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대한민국 부자들의 현주소는 어디쯤?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4.14 0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2022년 대한민국 부자들의 현주소를 면밀하게 파악한 보고서가 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은행이 대한민국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2 Korean Wealth Report'를 13일 발간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2월 부자 708명, 대중부유층 928명, 일반 대중 3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 기반한 보고서로, 해당 보고서는 2007년부터 부자의 자산관리 방식과 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매년 발간돼왔다.

올해에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부상한 '영리치'를 '올드리치'와 비교해 설명했다는 점, 부자를 일반 대중 및 대중부유층과 비교 분석했다는 점에서 예년 보고서와 큰 차이를 보였다.

하나은행이 대한민국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2 Korean Wealth Report'를 13일 발간했다. [사진=하나은행 보고서에서 캡처]
하나은행이 대한민국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2 Korean Wealth Report'를 13일 발간했다. [사진=하나은행 보고서에서 캡처]

우선 부자는 가구 기준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이들, 대중부유층은 금융자산 1억~10억원을 보유한 이들, 일반 대중은 금융자산 1억원 미만을 보유한 이들로 규정했다. 또 영리치는 49세 이하의 부자, 올드리치는 50세 이상의 부자로 구분했다.

국내 영리치의 총자산 규모는 1인 평균 66억원으로 자산 구성은 부동산이 60%, 금융자산이 40%를 차지했다. 올드리치의 총자산 규모는 1인 평균 80억원으로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은 영리치와 동일했다. 다만 영리치는 올드리치에 비해 토지나 거주목적 주택을 낮은 비중으로 보유한 대신 상업용 부동산을 높은 비중으로 보유한다는 차이를 보였다.

전체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영리치와 올드리치 모두에서 현금 및 예금이 1순위로 가장 많았다. 다만 영리치의 경우, 현금 및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7%로 올드리치의 38%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두 그룹 모두 전체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2위는 주식으로 동일했다. 3위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영리치는 현금화가 쉬운 MMF, MMDA 등 단기자산에, 올드리치는 보험이나 연금 등 장기자산에 많은 금액을 예치하고 있었다.

영리치의 △현금 및 예금 비중이 높다는 점 △단기 금융상품에 더 많은 자산을 예치하고 있다는 점으로 짐작건대, 이는 높은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투자 기회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영리치는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올드리치보다 지인 등 커뮤니티 기반의 투자 정보를 더 많이 교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준 부의 원천 [사진=동 보고서에서 캡처]
자산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준 부의 원천 [사진=동 보고서에서 캡처]

영리치의 자산형성에 기여한 가장 큰 원천은 근로소득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사업소득 23%, 가족으로부터의 상속 및 증여 18%, 재산소득 15% 순이었다. 다만 근로소득을 주요 원천으로 부를 형성한 회사원 또는 전문직 영리치의 경우 1인 평균 총자산은 39억원으로, 상속이나 증여를 받아 부를 형성한 영리치의 총자산 128억원에 비해서는 그 규모가 훨씬 작았다.

올드리치의 경우에도 자산형성의 일등 공신은 43%를 차지한 근로소득이었다. 사업소득과 재산소득은 각각 24%, 22%로 비슷하게 기여했으며, 가족으로부터의 상속 또는 증여가 11%로 가장 적었다.

영리치의 75%는 근로, 사업, 재산, 기타 소득 중 2가지 이상의 복수 소득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었고, 이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단기간 내 부를 확대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근로소득에만 의존하는 영리치의 경우 연평균 2억1000만원을 벌고 있었으나, 재산소득을 함께 누리는 영리치의 경우 그 2배가 넘는 연평균 4억8000만원을 벌고 있었다.

영리치와 올드리치의 직업과 연평균 소득 [사진=동 보고서에서 캡처]
영리치와 올드리치의 직업과 연평균 소득 [사진=동 보고서에서 캡처]

영리치는 회사원이 31%로 가장 많았으나, 의료·법조계 전문직 21%, 자영업자 15%, 기업경영자와 기업체 임원이 각각 11%, 10%로 회사원에 70%가 몰려 있는 동일 연령대 일반 대중보다 훨씬 다양한 직업 스펙트럼을 갖고 있었다. 가장 낮은 비중을 보인 직업은 공무원으로 전체 영리치 중 1% 미만이었다.

올드리치는 은퇴생활자가 19%로 가장 많았으며, 경제 활동을 하는 이들은 의료·법조계 전문직, 기업경영자, 기업체 임원, 자영업자, 회사원에 골고루 퍼져 있었다.

