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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 ‘하늘을 나는 택시’ UAM 시장 선점 나선다

  • Editor. 강지용 기자
  • 입력 2022.09.1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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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차 밀리는 것 생각하면 지긋지긋하다”

출퇴근 시, 밀려드는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체력이 방전되는 것은 꼭 기분 탓일까? 상습 정체 구간에 이를수록 짜증만 나고 몸은 지쳐간다. 그러면서 문득 이럴 바에는 공상과학(SF)에서 다룰 법한 생각도 스쳐간다.

“밀린 차들 위로 하늘을 날아 이동할 수 있다면?”

예전이라면 망상에 불과하겠지만 머지않아 현실이 될 법하다. 에어택시 등을 위시한 도심항공교통(UAM)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UAM은 활주로 없이 수직이착륙(VTOL)이 가능한 개인 항공기(PAV)를 활용할 수 있어 하늘을 도로 삼아 도심 내 빠른 이동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11월 11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열린 UAM 비행 시연 행사에서 독일 UAM개발사 볼로콥터가 개발한 2인승 eVTOL '볼로시티'가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1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열린 UAM 비행 시연 행사에서 독일 UAM개발사 볼로콥터가 개발한 2인승 eVTOL '볼로시티'가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UAM이 지상의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있고, 도심에서의 이동 효율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각광받게 되면서 전 세계적 관심도 커지는 추세다.

김아람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지난 4월 동아일보에 기고한 ‘도심항공 모빌리티(UAM)는 어디에서 타나요?’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 유럽연합 항공안전국(EASA)은 에어택시 및 전기수직이착륙(eVTOL) 항공기를 위한 이착륙장(버티포트)의 설계 규격을 담은 ‘eVTOL 이착륙장 구축 지침서’를 발간했다.

이는 전 세계 주요 UAM 관련 기업들이 기체 개발, 실증 테스트 등과 관련해 EASA와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인증을 받으려 노력함에 따라 빠르게 기준을 발표해 기업들의 사기를 북돋우려 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역시 UAM 상용화를 위해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집중 지원하고 있다. 2000년 초부터 미항공우주국(NASA)이 중심이 돼 PAV 연구에 착수한 미국은 알라카이, 베타 테크놀로지, 조비 에비에이션, 알라카이 등 15개 기업을 협업 대상으로 선정해 이들이 개발한 비행체의 기체 테스트, 안전성 인증, 전문 인력 지원 등에 힘쓰고 있다.

미국 의회도 UAM 관련 법안을 정비하며 조기 상용화를 위한 흐름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일례로 미국 공화당은 '항공 택시'를 포함한 첨단 이동수단에 대한 지원 확대 법안을 의결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지난 2020년 5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 발표를 통해, 올해부터 2024년 사이 실증을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는 부분적 상용화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어 2030년부터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해 2035년까지 100개 노선과 호출형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UAM 선도국가로의 도약 및 도시경쟁력 강화 △교통혁신으로 시간과 공간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 △첨단기술 집약으로 제작, 건설, 정보통신기술(ICT) 등 미래형 일자리 창출 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UAM 관련 시장은 2020년 26억달러(3조6244억원) 수준이었다. 향후 미래 모빌리티가 다양해지고 UAM과 연결되는 주변 교통 시스템 역시 발달하면서 UAM 인프라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91억달러(12조6854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연평균 13.5%의 성장 속도를 감안한 수치다.

2020년 삼정KPMG가 발간한 ‘하늘 위에 펼쳐지는 모빌리티 혁명, 도심항공모빌리티’ 보고서에서도 UAM 시장에 대해 “2030년이면 전 세계에서 1200만명이 UAM을 이용할 전망이며, 북미·유럽의 대도시보다 서울, 도쿄, 상하이, 델리 등 아시아 메가시티에서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듯 세계가 나서고, 우리 정부도 흐름에 발을 맞추면서 ‘하늘을 나는 택시’를 선보이기 위해 미래 UAM 시장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의 각축전 또한 뜨거워지는 추세다.

한화시스템·SK텔레콤(SKT)·한국공항공사로 이뤄진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이 2025년 제주도에서 국내 최초 UAM 상용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제주공항과 주요 관광지를 잇는 시범 운행 서비스를 전개하며, 버티포트와 UAM 교통 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K-UAM 드림팀은 14일 제주특별자치도 탐라홀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형 UAM 시범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 참석한 각 사 대표들은 민간기업·공기업·지자체의 강점을 융합하는 초협력적 사업모델로 UAM 상용서비스의 국내 최초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화시스템·SKT·한국공항공사로 이뤄진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이 2025년 제주도에서 국내 최초 UAM 상용 서비스를 선보인다. 사진은 상용 서비스를 위해 제주에 건설될 UAM 버티포트 조감도. [사진=한국공항공사 제공]
한화시스템·SKT·한국공항공사로 이뤄진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이 2025년 제주도에서 국내 최초 UAM 상용 서비스를 선보인다. 사진은 상용 서비스를 위해 제주에 건설될 UAM 버티포트 조감도. [사진=한국공항공사 제공]

컨소시엄과 제주도는 지난달 ‘도심항공교통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발의되는 등 UAM 시범사업을 위한 제도적 논의가 시작된 만큼, 안전한 운항 환경과 충분한 관광 수요를 가진 제주도에서 현재의 항공 시스템, 인프라 등을 수정·보완해 사업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제주도가 지닌 국내 최대 관광지로서의 입지적 측면은 대중 수용성 확보에 용이하고, 한국공항공사가 보유한 제주공항과 항행 시설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때문에 신속한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평이다.

