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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에 오르내리는 증시, 어질어질한 개인투자자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4.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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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미국 증시가 2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48% 내린 4393.66,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전장보다 1.05% 내린 34792.8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07% 급락한 13174.7로 거래를 마감했다.

세 지수 모두 본장이 시작된 이후 반등다운 반등 없이 내내 하락세를 유지했다. 외신과 국내 주요 언론에서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토론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발언을 증시 하락의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은 내달 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 방안이 논의될 거라고 언급하며, 금리 인상을 위해 조금 빨리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UPI/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UPI/연합뉴스]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다. 직접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연준의 행보나 시장 움직임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이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과감한 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의 스탠스는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1일 현재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5월 FOMC 회의에서의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은 99.8%다. 대단히 높은 수치지만, 이는 1주 전의 90.4%에 비해 소폭 오른 것일 뿐이다. 달리 말해 시장은 이미 연준의 5월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었다는 말이다.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물가 고공행진, 거기에 더해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 끝없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이제는 누구나 알 법한 내용이며, 실제로 우리나라도 지난 14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 총재 공석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키로 결정했다.

그런데 왜 시장은 여전히 파월 의장의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는 듯 행동할까. 잠시 각종 경제 지표를 떠나 순수하게 기술적인 지표만을 살펴보자.

아래는 미국 S&P500 선물지수와 연준의 대차대조표상 총자산 규모 추이 그래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된 2020년 초, 연준의 자산이 전례 없는 속도로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경기 방어를 위해 연준이 늘렸던 자산규모와 비교하면 마치 성인과 어린아이의 키 차이만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연준의 자산규모가 급속도로 늘어난 2020년 초 이후 미국 S&P500 선물 지수도 역대 최고치를 거듭 경신한 것을 볼 수 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상 총자산 규모 [사진=연준 제공]
연준의 대차대조표상 총자산 규모 [사진=연준 제공]
미국 S&P500 선물 지수 [사진=DailyFX 제공]
미국 S&P500 선물 지수 [사진=DailyFX 제공]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준이 미국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 등을 대규모로 매입함으로써 연준의 자산규모는 유례없는 속도로 불어났다. 그 대신 시중에는 막대한 돈이 풀렸고, 그것이 각국 증시뿐 아니라 전 세계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이제 연준이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이란 카드를 꺼내 들며 연준 대차대조표상 자산규모를 줄이겠다고 말하는 형국이다.

지난 6일 공개된 3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매월 최대 950억달러씩(국채 600억달러, MBS 350억달러) 줄일 것에 대부분 합의했다. 그 규모는 2017~2019년 양적 긴축 시 시행했던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월 최대 500억달러)의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물가 안정을 위해 과감한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병행하겠다는 이야기다.

시중에 돈이 풀려 오른 증시라면 시중에서 돈을 거두게 되면 조정을 받는 게 당연하다. 다만 증시와 관련해서는 수많은 시장 참여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데다, 단순히 주식시장 하나만 놓고 볼 게 아닌, 파생시장과 상품시장, 통화시장과 국채시장 등 여러 시장에서의 자본 유출입도 상관관계가 있는 만큼 누구라도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주요 언론에서 붙이는 명분은 말 그대로 명분일 뿐이다. 세계 금융시장만큼 정보에 민감한 영역은 흔치 않다. 일반인이 접하는 경제 지표는 정보의 극히 일부일 뿐, 각 주체의 포지션, 각국 정부의 다양한 부문에서의 규제와 정책, 정형·비정형 빅데이터 등에 대한 분석이 세계적인 전문가들에 의해 매일같이 수행되고 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일의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여유를 갖고 투자에 임하는 게 현명할 것이란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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