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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심 여사, 35년 민주의 길에서 이한열 곁으로..."시대의 어머니" 추모물결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1.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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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달 말까지도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해왔던 ‘민주열사의 어머니’.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에서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진 아들 이한열 열사의 뒤를 이어 민주화운동에 일생을 바쳤던 그 배은심 여사가 9일 별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광야에서’를 함께 불렀고, 꼭 3년 뒤 기념식에서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던 배 여사를 영정으로 다시 만나 고인의 넋을 기렸다. 여야의 대선주자들도 ‘유월의 어머니’로 민주화운동에 헌신해온 고인의 뜻을 새기겠다고 추모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배 여사는 이날 오전 향년 82세를 일기로 조선대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배 여사는 최근 지병이 악화돼 수술을 받은 뒤 귀가했지만 전날 갑자기 쓰러졌다. 이후 다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35년 전 영이별한 아들 곁으로 떠났다.

이한열 열사 모친 고(故) 배은심 여사의 빈소가 9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연합뉴스]
이한열 열사 모친 고(故) 배은심 여사의 빈소가 9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연합뉴스]

이한열기념사업회와 광주전남추모연대, 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을 치르기로 했다.

빈소는 조선대병원장례식장소에 차려졌으며 오는 11일 발인과 노제를 지낸 뒤 아들 이한열 열사가 묻혀 있는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영면에 든다. 연세대 한열동산에도 분향소가 마련된다. 발인에 앞서 10일 오후 7시 빈소에서는 고인의 삶과 민주화 투쟁 과정을 새기는 추도의 밤이 열릴 예정이다.

이 열사의 장례식에서 영정사진을 들었고 고인이 ‘또 다른 아들’이라고 불렀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배 여사 장례식에서 호상(護喪)을 맡았다.

평택 공사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3명의 합동영결식에 참석한 뒤 이틀째 애도 행보를 이어간 문 대통령은 "6월 민주항쟁의 상징인 이한열 열사와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이어간 배은심 여사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었다. 고인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한다"며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고인은 아들 이한열 열사가 1987년 6월 9일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지자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 참여해 민주화 시위·집회 현장을 지켜왔다.

1998년부터 유가협 회장을 맡아 422일 동안 고(故) 전태일 열사의 모친인 고(故) 이소선 여사와 고(故) 박종철 열사의 부친 고(故) 박정기 씨 등과 함께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2009년에는 용산범대위 공동대표를 맡아 용산참사 투쟁에도 참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한열 열사 모친 고(故) 배은심 여사의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한열 열사 모친 고(故) 배은심 여사의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도 배 여사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6월과 민주주의의 어머님, 배은심 여사님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어머님의 뜻을 가슴속에 새기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반드시 지켜가겠다"고 약속했다. 빈소를 찾아서는 "이제 이 세상은 우리들께 맡기고 편안하게 영생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이한열 열사와 배은심 여사님의 그 뜻, 저희가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역시 페이스북 글로 "어머님은 자식에 대한 사랑을 대한민국 미래 세대 모두에 대한 더 큰 사랑으로 승화시켰다"며 "어머님의 뜻을 잊지 않고 깊이 새기면서 살겠다"고 밝혔다.

이날 빈소를 찾은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어머니가 온몸으로 실현하려 했던 민주주의가 더 꽃피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염원이었던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대해 "국민들께 이 법의 핵심이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국회에서 유가족들의 뜻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했다.

1019년 6월 7일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열린 제32회 이한열 열사 추모식에 참석한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19년 6월 7일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열린 제32회 이한열 열사 추모식에 참석한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서 "'남은 사람들은 먼저 간 사람들의 삶을 대신 사는 것'이라던 그 말씀을 잊지 않고 저희들 가슴에 안고 살겠다"며 "어머님, 이제 한열이를 만나서 꼬옥 품에 안으셨겠지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고이 쉬십시오"라고 적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등도 '시대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명복을 빌었다.

이한열 열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1987'의 김경찬 작가와 이한열 열사 역을 맡았던 배우 강동원도 이날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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