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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발작 차단' 다지고 다진 테이퍼링 개시…국내 영향과 금리인상 전망은?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11.0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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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지난 7개월간 발작 차단을 위해 시장에 지속적으로 시그널을 보내며 다지고 다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마침내 개시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초완화' 기조에서 전환해 이달부터 테이퍼링에 들어간다고 발표하면서다.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고수해 온 양적완화(통화량 공급확대) 정책 기조가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이다.

글로벌 금융이후 연준이 갑자기 테이퍼링이라는 새 카드를 꺼내든 2014년 주식시장 하락, 물가급등 이른바 '테이퍼링 텐트럼(긴축발작}'의 후유증을 우려해 이번에 연준은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듯 시장이 충격에 대비하고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느리게 테이퍼링 일정을 예고해왔다. 지난 4월 자산매입 축소 논의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7개월 만에 개시되는 사상 두 번째 테이퍼링은 7년 전과 달리 세계 경제 불안과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내년 6월까지 예정된 테이퍼링 이후인 내년 말께 첫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입회장에 설치돼 있는 TV 스크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테이퍼링을 발표하는 모습이 비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워싱턴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준은 3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성명을 통해 "지난해 12월 이후 연준의 목표를 향한 경제의 상당한 진전을 고려할 때 월간 순자산 매입을 국채 1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달러씩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 대유행 이후 장기금리 억제와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해 매월 미 국채 800억달러와 MBS 400억달러 등 1200억달러 규모 채권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다. 하지만 이달 150억달러의 채권 매입을 줄이고, 다음달에는 11월 기준으로 150억달러의 채권 매입을 추가로 감소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연준은 달마다 이러한 속도로 순자산 매입 감소를 할 것이라는 계획이지만, 경제전망의 변화에 따라 매입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이번 발표대로라면 내년에도 매달 150억달러씩의 채권 매입 축소 기조를 이어가다가 내년 6월 마지막 채권 매입을 끝으로 테이퍼링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준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는 현재 수준(0.00∼0.25%)으로 동결했다. 지난해 3월 이후 20개월 동안 이어지는 제로금리 기조가 유지된 것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 회의에서 미 연방준비제도가 결정해 발표한 테이퍼링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 회의에서 미 연방준비제도가 결정해 발표한 테이퍼링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연준의 테이퍼링 개시 발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글로벌 물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면 언제든 시장 안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이번 FOMC 결과는 국제금융시장에서 큰 무리 없이 소화되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차관은 "다만 연준을 비롯해 정책 기조를 정상화 단계로 전환하는 국가들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 헝다그룹, 미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협상 등과 같은 리스크 요인들이 중첩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경우 연준 등 각국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금융시장의 불안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향후 미국의 테이퍼링 전개 상황과 주요 통화당국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필요하면 신속히 시장 안정에 나설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채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긴급 바이백(매입)을 진행한다. 이 차관은 "최근 변동성이 컸던 5~10년 중기물을 중심으로 내일(5일) 중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지난 3일 만기 분산용 바이백 2조원을 더하면 이번 주에만 총 4조원 규모의 바이백이 이뤄지는 만큼 수급 여건 완화, 시장 심리 개선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경우 한국은행과의 적극적 정책 공조를 통해 선제적으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면서 "국내외 금리 상승 압력이 확대되면서 부채 상환 부담도 가중될 수 있는 만큼 가계부채 관련 리스크의 선제적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연준 발표 이후 다음 관심 이슈인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미국 통화당국이 내년 12월에 첫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건형·김찬희 연구원은 '미국 FOMC; 테이퍼링 발표와 인플레 시각의 미묘한 변화' 보고서에서  "물가 안정을 전제로 연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경제 전망에 따라 유동적 매입 규모를 시사했다"며 "이달에 시작하는 테이퍼링에 따른 충격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준 통화정책 기조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신한금융투자는 테이퍼링 시행으로 시장 관심은 금리 인상으로 이동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금융시장은 내년말까지 2차례 금리 인상을 내다보고 있으며, 9월말부터 정책 정상화 가속화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는 공급 병목과 에너지 대란 등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시점과 동일하고, 연준이 유동적 정책 대응을 예고한 것 역시나 물가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 연구원은 "연준은 물가 상승을 일시적이라고 평가하지만 고물가 지속 가능성 또한 열어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 시작에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차단하고 완화적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한 것에 대해서는 연준이 경제활동 회복과 일시적 물가 상승에 대한 판단은 유지했으나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됐음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하 연구원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는 물가 경로에 달려있다"며 "연준은 내년 6월까지 예정된 테이퍼링을 마친 뒤 완전고용 등 경제에 대한 충분한 진전을 확인할 수 있는 내년 12월에 첫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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