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신분증이 어딨지?”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A씨(34)는 모처럼 휴가를 맞아 짐을 챙겨 아침 일찍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앱을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비행기 티켓을 발권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제주로 가려던 찰나, 탑승 수속 전 맥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핸드폰에 카드만 갖고 다니는 것이 익숙해서 신분증을 깜빡 놓고 온 것이다.

악명 높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정부 정책이 올해부터 대폭 완화되면서 억눌렸던 여행 욕구를 풀고자, 또는 신속한 항공편으로 비즈니스 업무차 공항을 찾는 인구가 늘고 있다. 으레 명절이나 휴가철이 아니고선 한가했던 수화물 심사대 앞이 최근 들어 북적이는 추세다.

탑승을 앞두고 신분증 준비는 필수다. 버스, 기차와 달리 항공편은 더욱 엄격한 안전이 중시되는 교통수단인 만큼 주민등록증 또는 운전면허증과 같이 신분증을 지참해야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A씨처럼 신분증을 챙기지 못한 사례가 생각보다 많다. 2019년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았거나 분실해 국내선 항공편에 탑승하지 못한 인구만 1만명에 달했다는 한국공항공사 자료가 이를 방증한다.

그러면 앞으로도 신분증이 없을 경우 국내선 비행기 탑승은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금융기관 9곳과 금융결제원, 한국공항공사가 손을 잡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신한은행 △우리은행을 비롯한 국내 9개 금융기관·금융결제원은 한국공항공사와 '바이오인증 공항연계 서비스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바이오인증 공항 연계 서비스는 고객의 손바닥 정맥 정보를 활용해 신분증 없이 본인 확인을 하고 국내 공항의 무인 스피드게이트를 빠르게 통과할 수 있는 서비스다.

바이오인증 공항연계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은 거래하는 금융기관에 유효한 신분증을 지참하고 방문·신청하면 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400여개의 스마트 키오스크, 디지털 데스크에서 손바닥 정맥을 등록하고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으며, 우리은행 이용자는 영업점과 디지털데스크(화상창구)에서 손바닥 정맥 정보를 등록하면 된다. 기존 서비스 고객은 영업점에서 공항 연계 서비스만 신청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이번 MOU에 참여한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그간 손바닥 정맥을 활용해 자동화기기 이용 및 본인 확인 업무를 진행해 온 새마을금고에서 비 금융분야에 바이오 정보를 활용한 첫 번째 사례“라면서 향후 바이오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손바닥 정맥은 위변조가 절대 불가한 바이오 정보로 이런 정보들을 활용한 서비스가 다양한 영역에서 확장되고 있다”며 “신한은행은 손바닥 정맥뿐만 아니라 얼굴 정보 등 다양한 바이오 정보를 등록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며 이를 활용해 고객들이 더 쉽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 역시 “이번 생체인증 공항 연계 서비스로 우리은행 고객이 공항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고객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