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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노 백신' 조코비치 끝내 호주서 추방, 예서 끝 아니다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1.1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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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새해 벽두부터 백신 거부로 지구촌 스포츠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테니스 제왕 노박 조코비치에게 끝내 멜버른 입성의 대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호주 정부의 비자 취소에 맞선 '비자 랠리'에서 마지막 희망마저 날아가며 추방되는 신세가 됐다.

예서 끝이 아니다.

‘안티 백신’ 이슈는 방역 비협조로 호주 오픈 출전 좌절에만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그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메이저 대회 우승 가도를 숨가쁘게 달려온 그의 대세몰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남자프로테니스(ATP) 메이저 대회 호주 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16일 호주연방법원 재판부는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호주 정부가 입국 비자를 취소한 결정에 불복해 조코비치 측이 제기한 소송을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고개 숙인 조코비치 [사진=EPA/연합뉴스]

법정공방에 마침표를 찍는 이번 결정으로 1번 시드를 받은 조코비치는 구금과 추방 절차에 따라 9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치켜들었던 ‘약속의 땅’을 떠나게 됐다.

앞서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는 지난 4일 호주로 출발하며 자신의 SNS에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며 미접종 상태로 호주에 입국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강력한 국경 봉쇄 정책을 고수해온 호주 내에 반대 여론이 들끓었고 그는 지난 5일 멜버른 국제공항에서 구금된 뒤 다음날 결국 비자가 취소됐다.

조코비치는 지난 10일 호주 법원으로부터 비자취소 효력정지 처분을 받아 출전의 희망이 살아났지만 14일 호주 이민부로부터 다시 직권으로 비자가 취소됐다. 이번엔 호주연방법원에 소를 제기했지만 개막 전날 끝내 출전이 무산된 것이다.

조코비치로서는 실로 실망스런 좌절이다. 라파엘 나달(6위·스페인), 로저 페더러(16위·스위스)와 메이저 최다 20회 우승 타이기록을 나눠 갖고 있기에 이번에 ‘트로이카 체제’를 허물고 치고나갈 기회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호주 오픈이 열리는 멜버른은 그에게 약속의 코트다. 2005년부터 17회 연속 개근해왔고, 커리어 메이저 우승의 절반가량인 9회 챔피언 세리머니를 했던 영광의 무대. 특히 2019년부터 3연패를 달성해 이번에 4연속 제패로 지난해 US오픈 준우승으로 놓친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에 재시동을 걸 요량이었다. 2011, 2015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세 차례나 시즌 메이저 3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 대기록 문턱까지 갔던 때도 모두 호주 오픈 우승으로 기세를 올렸던 그다.

이제 조코비치는 그렇게 좋았던 멜버른의 기운을 3년 동안 받지 못하게 된다. 호주에서 비자 취소로 추방된 사람은 호주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한 향후 3년간 입국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서른다섯의 조코비치로서는 전성기를 이어나가는데 호주 오픈 무대는 당분간 잊어야 하는 것이다.

고국 세르비아에서 형사 처벌 대상에 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심리적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16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규정을 지키지 않고 외부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비치는 당시 확진을 근거로 호주 입국 때 백신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으로 이동하는 조코비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조코비치는 대체의학 신봉자로 잘 알려져 있다. 2년 전 세르비아에서 ‘노 마스크’ 테니스 대회를 개최했다가 참가자들과 자신이 확진돼 논란을 일으켰고,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도 백신을 맞지 않고 출전했다.

이처럼 ‘노 백신’을 고수한다면 다른 메이저 대회 출전의 길도 점점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 ATP 투어는 측은 이번 호주 오픈을 앞두고 "팬데믹 상황에 필요한 부분이 백신으로 ATP 선수들에게 백신 접종을 강력 권유하고 있다"며 1월 현재 세계랭킹 100위 이내 선수 97%가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미접종 3% 안에 조코비치가 포함돼 있어 그의 입지가 점점 좁아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백신 반대론자 조코비치가 ‘예스 백신’으로 돌아설 공산은 얼마나 될까.

조코비치를 지도했던 은사 보리스 베커는 그의 성격상 그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 독일의 전설적인 스타는 영국 데일리메일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조코비치가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은 아주 큰 실수이고 이대로라면 역대 최고 선수의 지위를 굳힐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안 맞는다면, 조코비치는 10년 안에 자신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의지와 신념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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