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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에 불어닥친 한파, 실적 악화에 경고등?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12.2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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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국내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환경에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정점을 찍고 유의미한 하락세를 보이는 국채 금리와 달리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채권(여전채) 금리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기준 AA+ 등급 3년물 여전채 발행금리는 5.57%로, 1년 전 수준(2.35%)보다 2.4배 치솟은 상황이다. 수개월째 5%대에 머물러 있는 높은 물가상승률을 잡고, 역전된 한미 금리 차로 인한 외화유출을 막고자 한국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데 더해,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초래된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환경에 경고등이 켜졌다. [사진=여지훈 기자]
국내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환경에 경고등이 켜졌다. [사진=여지훈 기자]

같은 액수의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1년 전보다 2배가 넘는 이자 비용을 치러야 하는 카드사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같은 만기 국채 금리와의 스프레드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 카드사가 높은 금리를 약속함에도 불구, 여전채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3년물 국채와 AA+ 등급 여전채의 금리 스프레드는 19일 기준 2.03%포인트(p)로, 1년 전 0.59%p에 비해 4배 가까이 확대됐다. 문제는 하락추세에 진입한 국채 금리와 달리 여전채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러한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실제로 자금조달 비용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이미 여러 카드사가 지난 3분기(누적 기준) 역성장을 겪은 바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3분기 누적 순이익 35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754억원) 대비 5.2% 감소했고, 하나카드는 1656억원으로 전년 동기(1990억) 대비 16.8%, 현대카드는 2078억원으로 전년 동기(2506억원) 대비 17% 급감했다. 누적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롯데카드를 제외하고는 신한카드(9.2%)와 삼성카드(8.2%), 우리카드(2.6%) 역시 한 자릿수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선방했을 뿐이다.

그러나 성장세를 유지한 카드사라도 향후 실적 악화 우려에서 자유롭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과 11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 전반이 타격을 받으며 여전채 금리가 6%대까지 치솟은 상황이 지난 3분기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채권시장안정펀드 투입과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 완화 기대감으로 치솟았던 금리가 다소 안정화되는 모양새지만, 여전채 금리가 지난 1~3분기 평균을 월등히 웃돌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적 개선을 위한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 혜택 종료 및 축소 움직임이 포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3년물 국채와 여전채(AA+) 스프레드 추이 [사진=금융투자협회 제공]
3년물 국채와 여전채(AA+) 스프레드 추이 [사진=금융투자협회 제공]

현대카드는 이듬해 1월 31일까지 제공키로 했던 가맹점 업종별 최대 12개월 무이자 할부 및 부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지난달 15일 조기 종료한 바 있고, 삼성카드 역시 이듬해부터 프리미엄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키로 한 프리미엄 리워즈 서비스의 최대 무이자 할부 기간을 등급별로 1~2개월 단축한다고 이달 초 공지한 상태다.

이외에도 대형 유통가맹점, 온라인 쇼핑몰 등과 제휴해 제공해오던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 혜택 서비스도 종료 또는 축소되는 추세다. 이는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단기신용대출 이자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카드사들이 자금조달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까지 소비자들에게 장기간 무이자 혜택을 제공할 정도로 충분한 여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향후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신용대출채권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카드사의 자산 건전성이 더욱 악화해 내년 2분기 이후로는 금리 스프레드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현재 카드사들이 장기 기업어음(CP)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다른 자금조달 수단을 이용하고는 있지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여전채”라면서 “여전채 금리가 내려와야만 카드사들로서도 비로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들로서도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대출 기준 강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금융자산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이러한 리스크 관리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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