컨소시엄은 2025년 제주 UAM 시범 사업을 위해 각자 역할을 배분하기로 했다. 먼저 △한화시스템은 UAM 기체 개발과 제조·판매·운영·유지보수(MRO), 항행·관제 솔루션 개발 △SKT는 미국 기체 제조사인 조비 에비에이션과 협력 체계 기반 UAM 서비스 제공과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운영, UAM용 통신 시스템 담당 △한국공항공사는 UAM 버티포트 구축, 공사가 운영하는 항행 안전시설 인프라 등을 활용해 UAM 교통관리서비스 제공 △제주도는 UAM 운용부지·인프라 제공, 인허가 행정 지원 등 사업 추진을 위한 정책 환경과 UAM 생태계를 조성한다.

한화시스템은 독보적인 센서·레이다·항공전자·ICT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2019년 7월 국내 최초로 UAM 시장에 진입해 UAM 기체인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에 있다.

또, 내년 실물 크기의 무인 시제기 최초 비행 시험을 계획 중인 한화시스템은 공동 개발사인 미국의 오버에어와 함께 2025년 미국 연방항공청의 형식인증 획득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UAM 운항에 필요한 항행·관제 인프라(CNSi) 통제 시스템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내년부터 2024년까지 전남 고흥 및 수도권 등지에서 정부 실증사업인 K-UAM 그랜드 챌린지 1~2단계를 통해 안전성을 검증하고, 이와 더불어 UAM 수직이착륙장인 버티포트 등 지상 인프라를 구축해 2025년 제주도에서 UAM 시범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더하여 향후 미래 기술을 접목해 복잡한 도심 UAM 운항의 기반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현재 미국 LA·플로리다, 프랑스 파리, 일본 오사카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이 2024부터 2025년 사이 UAM 상용화를 목표하는 가운데 제주도 시범 사업은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시스템의 UAM 기체인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버터플라이' [사진=한화 제공]
한화시스템의 UAM 기체인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버터플라이' [사진=한화 제공]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한화시스템은 미래형 항공기체(AAV) 개발·운항·인프라 등에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며, UAM 상용화까지 안전성을 검증하고 국내 여건에 맞는 운영 및 기술 기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이 관광·문화자원이 집약된 제주에서 새로운 교통수단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낮추고,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도 “친환경 관광명소인 제주도를 UAM의 혁신 기반으로 성장시켜 미래 모빌리티의 서비스의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겠다”며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중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제주도 시범사업은 지난 40여년 간 우리나라의 항공 안전을 책임져 온 한국공항공사의 노하우와 기술을 기반으로 한화시스템과 SKT가 보유한 미래 기술·자본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융합하는 초협력적인 사업 모델로 우리나라가 UAM 산업의 글로벌 선도 국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끊임없는 도전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한화시스템·SKT·한국공항공사 3사는 앞서 지난해부터 UAM 생태계 조성을 위해 협력해 왔으며 지난 4월 한국교통연구원,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을 포함해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을 발족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한국교통안전공단 또한 ‘UAM 생태계 조성 및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같은 날 체결했다.

이번 MOU는 UAM 관련 인프라 설계와 시공‧배터리 충전 기술 및 도심형 항공기 관련 기체 개발 등 전문성을 보유한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UAM 분야의 안전 관리 및 산업 지원 노하우를 지닌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손을 잡고 향후 안전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UAM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MOU 세부사항을 살펴보자면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관련 제도 구축·개선·지원 △K-UAM 상용화 관련 공동 연구 및 자문 △모빌리티 인프라 관련 기술 검토 및 자문 △버티포트 설계·시공 기술 협력 △정부 정책 관련 조사‧연구, 인력 양성, 행사 교류 등이 담겼다.

대우건설은 지난 5월 K-UAM 사업을 위해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아스트로엑스 △휴맥스모빌리티와 컨소시엄을 조성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 아스트로엑스는 UAM 비행 기체 개발을 담당하고 있고, 휴맥스모빌리티는 비행 기체 배터리 충전기와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14일 UAM 생태계 조성 및 산업 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은 오영현 휴맥스모빌리티 대표(왼쪽부터), 전부환 아스트로엑스 대표,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정재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이  K-UAM 관련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14일 UAM 생태계 조성 및 산업 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은 오영현 휴맥스모빌리티 대표(왼쪽부터), 전부환 아스트로엑스 대표,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정재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이 K-UAM 관련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대우건설 제공]

이어 대우건설은 UAM의 공항 역할을 담당하는 버티포트 설계와 시공을 개발하고 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UAM 실증을 위한 기체 도입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타사와는 달리 안정성 인증이 곧 완료될 아스트로엑스의 기체를 활용한 실증을 선제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도로‧철도‧항공 등 교통 전 분야에서 교통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으며 △ 드론 신고, 자격, 교육, 사용사업 관리 등 드론 종합안전관리 △드론·UAM 관련 법률 연구 및 제정 지원 △K-UAM 핵심 기술개발사업 기획 △UAM 관련 제도 및 정책 연구 △드론·UAM 관련 안전 관리 및 산업 활성화 지원 등 드론·UAM 분야에서 정부 정책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는 “대우건설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은 다수의 교통 인프라 공사에서 협업한 인연이 있는 만큼 이번 MOU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MOU에 참여한 기관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K-UAM의 상용화에 힘쓰며 향후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도 ”이번 MOU는 UAM의 상용화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민관협력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MOU 참여 기관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UAM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모빌리티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UAM 서비스 사업이 초기 △공항 △철도 △터미널 등을 중심으로 시작해 △아파트 △상업용 건물 등 민간 영역으로 서비스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에 기존 교통 체계와의 유기적인 연계를 위한 입지를 선정해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전 세계에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K-UAM 인프라 체계 구축에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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