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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의 배달사업 확장, 우려와 기대 사이에서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2.06.0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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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근거리 배달 시장에 발을 내딛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도보배송’ 서비스를 출시해 배달 시장에 진출한다고 2일 밝혔다. 최근 카카오 기사 전용 앱 ‘카카오T 픽커’를 통해 인원을 사전 모집했고, 참여를 원하는 배달기사는 앱에 등록하면 된다. 카카오에 소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로, 일반인이 참여해 배달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카카오T 도보배송 서비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T 도보배송 서비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캡처]

해당 서비스는 도보 배송이 기준이기 때문에 배송 거리도 1.5km 내로 제한된다. 연계 프랜차이즈 업체는 던킨도너츠,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31, CU, 올리브영, 파스쿠찌 등으로 베이커리와 디저트, 편의점 물품, 화장품 등 다양한 품목이 배달 대상이다.

배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카카오T 앱에서 도보 배송 ‘출근’ 버튼을 눌러 접수되는 다양한 주문 중, 라이더가 선호하는 배송지를 선택한다. 이어 매장으로 가 주문 번호를 확인한 뒤 배송지로 이동한다. 도보 배송은 전국에서 이용 가능하며, 보행 외 오토바이나 자동차, 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을 이용해 배달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기사는 원하는 콜만 수락할 수 있고, 운송 수단에 따른 주문 수량 차별도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람이 이동하는데 필요한 각종 이동 수단을 한데 모아 카카오T만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구축해왔다. 이를 넘어 사물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받아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의 확장이 이번 배달 시장 진출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다양한 운송수단으로 근거리 배송 시장을 타깃으로 해 더욱 더 빠르고 촘촘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도보 배송 경우는 올해 초 ‘도보60’이라는 서비스를 운용하는 엠지플레잉을 인수했다. 해당 기업과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진행하려고 계획했다”고 사업 진출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한계와 우려도 존재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비슷한 배송·배달 서비스인 ‘카카오T 퀵’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T 퀵은 다양한 택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로 번거로운 업무를 손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택시나 대리는 물론이거니와 간식과 꽃 배달, 퀵 배송까지 처리하고 관리한다는 점에서 카카오T 도보 배송과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배달 업체와 서비스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배달 앱 정보량 점유율에서 배달의민족이 56.3%로 1위를 차지했고, 요기요와 21.6%, 쿠팡이츠 19.2%로 그 뒤를 이었다. 올해 3월 모바일인덱스가 조사한 월간활성이용자수에 따른 배달앱 시장 점유율도 배달의민족이 57.7%, 요기요가 24.7%, 쿠팡이츠가 17.5%로 ‘배달 3사’가 시장을 꽉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일각에선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진입이 늦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배달 수요는 줄어들고 외식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배달 시장에서 후발 주자로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존 업체와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을 내비치는 이유다.

심지어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과도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질타를 받는 동시에, 늘어난 계열사 수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는 2020년 97개에서 지난해 말 134개로 증가했다. 지난달 카카오는 올해 연말까지 국내 계열사 수를 100개 이하로 줄이는 등 문어발식 확장을 지양하고 골목대장의 오명을 벗기로 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배달 시장 진출을 발표하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도 따가운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가 한 번 시작하면 무섭게 독점해버리는 사례가 많았다며 이번 사업 역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 장악 후 또 다시 소비자 부담만 가중시키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또 도보 배달이 기본이지만 다른 교통수단 이용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시간과 서비스의 질 면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따른다.

카카오모빌리티 CI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 CI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의 배달 사업 진출을 환영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신규 서비스를 바라보는 소비자들 관심은 배달비 인하다.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등에 이어 경쟁력을 가진 사업자가 뛰어들면서 배달비 인하를 기대하는 것이다. 현재 2km 미만이라도 단건 배달인 경우 2000~4000원대에 배달료가 형성돼있기 때문에 카카오가 저렴한 가격을 들고 나올 경우 메리트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배달 업체들은 경쟁에도 불구하고 치킨 게임을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는 점 역시 소비자에겐 호재다. 배달 앱 이용자의 경우 다른 플랫폼 대비 충성도가 낮아 여러 앱을 깔아두고 쿠폰 유무에 따라 주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규 사업자의 등장과 관련,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 기업마다 이용자 수를 늘리려 할인 프로모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편으로는 카카오모빌리티 도보 배송의 확장도 기대할만하다는 평이다. 이번 카카오모빌리티 행보는 우선 틈새시장을 공략한 뒤 배달 시장 전반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겠단 전략으로도 읽힌다. 즉 대형 프랜차이즈와 협업해 서비스를 선보이고, 일반 소상공인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CU나 올리브영 같이 픽업이 비교적 쉬운 곳들이랑 가맹점을 갖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90% 이상이 가맹점이라 사실 프랜차이즈라고 해도 개인 소상공인이나 마찬가지다.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를 운영하겠다고 하는 것은 개별 지역 개인 사업자 대상으로 서비스 확대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대신 근거리 배송이다 보니 다른 배달 서비스와 차이가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도보 배송 추가로 일자리 플랫폼 진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카카오T 앱은 사람들이 대리운전, 퀵 서비스, 택배에 이어 배달까지 다양한 일자리를 오가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도 “1.5km 내 근거리 배송이고,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특히 시니어와 주부 등 경제 활동 참여가 취약하신 분들도 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도보 배달 영역에 초점을 맞췄기에 이전 시장과 다른 수요가 생길 것이라며 새롭게 시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이 배달 경쟁에서 우위를 보여 우려를 불식시키고 향후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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