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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vs 저축은행, 수수료율 논쟁 왜?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3.01.0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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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최근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높은 조달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대출 문을 속속 걸어 잠그는 모양새다. 이에 지난해 12월 말에는 금융당국까지 나서 올해 상반기 적용될 민간 중금리 대출 상한을 카드업권 2%포인트(p), 캐피탈·저축은행업권 1.5%p 만큼 상향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2금융권의 대출 취급 감소에 대출 중개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편취가 일부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목을 끈다.

문제의 발단은 토스·카카오페이 등 대출 중개 플랫폼이 저축은행에 부과하는 수수료율이다. 현재 플랫폼업체들은 플랫폼 입점 저축은행들에 평균 1.7~1.8%의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는데, 이는 시중은행에 부과하는 수수료율 대비 3~4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최근 금리 전반이 치솟은 탓에 덩달아 뛴 조달비용에 가중해 중·저신용자 대출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하는 저축은행들로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도한 수수료율도 문제이지만 은행권과 차등을 두는 현행 방식도 합당치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출 중개 플랫폼과 저축은행 간 수수료율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출 중개 플랫폼과 저축은행 간 수수료율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플랫폼 측에서는 고객에게 4~5%대의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제1금융권과 10%대 중후반의 금리를 적용하는 제2금융권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 만큼 2금융권에 더 많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저축은행 측은 중·저신용자 대출 관련 리스크는 일절 분담하지 않으면서 플랫폼업체가 과도한 사익을 편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위주의 대출을 시행하는 저축은행으로서는 경제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그만큼 높은 리스크를 감내하고 대출을 실행하는 상황”이라며 “만약 플랫폼을 통해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고객이 연체했을 시 과연 플랫폼 측에서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고 리스크를 감수하는 부분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모든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저축은행으로서는 이점을 감안해 대출금리를 높게 적용한 것일 뿐 그것이 플랫폼업체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율 부과는 중·저신용자 대출금리를 올리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해 향후 중·저신용 대출자들에게 더 큰 짐을 지우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만약 수수료율 관련 논의에 더 이상의 진전이 없다면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중개 계약을 위임받아 플랫폼 간 입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이 경우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플랫폼에만 입점하고 다른 플랫폼에서는 철수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출 중개 플랫폼업체들로서도 할 말은 있다. 한 플랫폼 관계자는 “대출 전 심사를 진행하고 리스크를 측정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저축은행들의 몫”이라며 “모든 대출에 대해 리스크를 측정하고 이를 분담하라는 것은 플랫폼업체에 대한 지나친 요구”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그는 “수수료라는 게 어느 한쪽이 강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시장 논리에 따라 플랫폼과 제휴은행 간 협의로 결정해 왔다”며 “저축은행들로서도 해당 모델 출시 후 지난 3년여간 수지타산에 맞았기 때문에 그간의 수수료율을 수용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금리 전반이 급격히 오르며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다 보니 이를 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수수료율을 낮추자는 말이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휴은행들에 부과하는 높은 수수료율은 단지 1금융권과 2금융권의 대출금리 차이 때문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다른 플랫폼업체 관계자는 “1금융권 내에서도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간 수수료율 차이가 존재한다”면서 “그동안 고객의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2금융권의 상품 채널을 확대하고 활성화하는 데 대출 중개 플랫폼이 이바지한 부분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에 입점함으로써 저축은행들은 과거 대출 모집인을 통해 상품을 취급했을 당시보다 중개 수수료율이 크게 낮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며 “이점을 고려해 향후 서로 간 협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높은 수수료율의 타당한 근거가 없다는 저축은행과 시장 논리에 따라 산정된 것일 뿐이라는 대출 중개 플랫폼. 수수료율에 관한 논의가 이제 막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플랫폼업체와 저축은행 간 본격적인 협의는 아직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의견 조율에 따라 특정 플랫폼 내 저축은행 대출상품 취급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새해 벽두부터 업계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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