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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 위한다면서? BBQ 윤홍근 회장의 오락가락 갈지자 행보?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2.05.02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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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결국 자기 배 채우겠다는 심산….”(nohp****)

“악덕 기업 BBQ제너시스.”(hjki****)

BBQ 가격 인상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이밖에도 읽기 민망할 정도로 심한 표현이 적지 않다.

오너가 가맹점주를 위한다고 하더니 두 달 만에 원부자재를 최대 70% 인상한 것이 그만큼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실적까지 올린 상황이었다. 일각에선 불매운동까지 운운하는 이들도 있다. ‘치킨값 3만원’ 시대로 향하고자 하는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이 자가당착에 빠져 또다시 여론의 뭇매를 맞는 형국이다.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너시스 BBQ 치킨연금 행복전달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너시스 BBQ 치킨연금 행복전달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BBQ는 이달 2일부터 사이드 메뉴, 음료, 주류를 제외한 모든 메뉴 가격을 2000원씩 인상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로 인해 대표 메뉴인 황금 올리브 치킨은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황금 올리브 닭다리는 1만9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올라 2만원 선이 깨졌다.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운 것은 역시나 이번에도 ‘가맹점주 수익 개선’이다.

윤홍근 회장은 3월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현해 향후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킨 치킨값 3만원 발언을 했을 때도 가맹점주 수익 개선 카드를 어김없이 꺼내 들었다.

당시 윤 회장은 “실질적으로 인건비와 임차료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점주들이 사업을 한다면 본인들 노력의 대가는 받아야 하는데 최저임금도 못 받는 사업을 하는 수준이 됐다”면서 “이런 가격으로 따지면 본사가 수익을 남기는 게 아니다. 소상공인들이 본인들의 노동력을 투입해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데, 고객들 시각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가맹점주 고충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보듬어 주는 듯했다.

그러나 가맹점주를 위한다던 윤 회장과 BBQ는 이달 2일부터 점주들에게 판매하는 원부자재 공급가를 품목별로 30%에서 최대 70%까지 올리기로 하면서 ‘친 가맹점주’ 스탠스를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렸다는 비판의 화살을 맞고 있다. 점주들에게 판매하는 원부자재 가격이 치킨 가격 상승폭보다 훨씬 크게 올라 점주들 주머니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한 까닭이다.

이번 가격 인상 대상인 원부자재는 총 39종이다. 구매액이 가장 큰 올리브 오일의 경우 15kg 1통을 12만원에서 16만원으로 33.3% 올렸다. 한 박스에 50개씩 든 치킨무는 1만7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신선육은 마리당 5500~60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평균 가격으로 환산 시 종전 대비 288원, 5.3%의 인상 폭이다.

이밖에 쿠킹 호일은 3580원에서 6100원으로 무려 70%나 올랐고, JHP 까르보나라 소스는 1만400원에서 1만7800원으로 71.1% 상승해 이번 인상 품목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BBQ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최저임금 상승, 국제적인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고, 공급망도 좋지 않다. 계속해서 원부자재 가격은 오르고 있다. 지금껏 본사가 그것을 감수하고 있었는데 다른 경쟁사들이 치킨값을 올리니 더는 감당하기 힘들어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주들이 이러한 조치에 반발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본사가 가격 인상을 부담하기 어렵다고 갑자기 가맹점주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원부재료 가격 인상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만 따져보면 다음과 같다. BBQ 가맹점주 측에 따르면 치킨 200마리를 튀기는데 올리브 오일 3통이 필요하다. 한 통당 4만원이 오르니 사실상 12만원을 올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 신선육 마리당 평균 가격은 288원 인상됐다. 치킨무도 마리당 1개씩 넣으면 200마리를 판다고 가정할 시 총 8000원이 증가한다.

치킨값이 2000원 올랐으니 가맹점은 200마리를 팔았을 때 기존 판매가 대비 40만원의 수익을 더 가져간다. 그런데 원부자재로만 18만5600원이 빠져나가는 데다, 앞서 계산에 반영하지 않은 이번에 70% 수준까지 올린 쿠킹 호일과 소스까지 합치면 과연 가맹점이 얼마나 남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심지어 치킨 한 마리를 판매할 때마다 본사는 46%, 가맹점주는 54% 비율로 가격 인상 수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알려졌다. BBQ 측도 “가맹점주가 조금이라도 더 가져갈 수 있는 비율로 조정했다. 또 자사 앱으로 소비자들이 주문하면 사장님들이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가격 인상 부담을 조금씩 메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과연 진심으로 가맹점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수익 분배 비율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BBQ는 이번 원부자재값 인상을 가맹점주 소통창구인 동행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결정했고 밝혔다. 가맹점주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난 후의 결정으로 비치지만 일부 가맹점주들은 정도를 넘어선 횡포라며 SNS나 카카오톡 익명 오픈 채팅방 등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BBQ 측은 “동행위원회 지역 대표는 그 지역의 모든 매장 가맹점주들이 투표해 선정됐다. 그렇게 뽑힌 분들이 본사와 협의를 하고 이번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 가맹점주들이 서로 의견 교환을 위해 모인 카카오톡 익명 오픈 채팅방은 다른 경쟁업체나 전혀 상관이 없는 일반인들이 섞여 있을 수 있어 일방적인 인상이라는 주장은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동행위원회에 참여하는 BBQ 가맹점주는 40여명에 불과하고, 전체 가맹점주는 1764명에 달한다. 아무리 투표해서 뽑힌 가맹점주들이라 한다고 하더라도 BBQ 가맹점 의사를 100% 대변한다고 말하긴 어려운 형국이지 않을까.

BBQ 대표 메뉴 핫황금올리브치킨 [사진=제너시스 BBQ 제공]
BBQ 대표 메뉴 핫황금올리브치킨 [사진=제너시스 BBQ 제공]

여론에 비친 윤홍근 회장의 이번 결정은 오히려 가맹점주들을 핍박하는 모습에 가깝다. 치킨값, 원부자재값 인상과 가맹점주에게 큰 부담을 지우는 모습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불매운동 조짐도 일어나는 중이다. 워낙 많은 대체품이 존재하는 치킨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BBQ를 외면하게 되면 그 피해는 가맹점이 떠안게 되고, 그 결과 BBQ의 가맹점 상생 문화 정착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 BBQ는 이미 가맹점주와 수차례 갈등을 반복한 바 있다.

2018년에는 본부가 부담해야 할 매장 리뉴얼 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긴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으며, 지난해에는 가맹점주들이 단체 행동을 했다는 이유를 들며 일방적으로 가맹 계약을 끊거나 경신을 거절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과도한 수량의 전단을 의무적으로 제작·배포하게 하면서 특정 업체와 계약하도록 강제하는 등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5억3200만원과 시정 명령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BBQ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는데도 불구하고 치킨 가격 인상에 이어 원부자재 가격까지 올린 것은 지나친 부담 전가라고 주장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BQ는 지난해 별도 기준 362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3%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286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57%나 증가했다. 실로 놀라울 만한 실적 달성이다.

윤 회장 말처럼 가맹점주들이 그토록 걱정된다면 BBQ 본사에서 필수 품목 가격이나 유통 마진, 마케팅비를 줄이는 것이 선행돼야 할 수순인데, 과연 그런 노력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듣기 좋은 립서비스 이면에서 소비자에게는 가맹점주 수익을, 점주에게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을 핑계로 결국 본사가 이득을 취하며 배를 불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비자와 가맹점주 모두에게 씁쓸함을 안겨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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