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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주택매매량 줄고 미분양 늘고...금리 상승기의 '거래절벽'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7.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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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세계적인 긴축 기조에 맞춘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주택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량이 줄어들고 미분양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언제 멈출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주택 매매는 계속 정체되면서 가격 하락도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29일 내놓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총 31만2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만9323건)보다 44.5% 줄었다. 최근 5년 평균(47만7892건)과 견주면 35.1% 감소했다. 상반기 매매량은 2019년 31만4000건에서 이듬해 62만1000건으로 급증한 이후로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지역별로는 수도권(12만3831건)이 지난해 동기 대비 55.5% 줄어들어 18만6429건의 지방(-33.7%)보다 감소폭이 컸다. 서울(3만4945건)의 경우 52.0% 감소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18만4134건)의 감소폭이 50.6%으로 가장 컸다.

임대차 신고제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합산한 상반기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57만467건으로 1년 전보다 35.5% 늘었다. 5년 평균(101만7166건) 대비로는 증가폭이 54.4%다.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의 비중은 상반기 51.6%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5년 평균(41.4%)보다도 1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치솟는 금리에 얼어붙은 주택 매매 심리를 반영하듯 미분양도 증가 추세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2만7917호로 전월보다 2.0% 늘었는데,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4456호)의 증가세가 한 달새 25.1%로 커졌다. 공사 완료 뒤에도 분양이 이뤄지지 않는 '준공 후 미분양'은 7130호로 전월보다 4.4% 늘었다. 수도권의 이같은 ‘악성 미분양’ 물량은 전월보다 46.1% 늘어난 837호인데, 특히 서울의 경우 215호로 5월(37호)보다 481%나 폭증했다.

상반기 전국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25만9759호로 1년 전보다 12.6% 늘었지만, 수도권(9만6157호)은 17.8% 줄었다. 주택 착공 규모는 18만8449호로 30.0% 감소했는데, 수도권(10만787호, -25.8%)보다 지방(8만7662호, -34.3%)의 감소폭이 컸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착공 실적은 13만9759호로 30.1% 줄었다. 전국의 공동주택 분양 물량(11만6619호)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7.0% 감소했고, 주택 준공(18만3277호)은 3.0% 증가했다.

상반기에만 한국은행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높아진 대출금리의 허들과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면서 확산한 관망세 등으로 주택 거래절벽은 심화됐고 분양시장도 그만큼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내외적으로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이 커지면서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하반기에도 주택 매매는 더욱 위축되고 주택 가격 또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 주택 통계 주요 내용 [그래픽=연합뉴스]
상반기 주택 통계 주요 내용 [그래픽=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2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시장금리의 가파른 상승과 향후 정책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분간 주택 매매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매매 가격도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매매와 전세 가격의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국의 주택 매매·전세 가격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부터 9개월가량 둔화하는 추세다. 2분기 유형별 주택매매 가격은 아파트가 전분기보다 0.16% 떨어졌고, 연립·다세대주택(0.09%)과 오피스텔(0.10%)의 상승세도 둔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2분기 주택 전세 가격은 수도권은 소폭 하락하고 비수도권의 상승폭은 둔화돼 0% 안팎의 낮은 상승률을 보였는데, 특히 아파트가 전셋값 하락을 이끌었다.

2분기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1분기(8조5000억원)보다 줄어든 7조1000억원이다. 대출금리 인상에 따라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세자금대출도 3조1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KDI의 분석으로는 현재 주택시장 조정이 장기화하는 것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대출금리와 금리 경로에 대한 향후 불확실성 등에서 비롯된다. KDI는 "기준금리 상승 배경인 물가 상승, 높은 건설비용 등은 임대료에 상방 압력으로 서서히 작용할 수 있으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당분간 주택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대출을 통한 주택 매수 심리가 갈수록 위축되면서 상반기에 지속된 주택 거래절벽 현상은 금리 상황에 따라 앞으로도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75%까지 높아진 기준금리에 맞춰 장·단기 지표금리가 오르면서 지난달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9년 4개월 만에 4%를 돌파, 주택 거래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6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5월(4.14%) 대비 0.09%포인트 오른 연 4.23%를 기록했다. 2013년 9월(4.26%) 이후 7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13개월 연속 증가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4.04%로 5월보다 0.14%포인트 상승, 2013년 2월(4.06%) 이후 8년 4개월 만에 4%대에 진입했다.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조달비용이 커짐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급등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5월(1.98%) 대비 0.40%포인트 오른 2.38%다.

이달 한국은행이 사상 초유의 '빅스텝(기준금리 0.5% 인상)'까지 단행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6,7월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적어도 3분기까지는 국내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당국의 예상이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올해 안에 2.27~3.00%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출 이자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저금리 시대에 치솟던 집값도 하락 추세선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주택 거래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지는 금리 상승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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