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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첫 4자 TV대좌는 탐색전...'양강' 의혹 공방, '3지대' 의제 선점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2.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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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역시 탐색전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법정 토론(3회)과는 무관하게 대통령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4개 정당 협의로 성사된 대선주자 첫 TV토론회에서는 결정적인 한방보다는 예봉을 벼리는 공방이 오갔다.

‘양강’ 후보는 양자토론 무산 뒤 예견된 ‘대장동 의혹’으로 정면 충돌했지만 ‘제3지대’ 후보들은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양쪽에 견제구를 날리면서도 의제를 선점하는데 주력했다.

첫 4자 대좌 무대를 압도적으로 지배한 후보나 치명적인 실수로 낭패를 본 후보도 없이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법정 토론 ‘본선 3라운드’를 예열한 만큼 남은 기간 각 후보들은 전초전에서 나타난 경쟁후보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차별화된 공세전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3일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KBS·MBC·SBS 등 방송 3사 합동 초청 TV 토론회에서 120분 동안 첫 탐색전을 벌였다.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밈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밈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특히 부동산, 경제 이슈에서 ‘연합전선’ 양상이 엿보인 것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었다.

‘양강’ 후보는 첫 주제인 부동산 토론에서 격돌하면서 서로를 집중 견제했다. 윤 후보가 이 후보를 겨냥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때리기에 7분의 주도권토론 시간과 공력을 쏟아부었다.

이 후보가 국회에 나가 자발적으로 해명했고 언론도 검증한 점 등을 들어 ‘시간 낭비’ 말고 민생과 경제 이야기를 하자고 화제 전환을 시도했지만 윤 후보는 집요하게 공세를 폈다. 윤 후보가 "특정인 또는 몇 사람에게, 3억5000만원을 투자한 사람에게 배당받을 수 있는 최상한선인 캡을 씌우지 않고 이렇게 설계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민간업자들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그렇게 난리를 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가 윤 후보의 검찰 재직 시절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과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만배 씨 누나의 윤 후보 부친 자택 구매를 언급하며 역공을 편 뒤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윤 후보가 "3억5000만원밖에 리스크는 없지만 남은 거는 다 먹게 설계해준 것이냐"고 재공격하자 이 후보는 "(김만배 씨가) '입만 벙긋하면 윤석열은 죽는다는 말을 왜 할까"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후보가 "특검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으면서 대립은 클라이막스에 달했다. 시간이 촉박해진 윤 후보는 토론규정에 따라 안 후보에게 "엉뚱한 이야기만 하지 않느냐. 도대체 시장이 바보여서 밑의 사람이 조 단위 이익을 해 먹고 기소가 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본질은 1조 원에 가까운 이익이 민간에 갔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심 후보도 "이 후보가 투기 세력과 결탁한 공범이냐, 활용당한 무능(한 시장)이냐 둘 중 하나다. 이 딜레마를 후보께서 해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안, 심 후보도 윤 후보에 가세하며 3대 1로 협공하는 구도가 된 것이다.

반면 안, 심 후보는 경제 분야 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송곳질문을 던졌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공약을 비판하며 "철회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고, 윤 후보는 "공공기관은 국민의 것으로, 노동이사제는 깊이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윤 후보에게 가장 많은 6차례 질문을 던진 심 후보는 그의 '주 120시간 근무' 발언 논란을 소환하며 “노동자 고혈 경제로 돌아가고 싶나”라고 따졌고., 윤 후보는 "사실하고 다른 얘기로 지금 너무 네거티브를 심하게 하시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이날 토론에서 질문 상대로는 윤 후보가 가장 많은 15차례 지목받았으며 이 후보는 그보다 3회 적었다. 안, 심 후보는 각각 3차례, 1차례에 그쳤다.

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선후보 TV 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선후보 TV 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정가를 달궜던 양강 후보의 배우자 이슈에 대한 직접적 언급도 없고, 사회회자의 큰 제지도 없었던 두 시간 토론 뒤 후보들의 반응은 두 갈래로 갈렸다.

양강 후보는 대장동 의혹 설전의 연장선에서 공방을 이어갔고, 3지대 후보는 탐색전으로 규정하면서도 의제 선점에 의미를 나름 부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토론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업자로부터 이익을 나눈 사람들은 국민의힘 관련자들이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그중 하나다. 집을 사줬다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은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라면서 "계속 논쟁이 된다고 해서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 후보 관련 의혹이 해명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를 겨냥해 "(성남)시장 시절 개발에 대해 말하는데 '국민의힘이 방해했다'고 한다"며 "의혹을 제기할 시간도 없었다. 제가 뭘 물어보면 엉뚱한 얘기를 하니까, 여기에 대한 답변에 (그가) 자신이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처음이라 그런지 서로 자기의 제일 높은 수준의 무기들을 안 꺼내놓은 것 같다. 사실 저도 마찬가지였다"며 "상대방 실력에 대한 어느 정도 탐색기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심상정 후보도 "오늘은 서로 다 탐색전이었던 것 같다. 감 잡았다"며 ”후보들이 딱 잡아떼면 어떻게 하면 되겠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안, 심 후보는 토론에서 자신들이 의제를 설정해 나름 이끌어낸 ‘성과’도 부각했다.

안 후보는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연금개혁에 대해 네 사람 다 즉석에서 동의한다는 것을 얻어낸 것만 해도 오늘 토론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국민연금 개혁은 누가 대통령이 돼도 하겠다고 우리 네 명이 공동 선언하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하고, 나머지 세 후보들이 동의한 것을 두고 의미를 부여한 발언이다.

심 후보의 경우 윤 후보가 '안희정 사건' 피해자인 김지은 씨에게 사과한 데 대해 "짧은 말이었지만 대선 토론 자리에서 사과를 받아낸 것이 그나마 김지은 씨를 비롯한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조그마한 출발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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