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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풍력·태양광 발전의 현주소는 어디쯤?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3.3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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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우리나라 전체 전력 발전에서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세계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5년간 재생에너지원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공언해온 이번 정부의 야심찬 포부가 공염불에 그쳤다는 평가다.

영국의 기후 에너지 씽크탱크 엠버는 30일, 전 세계 209개 국가의 2000~2020년 전력 통계와 세계 전력 수요의 93%를 차지하는 75개 국가의 2021년 전력 통계를 취합해 ‘국제 전력 리뷰 2022(Global Electricity Review 2022)’를 발표했다.

전 세계 발전원별 비율 변화 그래프 [사진=엠버 보고서에서 캡쳐]
전 세계 발전원별 비율 변화 그래프 [사진=엠버 보고서에서 캡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의 가파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전기의 10.3%가 풍력·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되면서 사상 최초로 10%를 넘어섰다. 이는 신(新)기후체제로 파리기후협약이 채택된 2015년, 전 세계 발전량에서 풍력·태양광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4.6%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풍력·태양광을 비롯해 모든 신재생에너지 전력원을 합칠 경우, 2021년 기준 전 세계 전기의 38%가 이들 청정 에너지원으로 생산됐다. 이는 전체 전력 생산에서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36%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미 전체 발전량의 25% 이상을 풍력·태양광으로 충당하고 있는 덴마크, 우루과이, 스페인, 그리스, 독일, 영국을 포함해 전 세계 50개국이 전체 전력량의 10% 이상을 풍력·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하고 있었으며, 2021년에만 7개국이 이 대열에 새로이 합류했다. 

7개국은 중국, 일본, 몽골, 베트남, 아르헨티나, 헝가리, 엘살바도르다. 네덜란드, 호주, 베트남 3개국은 지난 2년간 총 전력 수요의 8% 이상을 화석연료에서 풍력·태양광으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결과도 있었다. 2021년 전 세계 전력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0억톤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절대량으로는 7억7800만톤이 증가했다. 이는 양적으로나 비율로나 2010년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3% 하락했던 것을 무색하게 할 만한 수치다. 또 파리기후협약에서 세계 각국이 달성하기로 합의한 탄소배출 경로와는 지극히 대비되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2021년 전체 발전량에서 풍력과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55%, 4.12%에 불과했다. 두 부문을 합쳐도 채 5%가 안 돼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10년간 풍력·태양광 발전의 전 세계 성장률이 연평균 20%에 달한 것과는 대조된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변국에 비해서도 에너지 전환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단순히 친환경 전력원으로 전환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 수요와 효율적인 소비 역시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2020년 코로나19로 전 세계 전력 수요는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2021년에는 다시 전년 대비 1414TWh 만큼 증가하며 2010년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주요 선진국에서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전력 수요가 회복됐지만,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것은 중국이었다. 중국의 2021년 전력 수요는 2019년 대비 무려 13%나 증가했다.

더구나 증가한 전력 수요의 절반 이상이 화석연료로 충당됐다는 사실이 우려를 배가한다. 특히 석탄발전은 중국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하며 1985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전력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1인당 전력 수요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사진=엠버 보고서에서 캡쳐]
우리나라의 전력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1인당 전력 수요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사진=엠버 보고서에서 캡쳐]

우리나라는 1인당 전력 수요가 G20 국가 중 3위를 기록하며, 개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발전 규모도 전 세계 5위를 차지하며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함을 드러내 보였다. 중국은 전 세계 전력 수요의 31%를 차지했으나, 1인당 전력 수요는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국내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의 저스틴 홈스 연구원은 “한국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다른 선진국보다 낮은 5%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의 느린 에너지 전환 속도를 고려하면,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최대 25%까지 확대하겠다는 차기 정부의 목표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다”면서 “다음 정부는 석탄발전 중단을 추진하는 동시에 전기 소비자가 비용 효율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방안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풍력과 태양광에 대한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불합리한 입지 제한을 없애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풍력발전 업계 관계자는 “국토의 약 70%가 산이며 인구밀도도 높은 국내 여건상 육상풍력발전은 한계가 있다”면서도 “삼면이 바다라는 지리적 이점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국내 해상풍력발전의 잠재성은 매우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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