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장미 10송이가 얼마라고? 연초 꽃값 폭등 이유는

  • Editor. 김민주 기자
  • 입력 2022.01.11 12: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김민주 기자] # 광경. 지난 5일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학부모 A씨는 졸업하는 딸아이를 위해 집 근처 꽃가게에서 3만5000원을 주고 산 꽃다발을 보고 이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작년 비슷한 시기 구매했던 꽃다발보다 훨씬 초라해진 탓이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꽃가게 주인은 꽃 가격이 2-3배정도 올랐기 때문이라고 한 숨을 내쉬었다. 

연초 졸업식 시즌. 꽃 성수기 1월 치솟는 꽃값을 두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지난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꽃 도매가 상승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소매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담합이 의심되는 화훼 경매 시스템 개선을 요청하는 청원 글이 잇달아 올라오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MVG 라운지에서 직원들이 ‘플라워 페스티벌 테마’의 라운지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제공]<br>
롯데백화점 본점 MVG 라운지에서 꽃을 주고받는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실제 지난주 꽃값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서울 양재동 aT화훼공판장에서 경매된 장미 절화(자른 꽃) 1속(10송이)의 평균단가는 지난 5일 2만407원으로 지난해 1월 평균가격(6390원) 대비 3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이날 비중이 큰 장미를 포함한 절화류 전체 평균단가는 지난해 1월(4059원)의 2배 이상인 1만38원을 기록했다.

가격 오름세는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시작됐다. 지난달 17일(9723원)까지 평년 수준에 머물던 장미 가격은 22일(1만4180원) 오름폭을 키우더니 이달 3일 1만6990원으로 올랐다.

업계에서는 1월 꽃값 폭등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통상 성탄절을 전후해 오르다가 1월 들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격 상승의 원인은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코로나 19에 따른 꽃 공급량 감소에서 원인을 찾지만 통계상으로 이는 잘못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화훼공판장 거래량의 반을 차지하는 aT화훼공판장 거래량에 따르면, 올 들어 절화류의 경매일 평균 거래량은 11만6000단으로 지난해 1월 평균 거래량(10만단)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2020년 1월(12만단)이나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월(11만3000단)과 비슷한 수준이다. 거래가 늘어난 만큼 공급량이 뒷받침됐다고 볼 수 있다.

연간 거래량이나 재배면적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로 화훼농가들이 대거 폐업했다는 추측도 근거가 부족하다. aT화훼공판장의 절화류 연간 거래량은 지난해 1863만단으로 전년보다 8% 증가했으며, 거래대금은 857억원으로 34% 늘었다.

전국 화훼류 재배면적은 2015년 5831헥타아르(ha), 2018년 4353ha, 2019년 4244ha로 감소세를 보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 4299헥타아르(ha)로 소폭 증가했다.

절화류의 재배면적 추이는 2020년 10224ha로 전년(10183ha)보다 3%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화훼 수입량의 감소가 원인이라는 판단도 실제와 다르다. 화훼 수입량은 2019년 2만2091t(톤)에서 2020년 2만1226t으로 3.9% 줄었으나 지난해는 2만1678t으로 2.1% 늘었다. 특히 장미는 2019년 426t, 2020년 457t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2021년 687t으로 50% 이상 급증했다.

오수태 aT 화훼사업센터 절화경매실장은 "꽃값 급등은 작년 12월 한파 때문에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지난주 졸업식이 몰린 영향이 크다"며 "다른 농산물들처럼 일시적으로 수급이 안 맞아서 생긴 현상인데 금세 해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해선 코웨이 대표 '플라워 버킷 챌린지' 동참 [사진=코웨이 제공]
2020년 당시 이해선 코웨이 대표 '플라워 버킷 챌린지' 동참 [사진=코웨이 제공]

실제 초·중·고등학교 졸업식이 종전 2월 초순에 열리던 것이 최근 12월 말~1월 초순으로 앞당겨졌다. 농식품부가 전국 5800여 개 초·중·고 졸업식 일정을 조사한 결과 12월 말~1월 14일 졸업식을 하는 곳이 2200(40%)여 개교에 해당된다. 꽃값 급등 배경으로 지적되는 이유다.

꽃값도 지난 5일 2만원을 넘었던 장미 평균단가는 7일 1만1841원으로 40% 이상 내린 뒤 10일 8998원으로 평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설연휴 이후 졸업 입학식이 한차례 몰려있고, 가정의 달 5월을 앞두고 이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졸업 시즌이 한 달가량 당겨졌지만 화훼시장 수급이 아직 충분히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며 "설 연휴 후에도 졸업식이 한 차례 더 몰려있지만 그때는 공급 물량이 보통 60% 이상 늘기 때문에 이번 같은 가격 불안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화훼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1테이블 1플라워 운동’을 펼치는 등 대대적인 꽃 소비운동을 펼친 바 있다. 또 대기업 오너 50여명은 ‘플라워 버킷 챌린지’릴레이 캠페인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화훼업계를 돕기 위해 나서기도 했다.

꽃값 폭등 이유야 어떻든 특별한 날 꽃이 우리에게 주는 행복감과 기쁨은 크다. 코로나19로 곳곳의 소비심리가 위축됐지만 꽃값 정상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꽃의 아름다움을 많은 이들이 함께 누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