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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 어때요?” 소비자가 제안하는 ‘모디슈머’의 현재와 미래

  • Editor. 김민주 기자
  • 입력 2022.01.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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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주 기자] 최근 식품업계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지난 2013년경부터 시작된 이른바 ‘모디슈머(Modify+Consumer)’ 돌풍의 시초는 ‘짜파구리’다. 이후 ‘A+B=C’ 하이브리드(hybrid,잡종) 상품 히트는 그해 상반기 라면시장 최대 화두가 되면서 풀무원 ‘골빔면’ 에 이어 최근 농심 카구리(카레+너구리), 막사(막걸리+사이다) 까지 잇달아 선보이는 계기가 됐다. 

식품사 입장에서 ‘모디슈머’ 제품은 별도의 개발비용이나 위험부담은 적은 대신, 입소문을 타고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모디슈머 마케팅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순 두 상품의 결합 차원에서 나아가 소비자 만족을 위해 원재료 양을 늘리는 ‘사이즈 UP’ 상품 또는 동봉된 별첨 소스가  따로 분리 돼 정식 상품화되는 등 좀 더 심플한 방식이 선보이고 있다.

팔도비빔면 사이즈업 한정판 제품.[사진=팔도 제공]
팔도비빔면 사이즈업 한정판 제품.[사진=팔도 제공]

지난 26일 팔도는 분량을 늘이고 가격은 이전과 동일한 ‘팔도비빔면 컵 1.2’를 한정 출시한다고 밝혔다. ‘팔도비빔면 컵 1.2’는 기존 컵 제품보다 중량을 20% 이상 증가시켰다. 면 중량이 기존 85g에서 102g으로 17g 늘어났다. 이에 맞춰 액상스프도 6g 더 담았다. 

팔도는 양을 늘려달라는 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비빔면 컵 용기 증량을 계획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BTS 멤버 RM이 라이브 방송에서 “팔도비빔면 1개는 양이 적고 2개는 너무 속이 부대끼기 때문에 1.5배를 좀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제품 개발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최근 케첩과 마요네즈를 조합한 ‘케요네스’를 선보였는데, 이 제품은 앞서 지난해 2월 빙그레와 오뚜기가 협력해 선보인 과자 ‘참깨라면타임’에 동봉돼 디핑소스로 출시됐던 상품이다. 케요네스를 별도 구입하고 싶다는 소비자 의견이 제품화로 이어진 것이다.

제품 개발 과정에 고객의 소리를 적극 담는 소비자 참여 상품은 고객 신뢰를 얻는 동시에 시장 안착의 기회도 엿볼 수 있다. 점점 유행 주기가 급변하는 시대에 소비자 피드백은 매출뿐 아니라 기업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까닭이다. 

또 소비자는 유명인 BTS RM의 예처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에 남다른 자부심과 함께 기업으로부터 소비자 중심 경영의 긍정 신호를 받기도 한다.   

실제 롯데푸드가 지난해 8월 실시했던 돼지바 신제품 공모전에는 565건의 소비자 아이디어 들이 출품돼 높은 참여도를 보이며 이색 상품 출시로 이어진 바 있다.

빙그레 스테디셀러 메로나 . [사진=빙그레 제공]
빙그레 스테디셀러 메로나 . [사진=빙그레 제공]

모디슈머 상품을 제안해 보겠다는 소비자의 아이디어는 번득인다.  

“딸아이가 빙그레 메로나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고, 저는 빙그레 비비빅을 좋아합니다. 빙그레 엑설런트처럼 편하게 하나씩 즐길 수 있게 제품 출시를 도와주세요.”(36세 전업주부 A씨)

“저는 아침에 국과 밥을 먹어야 하는 체질인데 바쁜 아침 챙겨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국(밥)물이나 묽게 만든 죽을 워터젤리 용기에 담아 간편하게 아침 출근시간에 즐길 수 있게 출시해 주시면 좋겠어요.”(34세 직장인 B씨)

식품업계에서는 앞 다퉈 ‘모디슈머’ 상품들을 신제품 혹은 한정판으로 출시하고 있다. 반짝 하고 사라진 제품들도 있고 꾸준히 소비자 사랑을 받으며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한다.

업계관계자는 “소비자 참여형 상품이 모두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 관심을 유도하는 것에 있어 용이하고 한정 출시에 그치더라도 크게 위험부담이 없어 회사입장에서는 활용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모디슈머’ 제품들이 전략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얼마나 많은 소비자의 기발한 상상력이 맛으로 재창조 될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김민주 기자 byogu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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