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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무엇이 다를까?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6.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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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그동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져 왔으나, 사실상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ESG 공시기준이 마련되지 못해 현장에서의 혼란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통합된 ESG 표준 공시기준이 머잖아 확립될 것으로 전망되며 관계 당국과 기업, 투자자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ESG 관련 활동을 평가하고 측정하는 일관되고 공통된 기준은 없었다. 이에 기업과 투자자 모두 ESG 측정과 평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기업으로서는 공시기준이 마련돼야 그에 맞춰 ESG 활동을 관리하며 성과 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고, 투자자 역시 신뢰할 만한 성과 측정 지표가 있어야 제대로 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신뢰성 있는 ESG 기준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GRI), 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SASB), 기후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등이 그동안 나름의 기준을 제시해왔고, 이들 기준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상당히 신뢰성 있게 받아들여져 왔다. 실제로 많은 주체가 이를 참고해 기업의 ESG 경영을 측정 및 평가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적으로 통합된 ESG 표준 공시기준이 머잖아 확립될 것으로 전망되며 관계 당국과 기업, 투자자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국제적으로 통합된 ESG 표준 공시기준이 머잖아 확립될 것으로 전망되며 관계 당국과 기업, 투자자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먼저 GRI가 제시한 공시기준인 ‘GRI 표준’은 작성 지침, 공통 작성 항목, 조직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 등으로 이뤄진 공통 표준과 함께 경제 7개, 환경 8개, 사회 성과 19개, 총 34개 항목으로 구성된 주제별 표준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요구에 적합한 상장사 ESG 공시기준을 개발하기 위해 2011년 설립된 SASB도 77개 산업별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비재무적 이슈를 공개하는 보고 표준을 2018년 발표한 바 있다. 이 표준은 기업 간 성과를 비교할 수 있어 투자자 관점에서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평이다.

국제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도 기후변화가 기업의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효과적으로 공개하기 위한 권고안을 만들 목적으로 2015년 TCFD를 설립해 기후 관련 공시 권고안을 2017년 발표했다.

이들 각 이니셔티브가 제시한 기준들은 모두 나름 신뢰할 만한 ESG 기준이긴 하나, 그럼에도 시장 참여자들로서는 통합되고 일관된 기준이 절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요구에 맞춰 그간 독자적으로 공시기준을 제시해왔던 GRI, SASB 등은 국제통합보고위원회(IIRC), 기후공시기준위원회(CDSB) 등과 함께 2020년 9월 공동표준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이 국제 지속가능성 기준위원회(ISSB) 설립을 공식화하며, 올해 6월까지 통일된 ESG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ISSB와 GRI가 지속가능 보고 기준을 통합하기로 했고, CDSB, TCFD를 비롯해 현재의 IFRS 보고 체계를 만든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와 세계경제포럼까지 ISSB에 참여하면서, ISSB가 ESG에 대한 국제 표준 공시기준을 제정하게 됐다.

ISSB는 지난 3월 31일 지속가능성 공시를 위한 최초의 기준서인 ‘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초안을 발표했다. 전 세계 수많은 주체로부터 검토 및 피드백 작업을 거쳐 완성될 기준은 향후 기업의 ESG 평가를 위한 지속가능성 공시의 글로벌 표준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은 ‘IFRS S1 일반 요구사항’과 ‘IFRS S2 기후 관련 공시’ 두 가지로 구분된다. 전자는 기업이 모든 유의적인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한 정보를 공시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후자는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를 중점으로 기존 TCFD 권고안과 SASB 기준에서 도출된 산업 분류에 맞춘 지표들을 통합해 담고 있다.

ISSB 공시기준이 향후 국제적으로 통일된 표준 공시기준으로서 국내 산업 전반과 금융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나라 금융위원회와 한국회계기준원은 지난달 두 공개초안의 번역본을 공개하고, 우리나라의 공식 의견을 ISSB에 제출하기에 앞서 현재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수렴 중이다.

ISSB는 향후 모든 피드백을 고려해 연말까지 두 개의 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해당 심의 기간에 적합한 시행일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한국회계기준원에 자문을 구했다.

윤나영 한국회계기준원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은 다양한 이니셔티브의 연합 형태로 마련된 것으로서, 기존 기준들보다 범주가 훨씬 폭넓고 다양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IFRS 재단이 현재 전 세계 모든 기업에 적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사항을 만드는 것을 주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들로서는 이번에 제시된 공시기준이 까다롭다고 느낄 수 있는데, 이는 몇몇 측면에서 실무적으로 산정이 어렵거나, 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또 지배구조를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는 등 기타 까다로운 사항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 기준들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선별해 적용하더라도 준수한 것으로 인정해줬다면, 이번 공시기준은 기업들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면 제시된 모든 기준을 준수해야만 이를 인정해준다는 점이다.

윤 선임연구원은 “현재 IFRS 국제 회계기준의 의무 적용 여부를 각국이 결정한 것처럼 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의무 적용 여부 역시 각국 증권감독기구에서 결정할 일”이라면서 “다만 금융당국의 의무화 여부와는 무관하게 기업들 스스로 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준수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제시된 모든 기준을 준수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머잖아 제정될 것으로 기대되는 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전 세계 모든 기업에 통용될 수 있는 기준인 만큼, 지금껏 기업들이 임의로 제시해온 ESG 기준보다 공신력 있는 기준으로서 훨씬 일관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도입에 앞서 많은 부분을 개편해야 하는 기업들이 한차례 진통을 겪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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