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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훈의 이야기力] 데이팅 앱, 어디까지 써봤니? (下)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4.11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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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진의 서비스

개인적으로 느낀 썸데이 운영진의 서비스는 크게 나무랄 데가 없었다. 사실 기사를 쓰기로 마음먹고 운영진과 접촉을 시도할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기자가 상대 이성에게 ‘좋아요!’를 보낸 횟수보다는 운영진에게 이런저런 궁금한 사항을 물어본 횟수가 더 많았다.

정말 기자 스스로도 진상 회원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집요하게 캐물었는데, 그 모든 질문에 운영진은 빠르면 한 시간 내에, 아무리 늦어도 하루가 지나기 전에 답변을 줬다. 그것도 무척이나 상세하게. 너무나 자세히 답변해준 탓에 어느 순간부터 질문하기가 미안해질 정도였다.

이용자가 많은 만큼 하루 동안 받는 질문 수도 상당할 텐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궁금하던 참에, 향후 진행된 썸데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의문은 해소됐다. 썸데이 운영진은 5년여간 앱을 운영하며 축적해온 데이터에 기반, 이미 3700여개의 정형화된 답변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지 않고서는 하루에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씩 던져지는 질문에 일일이 답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말이 3700개지, 그 정도 수의 답변을 만들어 놓은 것도 웬만한 정성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데이팅 앱이 많이 활성화됐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데이팅 앱이 많이 활성화됐다. [사진=픽사베이]

소위 ‘유령회원’이 0%에 근접할 정도로 적다는 것도 썸데이의 큰 장점 중 하나다. 만약 누군가 마음에 든 이성에게 ‘좋아요!’를 보낸 경우, 상대가 바쁘거나 앱을 지웠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썸데이 측에서 해당 이성이 가입 당시 등록한 메일과 연락처로 메시지를 보내 이를 알려준다.

이 서비스 덕분에 앱을 지운 사람이라도 다시 앱을 설치해 메시지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기자가 보낸 모든 ‘좋아요!’도 거절 받은 적은 있어도 상대가 확인하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또 장기간 미접속 회원의 경우엔 운영진 측에서 먼저 휴면 처리를 해 더는 이성에게 소개되지 않게끔 관리하고 있다.

이용자 유치를 위한 ‘알바회원’이 없다는 점도 또 다른 장점이다. 썸데이 측은 앱 내 게시판에 “단 1명의 알바회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으며, “만약 알바회원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면 경찰서에 가서 명백하게 조사받으실 것을 권유드린다”고 자신 있게 공언하기까지 했다. 이어 “알바회원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1억원의 손해배상을 해 드리겠다”는 당당한 문구까지 덧붙이니 이용자로서는 마지막 남은 의심마저 지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앞서 살펴본 과금 구조상 알바회원을 고용하면 썸데이 측만 손해다. 대부분 이용자가 30일 또는 90일짜리 기간제 ‘좋아요!’ 상품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데, 이 경우 이용자가 이성 몇 명과 연결되든 과금액은 정해져 있으므로 썸데이 측이 수익을 더 챙기지는 못한다. 아울러 상품 이용 기간에 단 한 명과도 연결되지 않을 경우 이용 기간을 무제한으로 연장해 주기까지 하니 썸데이 측에서는 굳이 돈을 써 가면서까지 알바회원을 고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친절한 연애 코치 서비스다. 썸데이는 앱 내에서 어떻게 하면 커플 매칭률이 높아지는지 그 방법을 크게 네 가지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프로필 사진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 또 어떤 사진을 올려야 매칭률이 높아지는지, ‘좋아요!’와 함께 보내는 메시지는 어떻게 작성해야 상대로부터 더 긍정적인 호응을 받을 수 있는지, 미혼·직업·학력 인증을 할 경우 각각 몇 배의 커플 매칭 효과가 발생하는지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기자의 매칭 실패가 거듭되자, 어느 날은 앱을 켜자마자 팁이라면서 이런저런 조언을 먼저 건네오는 게 아닌가. 물론 그럴 리야 없겠지만, 얼핏 보면 기자 본인보다 커플 매칭에 더 열을 올리는 모양새라 순간 웃음이 났다.

팁의 내용인즉슨 ‘회원님이 올린 6개의 사진 중 대부분이 10점 만점에 5점 미만의 평가를 받았으니 이런저런 사진으로 변경하시는 게 좋겠다’였는데, 그와 관련해서는 일찍이 운영진과의 문답에서 기자 역시 친절하게 다음과 같이 답변을 올린 적이 있었다.

