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가 24시간 '무인매장'을 선보인다. 고객이 원하는 맛을 골라 담을 수 있는 컵 사이즈별 아이스크림 판매로 독보적 시장 1위를 차지한 배스킨라빈스의 깜짝 시도다. 인건비 부담을 고려한 '투트랙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배스킨라빈스는 무인매장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대전환을 위한 실험장이 될 것으로 봤다.

배스킨라빈스는 2일 위례신도시에 무인매장 '플로우' 1호점을 연다고 밝혔다. 결제, 배달 등 모든 서비스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플로우는 SPC가 새롭게 선보이는 미래형 플랫폼이다. 

플로우 1호점 오픈을 위해 배스킨라빈스는 섹타나인 스마트 스토어팀과 손잡았다.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 무인 솔루션을 도입, 매장 출입부터 상품 구매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내년에는 XR(확장현실)을 적용한 로컬마케팅 서비스 '해피리얼'을 선보이기로 하는 등 첨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스킨라빈스 무인 매장에서는 이달의맛이 담긴 레디팩과 일반 매장에서 구입이 어려운 오가닉, 딜라이트, 프로바이오틱스 플레이버 등 120여종의 제품을 판매한다. 공장에서 생산된 완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기존 매장과 가장 큰 차별 포인트. 배스킨라빈스는 31가지 맛을 소비자 취향에 따라 컵 사이즈별로 골라 담을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치며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1985년 국내에 처음 출범한 배스킨라빈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위기에도 가맹점 수가 꾸준히 늘었다. 매출 또한 2015년 3330억원을 기록한 뒤 2019년 4455억원, 지난해 4896억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국내에 마땅한 경쟁사가 없고, 꾸준한 수익이 보장되다 보니 다른 프랜차이즈보다 높은 창업비용에도 가맹 문의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재고와 손실 요인이 거의 없어 창업시장에선 일명 '배라연금'으로 통한다. 

다만, 베스킨라빈스만의 메뉴 선택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선 로드샵 평수 대비 근무자가 많이 필요하다. 서울 코엑스 인근에서 배스킨라빈스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 A씨는 "손님이 집중되는 피크 타임 기준으로 8~10명 정도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있다"며 "전체 매출의 15~18% 정도가 인건비로 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정비가 꾸준히 오르자 배스킨라빈스는 2018년 무인결제기를 도입했다. 고객은 직원과 대면 없이 본인이 직접 원하는 메뉴 주문부터 포장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가맹점은 인력부담을 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보니 이번 무인매장 플로우 1호점 오픈을 놓고 배스킨라빈스가 새로운 창업 모델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회사 측은 가맹 모델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SPC그룹 관계자는 "위례신도시 플로우 1호점은 시범 운영 매장으로 단기간 매장 확대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며 "24시간 운영 모델의 수익 확대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oT 무인 솔루션을 도입해 매장 출입부터 상품 구매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기술력을 테스트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