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내 모든 직을 던지면서 윤석열 대선후보와의 '울산회동' 이후 겨우 출범한 선대위가 보름 만에 재편론에 직면했다. 윤 후보의 매머드급 선대위를 '항공모함'에 비유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대로 갈 순 없다"며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21일 이준석 당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전격 선언한 데 이어 "난 후보 말만 듣는다"며 이 대표와 정면충돌했던 조수진 최고의원도 이날 SNS를 통해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공보단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선대위 재편론이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윤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 의혹과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영입으로 불거졌던 매머드급 선대위 내의 내홍이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균열이 감지되는 가운데 선대위 내부 갈등을 적극 중재하지 않고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며  상황을 지켜보던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뉴시스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이 문제는 내게 맡겨 달라. 후보는 조금 있어라. 내가 이 문제를 알아서 처리하겠다. 내가 맡아서 하겠다'고 했다"며 "김 위원장하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설득할 계획이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도 "김 위원장께서 이 문제를 잘 해결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이 대표가 선대위로 돌아올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아무리 선거철이라고 해도 위계질서가 있다. 후보 말만 듣고 다른 사람 말은 듣지 않겠다고 하면 선대위 조직 자체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며 선대위 내 갈등 책임을 조 위원에게 돌렸다. 이어 "조수진 의원이 회의에서 발언하는 걸 내가 직접 들은 사람으로 조수진 의원이 조금 실수를 했다. 당헌당규가 그런 걸 어떻게 징계해야 하는지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검토할 대상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가 선대위 내 마찰을 놓고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고 언급한 것이 이 대표를 자극했다고 봤다. 그는 "이 대표와 얘기를 해 봐야 되겠지만 이 대표 성격상, 다시 복귀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것 같다"며 "이 대표의 앞으로 정치적 생명도 내년 대선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 선대위가 효율적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리스크에 대처하지 못하고 조직만 비대하다는 것이다. 또 총괄임에도 불구하고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영입을 발표 이후에 안 것에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욕을 먹더라도 내가 완강히 끌고 가는 자세를 갖는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또 이상한 소리를 중간에 하는 사람이 생길 거고, 과감하게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우선 자신의 별동대 격인 총괄상황본부를 중심으로 '기동헬기'를 띄우겠다고 밝힌 만큼 선대위 재편이 어떤 방향을 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