지고, 닥터자르트·닥터지·센텔리안24 등 국내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줄었다. 중국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꽉 쥐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현재 올리브영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에서 철수했고, 주요 이커머스 채널에서도 직구 상품 외에는 직수입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등 판매유통을 차례로 정리했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도 사내 보직이동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수 결정을 내린 브랜드는 비쉬만이 아니다. 2003년 로레알 그룹에 인수된 일본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도 오는 9월 말 사업을 종료한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는 일본 메이크업 아티스트 우에무라 슈가 1958년 창업한 화장품 브랜드다. 2004년 로레알 그룹에 인수돼 이듬해부터 한국에 진출, 백화점 35개, 시코르 27개, 올리브영 9개 매장 등에 입점해있다. 

크리스티앙 마르코스 아르나이 로레알코리아 대표는 지난 3월 사내 이메일을 통해 "한국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브랜드에 집중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극대화하고, 화장품시장 카테고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내 슈에무라 사업을 종료한다"고 철수 사유를 밝혔다. 

슈에무라의 철수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일본산 불매 운동 여파(노재팬)로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2019년 '노재팬' 운동 당시 일본 브랜드 명단에 이름이 오른 슈에무라는 그 여파로 당시 한 백화점에서 매출이 15% 감소하는 등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색조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요가 더욱 줄었다.

로레알, 스타일난다 인수 3년만에 1300억 회수 [사진=로레알코리아 제공]
로레알이 스타일난다 인수 3년만에 1300억원을 회수했다. [사진=로레알코리아 제공]

이러한 가운데 스타일난다를 운영하는 난다는 지난해 지분 100%를 보유한 로레알을 대상으로 1만1000주에 대해 유상감자를 실시, 총 1326억원을 로레알에 지급했다. 회사가 주식을 유상으로 소각해 자본금을 줄이는 유상감자는 주주들이 투자금 회수를 요구할 때도 진행되는 일종의 '주식환불'이다.

당초 로레알이 국내 기업인 스타일난다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K-뷰티 브랜드를 발판 삼아 떠오르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유상감자 목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로레알 측이 투자 당시보다 스타일난다의 기업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28년간 정상을 지킨 로레알은 50년간 공격적인 M&A(인수합병)로 성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M&A로 규모를 키우는 게 능사는 아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유통에 기술을 얹는 것을 넘어 공략하려는 시장의 이용자들에 맞춘 근본적인 사고 전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해외 유명 코스메틱 브랜드가 국내 브랜드보다 낫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며 비쉬와 슈에무라 철수가 K-뷰티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이어 "난다의 경우 로레알에 인수된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기업가치가 하락했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전년 대비 31.1%나 성장한 주요 타깃 중국의 화장품 수입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소비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레알은 스타일난다를 인수한 뒤에도 한국무역협회와 '로레알-테크 스타트업 1대1 밋업'을 진행하고 파이퀀트, 비주얼캠프 및 디네이쳐를 우선 협력 대상자로 선정하는 등 한국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에 공을 들였다. 다만 최근 일련의 결정을 두고 로컬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로레알이 새로운 사업 전략을 구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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