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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쌍용차 회생, 그 의지부터 시나리오까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12.1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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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발전전략을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자동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며 던진 이 경고는 현재 쌍용자동차가 처한 위기와 회생의 어려움을 다시금 곱씹게 만든다.

최근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정밀실사 결과 추가 부실이 발견된 것을 이유로 법원에 인수가 하향 조정을 요청했다. 앞서 회생계획안에서 쌍용차 부지를 담보로 산업은행에 운영자금 8000억원의 대출 의사를 보인 바도 있어 이동걸 회장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장용준 기자
장용준 기자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재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서도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능력과 기술력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쌍용차 회생계획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보여 완성차업계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순 의혹 면피용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낳는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회생 로드맵은 내년까지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생산해 5년 내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것이 골자다. 에디슨모터스가 배터리·모터·전자제어 기술력과 ‘스마트 플랫폼’을 갖추고 있으니 쌍용차의 생산라인과 연계해 전기차 개발 비용을 500억원으로 낮출 수 있다는 내용도 나온다.

하지만 완성차업계에서 전기차 한 대를 개발하는 데 최소 3000억원 이상, 신차 개발 기간도 3년 이상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에디슨모터스가 강조하는 기술력이 전기버스에서만 입증됐다는 점에서 쌍용차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결정적인 한방이 되기에도 부족하다.

아울러 강영권 회장이 쌍용차 인수에 1조600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유상증자를 통해 8000억원을, 나머지 8000억원은 쌍용차 보유 자산을 담보로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겠다는 구상도 자본잠식 상태인데다가 부채비율이 3668%에 이르는 쌍용차의 현실에 비춰볼 때 산업은행의 닫힌 곳간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되지 못했다.

쌍용자동차 회생을 위해서는
쌍용자동차 회생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새주인을 찾는 검증과정이 필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부실을 이유로 당초 지난달로 예정됐던 인수합병(M&A) 일정도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슈로 부각시켜 정부와 정치권, 산업은행을 압박하는 카드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만일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 삼아 산업은행으로부터 8000억원의 대출지원을 받기 위한 여론몰이용 밑그림을 그리고 있고, 최악의 경우 딜이 무산될 수 있다는 가정을 해 보자. 회생을 꿈꾸던 쌍용차의 운명은 재입찰 또는 청산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고,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수많은 쌍용차 가족들은 또 다시 좌절을 맛볼 수밖에 없다.

이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동걸 회장의 말처럼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발전전략을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검증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제대로 된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한국자동차산업의 '아픈 손가락' 쌍용차의 미래는 더 어두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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