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금융권 마이데이터 시행 연기, 시중은행 '허탈' 핀테크 '안도' 이유는

  • Editor. 김지훈 기자
  • 입력 2021.07.09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정보주체인 개인이 본인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 통제하고, 이를 신용관리, 자산관리, 나아가 건강관리까지 개인 생활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담은 금융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의 공식 출범이 무산됐다. 당초 8월에 출범을 예고했지만,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준비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미뤘다. 이에 철저히 준비를 마치고 출범을 기다렸던 시중은행은 허탈해하는 반면 핀테크의 경우 더 정교하게 준비할 시간이 주어지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추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이번달 중으로 금융 마이데이터 운영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7일 전문가와 관계부처, 금융권 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 마이데이터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의 출범을 연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준비가 부족했다는 핀테크 업체들의 요청을 수용한 이유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7일 전문가와 관계부처, 금융권 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 마이데이터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IT 개발수요 급증에 따른 개발인력 부족, 소비자 편의를 위한 다양한 통합인증수단 제공 추진 등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 및 정보제공자는 API 의무화 기한 유예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도 대규모 정보전송요구 집중으로 발생 가능한 트래픽 과부하 관리 등을 위해 충분한 테스트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카드사 등 대형 금융사들은 8월에 맞춰 정상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일부 중·소 핀테크 업체가 준비가 미흡해 미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이데이터 8월 출범이 무산된 것이 확실시 되면서 시중은행과 핀테크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먼저 시중은행의 반응은 침울하다. 시중은행 등 대형 금융사들은 기간을 맞추기 위해서 노력한 부분들이 적재적소 적용되지 못한다는 실망감 때문이다. 거액의 자금을 투자해 서비스를 구축을 했고,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 출범이 미뤄지면서 시장 선점에서 유리했던 부분들이 힘을 잃을 수 있어 우려하는 분위기다.

또한 먼저 API 의무화를 시행하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경우 은행들은 정보를 제공하게 되지만 준비가 늦어진 핀테크의 정보는 받지 못한다. 금융 서비스는 데이터를 원동력으로 작동한다. 특히 AI(인공지능)의 경우 데이터가 핵심이 되는데 마이데이터로 기업 간 데이터가 쉽게 오갈 수 있으면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한쪽만 제공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출범이 연기돼 허탈하다"며 "미뤄진 만큼 추가적인 보완 상황이나 더 필요한 서비스를 고민하고, 마무리하는 작업에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핀테크 업체들은 마이데이터의 공식 출범이 연기 되면서 반색하는 분위기다. [사진=김지훈 기자]

반면 핀테크 기업들은 금융당국의 결정을 반색했다.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되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의 경우, 마이데이터 본허가가 미뤄지면서 시간을 벌게 됐고, 좀 더 철저히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중·소 핀테크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금이 됐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API도 적요정보도 모두 반긴다며,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적요정보란 돈을 주고받을 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일컫는다. 앞으로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도 적요정보가 제공된다.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앞두고 정보 제공을 꺼렸던 금융사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결국 금융당국이 사업자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인 결과다.

금융위원회는 추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7월 중으로 마이데이터 운영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예정이다. 또한, 마이데이터 API 의무화와 관련해 정보제공자별 구축 진행상황 등을 감안해 구체적 유예일정을 조속히 확정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 마이데이터가 스크래핑 방식에서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더욱 안전한 API 방식으로 신속하게 전환될 수 있도록 진행상황을 점검·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