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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폭우 속 빛난 의인 9명, ‘포스코히어로즈’로 선정

  • Editor. 강지용 기자
  • 입력 2022.09.0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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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지난달 8일 월요일, 물 폭탄 수준의 폭우가 수도권을 비롯해 강원도와 충청도 일부까지 쏟아지면서 2011년 중부 지역 폭우 사태 못지않은 비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비구름이 서울 한강 이남 지역과 경기남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를 뿌리면서 대부분의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도로가 침수되는 등 대형 피해가 속출했다. 더구나 월요일 퇴근길과 겹치며 도심 교통이 마비되고, 무더운 날씨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비위생적 환경으로 질병 확산까지 걱정할 상황에 놓였다.

지난달 8일, 중부 지역 중심으로삽시간에 쏟아진 폭우는 서울 도로를 마비했다. 사진은 침수된 서울 강남구 
지난달 8일,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진 폭우로 인해 서울 남서부 지역의 주요 도로와 제반시설이 대거 침수되거나 마비됐다. 사진은 침수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근의 도로.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이 날,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일대는 시간당 무려 141.5mm의 강우량을 기록했으며 이는 1942년 8월,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서 측정된 118.5mm의 공식 최대 강우량을 넘어선 수치다. 이날 일일 강우량도 381.5mm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1920년 8월 2일 공식 측정된 최대 일일 강우량 354.7mm를 훌쩍 넘겼다.

1907년 서울시가 근대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15년 만에 최고 시간당 강우량, 일일 강우량을 모두 갈아치운 날로 기록될 만큼 폭우 수준은 상상을 초월했다. 다시 말해 여름철 한 달 강수량이 8일 하루에만 집중적으로 쏟아진 것이다.

이번 피해로 주요 제반 시설이 붕괴되거나 침수됐으며 정전이 되거나 도로가 마비됐다. 또 지대가 낮은 곳에 주차돼 있던 차량들 대부분이 침수되면서 지난달 11일 업계 기준, 침수차량 신고는 1만 건을 넘겼고 추정 손해액은 무려 1000억원을 넘겼다. 심지어 국내 유명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서비스가 폭우의 영향으로 먹통이 되는 일까지 일어났다.

특히 이날 20시 30분 경,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한 반지하 주택 침수로 48세 발달장애인 언니, 47세 여동생, 여동생의 13세 딸 등이 이웃들의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런 폭우에 화를 입는 등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의 인명피해가 커지면서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조사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인명피해는 △사망 14명 △실종 2명 △부상 26명으로 추산됐으며 재산 피해는 658억원, 이재민은 876세대(1570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쏟아진 폭우는 인근 저지대나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이웃들의 인명피해를 야기했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쏟아진 폭우는 인근 저지대나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이웃들의 인명피해를 야기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런 위기 속에서 나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비상 상황에서 자신을 희생하고자 노력한 시민들의 용감한 모습 역시 향후 속속들이 밝혀지면서 이들의 용기를 치하하고 보상하는 자리도 마련돼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청암재단이 기상 관측 사상 최악의 폭우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이웃의 생명을 구한 시민 9명을 포스코히어로즈로 선정하고 지난달 30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상패와 장학금을 수여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포스코히어로즈 9명은 △권우재 씨(29세) △김진학 씨(27세) △박병일 씨(57세) △박종연 씨(56세) △유인천 씨(59세) △은석준 씨(24세) △임성규 씨(64세) △표세준 씨(26세) △한백호 씨(40세)다.

일 강수량 3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수도권을 강타한 지난달 8일 월요일, 박병일 씨는 동네 안전을 살피러 나왔다가 같은 건물 반지하 주택에 사람이 갇혔다는 소리를 듣고 유인천·한백호 씨와 함께 반지하 주택 방범창을 뜯어 가족 3명의 탈출을 도왔다.

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반지하 주택에 사람이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며 주민 2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또한 물이 점점 더 차오르자 동네를 돌며 배수관을 막고 있던 쓰레기를 치워 물이 쉽게 빠질 수 있도록 도왔다.

박병일 씨는 “동네 분들과 함께 가족과도 같은 이웃 주민들을 구해서 매우 뿌듯하다”며 “홍수를 경험하고 나니 배수관 청소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고 포스코히어로즈 선정 소감을 밝혔다.

같은 날 권우제·김진학·박종연·은석준 씨도 폭우로 고립된 반지하 주택에 사는 청년의 생명을 구했다. 은석준 씨는 이웃집에 물이 찼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뜻 반지하 건물 내부로 헤엄쳐 들어가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알렸다.

포스코청암재단이 지난달 30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히어로즈 9명에게 상패와 장학금을 수여했다. 사진은 기념식에 참석한 방미정 포스코청암재단 사무국장(왼쪽부터)과 포스코히어로즈로 선정된 임성규 씨, 은석준 씨, 박종연 씨, 김진학 씨, 권우재 씨, 박병일 씨, 유인천 씨, 한백호 씨, 표세준 씨 그리고 오동호 포스코청암재단 상임이사.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청암재단이 지난달 30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히어로즈 9명에게 상패와 장학금을 수여했다. 사진은 기념식에 참석한 방미정 포스코청암재단 사무국장(왼쪽부터)과 포스코히어로즈로 선정된 임성규 씨, 은석준 씨, 박종연 씨, 김진학 씨, 권우재 씨, 박병일 씨, 유인천 씨, 한백호 씨, 표세준 씨 그리고 오동호 포스코청암재단 상임이사. [사진=포스코 제공]

밖에서 상황을 살피던 권우제·김진학·박종연 씨는 방범창을 뜯고 유리창을 깨 갇혀 있던 청년의 손을 잡아 끌어올렸다. 당시 방 천장까지 물이 차올랐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라 구조 상황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이들의 악전고투 속에서 청년이 구조되자 “살았다”, “이제 됐다”를 외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임성규 씨 역시 같은 날 서울시 동작구 성대시장 인근 주택 골목의 반지하 주택에 80대 노부부가 갇혀 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에 방범창을 뜯어내고 빗물이 들어찬 집안으로 진입해 거동이 불편한 노부부의 생명을 구했다.

표세준 씨의 경우, 서울 서초동 왕복 6차선 도로에서 물에 잠긴 차량 트렁크 위에 간신히 몸을 기댄 채 살려달라고 외치는 여성을 발견했다. 그는 즉시 주변에 있던 주차금지표지판을 들고 도로로 뛰어들었다. 턱 밑까지 차오르는 흙탕물 속을 헤엄쳐 고립돼 있던 여성에게 다가간 표세준 씨는 주차금지표지판을 여성에게 건넨 뒤 붙잡게 하고 헤엄쳐 무사히 구조했다.

이들의 공로를 치하하고 기념하는 포스코히어로즈 펠로십은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자신을 희생한 의인이나 의인의 자녀가 안정적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회적 귀감이 되는 공직자나 일반 시민들을 적극 발굴해 의로운 행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우리사회 구성원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도울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2019년 제정됐으며 현재까지 총 71명의 포스코히어로즈가 영예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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