영리치는 투자를 위해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리치의 30%는 금융자산에 투자하거나 투자 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동일 연령대의 일반 대중이 거주 주택 구입 또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보유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영리치의 주된 투자 정보 원천은 언론에 보도되는 기업 관련 뉴스였다. 이는 금융회사 직원의 설명을 가장 선호하는 올드리치와는 다른 모습으로서, 금융자산의 상당 비중을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 기업 정보에 대한 니즈가 크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또 금융회사 한두 곳과 거래하는 올드리치와 달리 직접 인터넷을 검색해 금리가 최대한 높은 곳을 찾아가는 등 똑똑한 투자 성향을 보였다.

이들의 자기 주도적 면모는 자산관리에서도 드러났다. 영리치의 90% 이상이 거액 예금자를 상대로 개인 금융 전문컨설팅을 해주는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으나, 실제 PB를 통한 자산관리 이용자는 47%에 불과해 PB에 의존하기보다는 자기 주도적으로 관리하려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급격히 시장 규모가 커진 가상자산에는 영리치의 21%, 올드리치의 5%가 투자 중이었으나, 두 그룹 모두에서 90% 이상이 1억원 미만만 투자하고 있었다.

이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주된 이유는 가격 급등락 시 차익 거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두 그룹 모두에서 가상자산은 지나친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투기나 도박에 가깝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향후 가상자산 비중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증가시키더라도 일부만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영리치의 47%가 예술작품이나 음원, 대체불가토큰(NFT) 등 새로운 투자처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올드리치는 그보다 적은 28%만이 해당 자산에 투자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에서 흥미로운 점 하나는 부자들의 투자 패턴이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본격화될 당시, 부자들은 주식 투자 비중을 기존 16%에서 20%로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주식 자산 비중 증가에는 2020년 한 해 역대 최고치를 거듭 경신했던 주가 급등도 한몫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 조정이 진행됐음에도 부자의 주식 비중은 계속 확대돼 27%를 기록했다. 이는 오랜 기간 부자의 자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예금의 28%와 맞먹는 수치다. 팬데믹 당시 불확실성으로 인해 비중을 늘렸던 현금과 예·적금은 모두 비중이 줄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부자들 모두가 팬데믹 시기에 자산 구성을 크게 바꾼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자산 구성 비율에 적극적인 변화를 준 부자는 그렇지 않은 부자보다 자산 증식 성과 측면에서 크게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자산 구성 비율에 변화가 없었던 부자 중 절반가량은 자산 규모에 거의 변화가 없거나 증가했더라도 10% 미만으로 증가했다. 반면 팬데믹 동안 자산 구성 비율에 적극적으로 변화를 준 부자의 31%는 10% 이상의 고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대중보다 훨씬 큰 부자의 자산 절대액 수준을 고려할 때 이들이 거둔 고수익률이 매우 큰 금액일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들 10% 이상 수익을 거둔 부자 중 57%는 자산 증식에 가장 긍정적인 기여를 한 원천으로 부동산을, 26%는 주식 직접 투자를 꼽았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식 간접 투자를 꼽은 이는 12%에 불과했다.

부자와 일반 대중은 주식 매매 행태와 관련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두 그룹 모두 손절매하는 시점은 주가 하락 15% 시점으로 유사했으나, 주가 상승 시 매도를 결정하는 수익률의 기준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부자는 평균적으로 보유 주식 가격이 23% 상승하면 주식을 매도한 반면, 일반 대중은 15% 상승 시 주식을 매도했다. 달리 말하면 부자의 투자 패턴은 손실보다는 이익의 여지를 훨씬 키우는 것이었고, 일반 대중은 이익과 손실 수준을 비슷하게 가져가는 것이었다.

또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더라도 부자는 일반 대중에 비해 쉽게 매도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부자 중 43%가량은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더라도 계속 보유한다고 대답한 반면, 일반 대중은 25%만이 주가 상승 시 보유, 38%만이 주가 하락 시 보유한다고 답했다. 이는 부자가 보유한 부의 절대 규모가 큰 만큼, 주가 등락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투자풀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룹별 올해 주식시장 전망 [사진=동 보고서에서 캡처]
그룹별 올해 주식시장 전망 [사진=동 보고서에서 캡처]

올해 주식 시작 전망에 대해서는 그룹별 차이가 있었다. 세 그룹 모두 올해 주식 시장이 하락하기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부자가 일반 대중이나 대중부유층에 비해서는 좀 더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일반 대중은 21%, 대중부유층은 19%만이 주식 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부자 중 30%가 올해 주식 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 전망에 낙관적이지 않은 만큼, 부자 중 절반 이상이 당분간 현재의 자산 구성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