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헝가리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중유럽 V4(비세그라드 그룹)가 EU(유럽연합) 내 한국의 최대 투자처가 됐다며 "유럽에서 가장 역동적인 V4와 함께 성장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V4는 1991년 헝가리 비세그라드에서 결성된 폴란드·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 등 중유럽 4개국 협의체다.
부다페스트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 대통령는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V4 비즈니스 포럼'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미래지향적인 교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한국 관계자와 V4 국가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2차전지,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의 협력 기회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헝가리 측은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한국-V4 협력 강화를 위해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포럼에서 "전자, 자동차와 부품, 화학, 금속까지 다양한 업종에 걸쳐 600개가 넘는 한국 기업이 진출했다“며 ”누적 투자액이 100억달러를 넘어 V4는 EU 내 한국의 최대 투자처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며 "첨단 제조업에 강점을 가진 한국은 우수한 인력, 동서 유럽을 잇는 지리적 이점을 토대로 유럽에서 가장 역동적인 V4와 함께 성장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럽 시장을 넘어 세계로 함께 뻗어나가기 바란다"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산업 협력, 전기차 배터리 협력, 인프라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전기차 배터리 협력과 관련해 "한국의 주요 배터리 기업이 모두 V4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는 코마롬 지역에 건설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제2공장에 1억달러 지원을 결정했으며, 11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는 제3공장 설립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V4와 한국 사이의 호혜적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신산업 협력에 대해서는 "V4의 기초과학 기술 역량과 한국의 응용과학 기술이 결합한다면 우리는 변화에 앞서갈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수소 경제 육성에 함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9) 이후 중요성이 커진 바이오 헬스 산업도 함께 키워나가길 바란다"며 "지속적인 협력으로 미래 감염병 위협에도 함께 대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인프라 협력의 경우 "한국 기업은 폴란드 폴리체 화학 플랜트 건설, 바르샤바 트램 교체사업과 같은 V4의 다양한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폴란드 바르샤바 신공항 건설,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공항 현대화 사업 등 새로운 프로젝트에도 함께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비세그라드 그룹은 유럽 중앙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우수한 인적 자원을 갖춘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특히 이 지역에는 한국의 배터리 3사가 모두 진출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회장은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자동차의 탄소저감 효과에 대해서 설명하며 "V4와 한국이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V4의 파트너십이 그린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디지털·스마트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도록 참석 기업인들이 활약해달라"고 독려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밝을 때 혼자 걷는 것보다 어두울 때 친구와 함께 걷는 것이 낫다는 헝가리 속담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양측의) 미래 협력이 넥스트 레벨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어떻게 한국을 배워 극복할 것인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은 과거 10년간 경쟁력을 잃어 왔다"며 "한국과 EU, 한국과 V4, 한국과 헝가리 간의 협력이 깊어지면 우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교통상부 장관도 "헝가리 정부의 과업은 한가지다. 기업 간 교류에 있어 장애가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여러분께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