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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기업은] 교촌치킨, IT에 투자하는 이유

  • Editor. 천옥현 기자
  • 입력 2023.02.0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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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천옥현 기자] ‘로봇과 드론, 그리고 IT.’

식품과는 멀게 느껴지는 단어들이지만 이를 통용하는 기업이 있다. 교촌에프앤비다. 이 기업은 효율성과 성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혁신’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첨단 IT 문물을 상당히 적극적인 활용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최근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3곳에 치킨 조리용 협동 로봇을 들여놨다. 조리 로봇의 시범 운영을 위해서다. 교촌은 가맹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21년 10월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와 업무협약을 맺고 치킨 조리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약 1년여간의 개발과 2개월간의 직영점 테스트를 거쳤고, 지난해 가맹점에도 도입하게 됐다.

교촌치킨 다산신도시1호점에 도입된 협동 조리 로봇이 튀김 및 성형작업을 선보이고 있다.[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
교촌치킨 다산신도시1호점에 도입된 협동 조리 로봇이 튀김 및 성형작업을 선보이고 있다.[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

교촌 전용으로 개발된 로봇은 교촌치킨 특유의 튀김 과정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교촌치킨은 바삭한 식감과 담백함을 살리기 위해 1차 튀김, 조각성형, 2차 튀김 과정을 거치는데 해당 협동로봇은 1, 2차 튀김을 한 번에 할 수 있다. 

협동로봇의 경우 치킨을 기름에 튀기는 업무를 로봇에 맡김에 따라 매장 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인력을 다른 업무에 활용해 인건비를 아낄 수도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실제 사용하는 가맹점주들도 매장 운영에 도움이 되고, 효율적이라며 만족하신다”며 “협동 조리 로봇의 경제적 효과와 만족도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가맹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확장 시기는 미정이다.

지난해 교촌은 드론을 사용해 치킨을 배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교촌과 서산시는 중리포구에서 고파도 선착장까지 드론 치킨 배송에 성공했다. 고파도는 인구 약 100명 정도의 섬이다. 서산시는 섬 지역 긴급 물품 배송, 연안 사고 예방 대처 등을 드론을 활용해 해결하기 위해 드론 실증도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에 교촌이 참여해 치킨을 배달하게 된 것. 

시범 배송 거리는 왕복 비행거리 14km로 시간만 30분이 소요됐다. 쉽지 않은 장거리 비행을 위해 수소연료가 탑재된 드론이 사용됐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 제작한 드론은 전기배터리 드론에 비해 비행시간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교촌은 미래 혁신 배송기술을 사전에 검증한다는 차원에서 드론 배달에 동참했다. 그리고 성공을 통해 드론 배달의 장점과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 

교촌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도서 지역 드론 배달은 치킨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큰 기술”이라며 “교촌은  2023년 예정된 서산시의 자체 드론 배송사업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늘을 날고 있는 교촌치킨 [사진=교촌에프엔비 제공]
하늘을 날고 있는 교촌치킨 [사진=교촌에프엔비 제공]

지난해 9월 교촌은 ‘푸드대시’에 4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푸드대시는 F&B 온·오프라인 통합 IT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음식점 주문 시스템 구축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교촌은 독자적 IT서비스 역량을 높이고,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푸드대시에 지분 및 공동개발 방식의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교촌은 “푸드대시와의 협업을 통해 교촌뿐만 아니라 국내 소규모 자영업자 및 프랜차이즈 기업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선진화된 플랫폼을 제공하는 상생 투자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라며 “이외에도 다양한 선진 IT 기술을 활용한 품질 및 서비스 확보, 가맹점주 편의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교촌은 왜 이렇게 IT기술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는 걸까?

이같은 행보는 교촌에프앤비 권원강 회장의 상생 철학과도 궤를 같이한다. 

교촌에프앤비 권원강 회장은 1991년 3월 경북 구미의 한 굴다리 아래 10평 남짓한 통닭 가게에서 시작해 교촌을 지금의 사세까지 확장시킨 인물이다. 권 회장이 노점상부터 포장마차까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는 건 업계에서는 유명한 일화다. 

권 회장이 교촌치킨을 만들기 전 마지막으로 한 일은 택시 운전이었다. 그는 개인택시 면허를 팔아 마련한 3500만원으로 점포를 열었다. 그의 도전정신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후 수많은 시도 끝에 치킨을 두 번 튀기는 방식을 개발했고, 간장과 마늘을 활용해 한국적인 맛의 간장치킨을 만들어 새로운 치킨시대의 막을 열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회장님이 미래 기술에 관심이 많고, 하나라도 허투루 들으시지 않는다”며 “기술혁신과 새로운 시도를 통해 가맹점과 함께 성장할 방법을 찾고, 상생을 실천하는 게 본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신다”고 귀띔했다. 

또 지난해 교촌이 세운 경영 슬로건 ‘해현갱장(解弦更張)’과 관련이 있다. 해현갱장(解弦更張)은 고대 역사서 한서(漢書)에 나오는 말로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팽팽하게 바꾸어 맨다는 뜻이다. 교촌은 31주년 올해를 새로운 시작의 원년으로 삼고 변화된 고객과 달라진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대대적인 혁신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도 권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해현경장의 정신과 상생의 가치를 되새긴 바 있다.

물론 혁신을 앞세운 교촌에도 쉽지 않은 과제는 있다. 그중에서도 영업이익률 개선이 급선무다. 지난해 교촌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가부담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교촌에프앤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 급감한 30억원이다. 교촌은 올해를 비용 절감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본사와 가맹점주가 상생하는 환경을 위해 IT 혁신에 과감히 투자하는 행보는 그 과정만으로도 또 미래 확장성을 위해 값진 일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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