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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 조건부 승인...LCC에 기회는 얼마나?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2.02.2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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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 2위 국적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이 성큼 다가왔다.

다만 결합 후 뉴욕, 파리, 제주 등 일부 노선의 슬롯과 운수권을 다른 항공사에 이전하고 운임 인상은 제한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으면서 저비용항공사(LCC)에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양사 노선 독점을 막는 ‘구조적 조치’와 운임 인상 및 서비스 질 하락을 제한하는 ‘행태적 조치’ 등의 시정 명령을 통해 선제적 제한 조치를 내렸다.

기업결합 앞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사진=연합뉴스]
기업결합 앞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은 기업 결합일로부터 독점이 우려되는 노선에선 두 회사가 보유, 사용 중인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을 반납하는 구조적 조치를 10년간 이행해야 한다. 우선 국제노선 26개와 국내노선 14개에서 경쟁 제한성이 발생하는데, 기업 결합 후 점유율이 100%로 독점이 되거나 집중도가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양가 가진 일부 노선의 슬롯과 운수권을 다시 짜거나 반납해야 한다.

또한 행태적 조치도 구조적 조치가 끝나는 날까지 부과된다. 각 노선에 대한 운임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글로벌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대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인상하는 것을 제한한 것이 대표적이다. 마일리지 역시 기업결합일로부터 6개월 안에 양사 통합 방안을 제출하고 공정위가 심사를 통과해야만 실행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조치는 통합항공사의 시너지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항공사는 양사의 네트워크를 토대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노선과 운임을 모두 제한하는 것은 경제 효과까지 반감될 수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특히 여객이 100% 회복되지 않는 상태에서 항공기 운항은 부담이다. 매번 인건비, 유류비 등의 지출 비용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미 재무 사정이 좋지 않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연간 이익에 맞먹는 5000억원 정도를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고, 대한항공 마찬가지로 지난해 인건비와 유류비 비중을 늘린 바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조건부 통합 승인으로 인해 LCC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가 시정 명령을 부과한 노선 대부분은 수익성이 높은 ‘알짜 노선’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항공 자유화 노선인 서울~뉴욕·로스앤젤레스·시애틀 등에선 공항 슬롯을, 비자유화 노선인 서울~런던·로마·파리 등에선 운수권을 신규 진입 항공사에 이전해야 한다. 국내선에서도 통합항공사가 보유하는 공항 슬롯을 반납하게 돼 LCC들이 진입할 요소들이 늘어난 것이다.

물론 통합항공사와 경쟁할 항공사는 국내 LCC이지만, LCC가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기 위해 사업모델을 전환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고정비를 절감해 항공권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한 LCC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 상황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 상황 [사진=연합뉴스]

따라서 LCC들은 이번 공정위 결론으로 진출 노선을 보다 명확하게 정리하게 됐다. 그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점 운영하던 서울~장자제, 부산~칭다오 등의 국제선과 제주~여수·울산·진주 등 국내선 노선에 LCC 운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장거리 노선엔 중형 항공기 도입과 신생 항공사 진입 가능성도 크다. 티웨이항공은 중형항공기로 분류되는 A330-300을 이달 중 도입할 계획이다. 신규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도 중대형기 도입으로 북미 취항을 준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제선 첫 화물 운송을 시작했고, 1편당 11톤가량의 화물을 수송하며 LCC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화물 수송 운항을 보인다.

메가 LCC 등장도 항공산업 재편의 변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으로 양사가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에어부산 및 에어서울, 진에어가 통합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미국 양대 LCC 중 하나로 꼽히는 프런티어는 스피릿과 합병을 이달 초 발표했는데, 이에 따라 미국 5위 항공사 규모로 올라섰다. 국내서 메가 LCC가 탄생할 경우 슬롯 반납과 연동해 항공 산업이 크게 재편될 수 있다.

LCC가 기존 근거리 노선을 회복하고 이후 중대형기 도입 등을 통해 통합항공사를 견제할 수 있는 전략을 잘 짠다면 노선 확대 등의 반사이익을 충분히 누리며 모든 노선에서 경쟁 압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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