“저도 그 점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나, 외모보다는 제 이야기를 읽고 거기에 귀 기울여줄 이성분을 찾고 싶다는 마지막 남은 낭만(?) 때문에 그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전에 소개 글을 제대로 안 쓴 이성분들은 소개해주지 마십사 부탁드린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고요.”

그러나 앞서도 말했지만, 대부분의 앱 이용자가 소개 글을 제대로 작성하고 있지 않으므로 기자의 요청대로 운영 방침을 정하게 되면 이성 소개가 극도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썸데이 측은 더 많은 이용자를 유치해야 하는 입장이며, 이용자 각자를 위해서라도 최대한 소개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므로 소개 글 작성은 이용자 각자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앱에 관심을 갖고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추가로 이성을 소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놓치지 말아요!’ 상품을 썼음에도 상대 이성으로부터 거절 받거나 무응답일 경우 위로 차원에서 이런저런 혜택을 제공하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1개월 가까이 썸데이를 사용해 본 결과, 운영진이 최대한 많은 커플이 맺어지길 진심으로 원해 앱을 운영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실제 썸데이 대표의 의견을 들어보자.

썸데이 대표는 “저 역시 오래전 많은 데이팅 앱을 써봤고, 제 배우자도 그런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면서 “짝을 찾는 많은 분들이 우리 썸데이를 통해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데이팅 앱과 관련해 환전 사기 등 일부 조직에 의한 피해 사례가 속출한다는 사실을 접했다”면서 “썸데이에도 처음에는 그런 조직이 끊임없이 가입 시도하는 걸 확인했다. 그러나 우리는 해당 조직의 패턴을 기술적으로 분석한 뒤 그런 조직의 이용을 자동으로 정지 처리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전념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여성 회원들이 안전하게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당 조직이 가입할 수도, 활동할 수도 없도록 감히 ‘완벽하다’고 평할 수준의 프로세스를 구축해 놓았다”고 자부했다.

많은 것이 디지털화되는 메타버스 시대. 자연스러운 만남을 원한다며 끝까지 고집을 부리던 한 운명론자가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넓고 이성은 참으로 많았다. 물리적 환경으로는 한없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사람과의 관계는, 조금만 생각을 달리 먹으면 훨씬 넓은 세계로 얼마든지 뻗어갈 수 있었다.

그러니 오늘도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리는 뭇 남녀분들이여. 이제 조금은 마음의 문을 열고 새로운 세계에 한 발을 내디뎌보는 건 어떨까.

경제산업팀장

 

글쓴이는 – 어떤 이유에선지 함께 할 짝에 대해서만큼은 오랜 시간 운명론을 고수해온 30대 중반의 남성. 그러나 지난날을 돌아보면 가장 운명이라 여긴 사랑조차 그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무엇보다 데이팅 앱을 이용하는 것은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일 뿐, 기존 가치관을 전복시키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 많은 중요한 일이 그렇지만 특히 이성과의 만남에서만큼은 조급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설령 만남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여러 이성의 이야기를 접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유쾌함을 준다. 앞으로도 여유를 잃지 않고 좋은 인연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다.

취재 후기 – 남녀불문하고 시간을 내 자기소개를 작성하면 참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기자의 경우, 연예인에 버금갈 미를 뽐내는 자기 사진을 올린 이성이라도 소개 글이 제대로 작성돼 있지 않으면 어떠한 매력도 느끼지 못했다. 모든 이가 기자와 같지는 않겠지만,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였다면 찰떡같은 궁합으로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었을 많은 이들이 단지 소개 글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로를 놓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생각해보라. 누군가에게 ‘좋아요!’를 받아 내심 기대하는 마음으로 상대의 프로필을 열어봤는데 짜잔, 보이는 거라곤 텅 빈 소개란뿐이라면?! 기자에게도 관심을 보이거나 높은 매력지수를 준 이성이 몇 있었는데, 내심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간 소개란은 웬걸, 다들 텅텅 비어 있었다. 오죽했으면 기자가 ‘놓치지 않을 거야!’ 상품을 구매해 “‘좋아요!’ 안 주셔도 되니 소개 글을 좀 더 정성껏 작성하시면 향후 분명 더 좋은 인연을 만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는 오지랖까지 부렸겠는가. 좋은 데이팅 앱은 이미 갖춰져 있다. 그러니 스스로 어떤 인연을 만들어갈지는 다른 누가 아닌 이용자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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