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선거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이력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장남의 도박 의혹이 불거지자 사과했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 두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는 만큼 이들 여야 후보의 '가족 리스크'가 대선 정국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16일 한 언론은 이 후보의 장남 동호 씨의 불법도박 의혹을 제기했다. 이씨는 2019년 1월부터 2020년 7월 사이에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 포커머니 구매·판매글과 오프라인 도박장 방문 후기 등 200여 개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보도 4시간 만에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언론사 합동 인터뷰에서도 "국가의 운명을 책임지는 사람을 국민들이 검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족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일지라도 무한 검증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며 "형사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선택의 여지 없이 책임져야 한다"고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강조했다.

이씨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상처 입고 실망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모든 일을 책임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도박 자금 출처를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윤 후보 아내의 허위이력 논란이 종식되지 않은 만큼 가족 구성원 개인의 문제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는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에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 수상 이력을 기재했다가 허위 의혹을 불렀다. 여기에 한국게임산업협회가 2004년 사단법인을 설립하던 당시 발기인 명부에도 이름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상습적인 경력 부풀리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김씨가 이번 의혹을 놓고 YTN 취재진에게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다.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정제되지 못한 해명을 내놔 논란이 커졌다. 이후 김씨가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들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끼실 수 있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후 취재진을 만난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저나 제 처는 국민께서 기대하는 눈높이에 미흡한 점에 대해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의 공식 사과 요구에 대해선 "오래된 일이라 진상 확인에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 자체 팩트체크가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두 후보 모두 제기된 의혹에 한껏 몸을 낮춰 사과 메시지를 내며 초기 진화에 나섰으나 대선판 '가족 리스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경찰이 이 후보 아들의 상습도박 혐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 절차에 착수했고, 윤 후보는 아내 이력 의혹 외에도 장모 최모 씨가 요양급여 부정수급, 땅 투기 의혹 등으로 수사 및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