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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피자의 위기? 당당치킨 사태와 같거나 다르거나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3.01.04 09: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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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난공불략이라고 간주되던 프랜차이즈 피자가 흔들리는 중이다. 지난해 여름 한 차례 위기가 닥쳤던 프랜차이즈 치킨과 닮은꼴이 많아 이들이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도미노피자·미스터피자·피자헛 등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업계의 매출이 급감하며 위기를 겪고 있다. 업계에선 이들이 실적 부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해진다.

도미노피자의 1만7900원대 피자 [사진=도미노피자 제공]
도미노피자의 1만7900원대 피자 [사진=도미노피자 제공]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 같던 프랜차이즈들이 왜 실적 정체기에 들어간 것일까. 일각에선 대형 프랜차이즈 매출이 급감한 데엔 라지 사이즈 한 판당 가격이 대부분 3만원 후반대~4만원 초반대로 형성된 영향이 크다고 역설한다. 즉 소비자 구매를 이끄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가격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피자업계는 지난해 들어 글로벌 물류 대란과 원유 공급량 부족,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렸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1월과 8월 두 차례 걸쳐 가격을 올렸고, 피자헛은 3월 일부 메뉴 가격을 1000원씩, 미스터피자는 단품 가격을 일괄 2000원 인상했다.

가성비 피자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1만원대 안팎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고피자나 청년피자, 빽보이피자 등도 국내 피자 시장에 선보인 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외 포함 18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1인용 피자 전문 브랜드 고피자는 누적 투자금을 450억원 이상 유치한 1500억원 가치의 피자 프랜차이즈로 발전하고 있고, 빽보이피자 역시 본격적인 가맹 사업을 시작한 지난해 5월 이후 6개월 만인 10월 가맹점 80호점을 돌파하는 등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냉동 피자와 마트 피자 등 다양한 선택지가 늘어난 점도 프랜차이즈 피자를 위협하고 있다. 냉동 피자는 프랜차이즈 피자 대비 3분의 1가량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강점을 살려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오뚜기가 밝힌 리서치 기관 칸타에 따르면 국내 냉동 피자 시장 규모는 2020년 966억원, 지난해 3월 1267억원으로 지속 성장하는 추세다. 국내 냉동 피자 시장에서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는 오뚜기 피자는 최근 국내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돌파하고 누적 매출액 2700억원을 달성했다.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는 지난해 여름 초저가 피자를 연달아 선보이며 소비자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치킨 등 다른 업종에서 피자를 함께 판매하는 경우도 늘면서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 중이다. 실제 제너시스BBQ그룹은 지난달 6일 기존 치킨뿐만 아니라 화덕 피자 등을 함께 판매하는 프리미엄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고, 지난해 10월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커피는 1인용 간편식 피자를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다양한 요인이 겹쳐 피자 프랜차이즈 성장을 막고 있는 셈이다. 피자헛 측은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가격 인상과 매출 하락은 큰 연관이 없다. 매출 하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둔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고, 도미노피자 측도 “가격 인상의 경우는 원자재값 지속 상승으로 부득이하게 진행됐다. 매출 하락은 일상적 단계 회복에 따른 배달 수요 감소로 인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피자 위기가 대두되면서 지난해 여름 당당치킨 사태와 비교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당당치킨 사태는 홈플러스가 초저가 치킨으로 치킨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롯데마트의 ‘뉴(NEW) 한통 가아아득 치킨’과 이마트의 ‘5분 치킨’ 등 대형마트들이 가성비 치킨 판매에 박차를 가했다. 당당치킨은 출시와 동시에 날개를 단 듯한 판매고를 기록했다. 출시된 지 1주일 만에 2개월 목표 판매량을 달성했고, 초복을 맞아 진행한 선착순 할인 행사에선 1시간이 되지 않아 5000마리가 완판됐다.

마트 치킨이 시장을 위협하자 치킨 프랜차이즈 불만이 쏟아졌다. 실제 당당치킨 품절 사태가 벌어진 7월 교촌·bhc·BBQ 등 국내 프랜차이즈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프랜차이즈들이 매출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주 불안은 지속됐다. 프랜차이즈 업계 내에서도 배달비와 튀김용 기름 가격이 급등하며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익이 낮은데 대형마트가 경쟁 제품을 내놔 소상공인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당당치킨이라는 선례를 고려했을 때 프랜차이즈 피자에 더 큰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반응이다.

특히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면서 일각에선 프랜차이즈가 고정 소비자를 잃는다면 파이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즉 가성비·마트·냉동 피자는 가성비 전략으로 가고, 대형 프랜차이즈 프리미엄 전략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프랜차이즈의 높은 가격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의 이탈이 예상된다는 것. 심지어 피자의 경우 치킨과 달리 냉동 및 해동 과정을 거치더라도 프랜차이즈 피자와 냉동 피자의 맛 차이가 크지 않아 상황은 더 불리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원파운드쉬림프 피자 [사진=롯데마트 제공]
원파운드쉬림프 피자 [사진=롯데마트 제공]

하지만 피자 프랜차이즈들이 투 트랙을 모두 잡을 전략을 짜고 있다는 점은 치킨 프랜차이즈들과 차이가 있다.

우선 프리미엄화에 주력하던 프랜차이즈들도 중저가 1인 피자를 내놓으며 회생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도미노피자는 실속파 소비자를 겨냥해 지난해 11월 ‘스트릿 피자’를 선보였다. 가격은 1인 사이즈 피자 6900원, 라지 사이즈 1만7900원으로 물가 부담이 늘면서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출시했다는 설명이다. 피자헛도 1인 가구를 공략한 ‘마이박스’를 출시했다. 1인용 피자를 기본으로 최저가 7900원에 제공 중이다.

더불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소비자 신뢰 회복과 마니아층을 잡기 위한 신메뉴 출시 및 위기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도미노피자는 지난달 피자 한 판에 두 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하프 앤 하프 피자 ‘크랩&립 하우스 피자’를 출시했고,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여름 개봉한 영화 ‘쥬라기 월드:도미니언’과 협업해 아메리칸 스타일의 신메뉴를 선보인 바 있다.

도미노피자 측은 “1인 피자의 경우 시장 트렌드 반영 및 다양한 시간·장소·상황(TPO)에서 고객이 브랜드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해 출시한 제품”이라고 설명했고, 피자헛 측은 “다양한 연령의 고객이 취향에 맞게 선택해 맛볼 수 있도록 디트로이트 피자, 토핑킹 등 신메뉴 출시 및 윈터 홀리데이 세트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통신사 및 플랫폼 등과 협업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자사 온라인 회원을 위한 프로모션도 꾸준히 선보이는 중”이라며 매출 향상을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당당치킨 사태와 유사한 형국으로 접어들고 있는 프랜차이즈 피자. 매출 감소라는 위기 속에서 이들이 현명한 대안을 찾으며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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