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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3000원 인상·추가를 둘러싼 이중시선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3.04.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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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선 넘었다.” vs “누칼협(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

치킨값을 두고 소비자들 의견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인지 저간의 사정을 들여다보자.

교촌치킨 반반 오리지날 [사진=교촌F&B 제공]
교촌치킨 반반 오리지날 [사진=교촌F&B 제공]

시작은 교촌치킨이었다. 교촌에프앤비(교촌F&B)는 지난 3일부터 소비자 권장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한 마리와 부분육 주요 메뉴가 3000원 오르고, 다른 메뉴들은 500~250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교촌 오리지날’과 ‘교촌 허니콤보’는 각각 1만6000원과 2만원에서 1만9000원, 2만3000원으로 오른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21년 11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소비자들은 이번 치킨 가격 인상을 단순 교촌치킨만의 인상으로 봐선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촌치킨이 과거 치킨 시세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 이들이 쏘아 올린 가격 인상 신호탄이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갈 우려가 적지 않은 탓이다. 실제 2021년 11월에도 교촌치킨이 먼저 가격을 올리자 bhc가 한 달 뒤인 12월, BBQ는 이듬해 5월 가격 인상 레이스에 합류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BBQ의 냉장육 가격 추가 논란까지 겹쳐 치킨 프랜차이즈를 향한 소비자 시선이 더욱 더 공격적으로 변하게 됐다. 최근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BBQ ‘황금올리브 치킨 핫윙’에 옵션이 생겼다는 게시물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공개된 사진 속 배달 앱 화면엔 주문을 할 때 보이는 ‘핫윙 부분육 선택(필수 선택)'’에 ‘냉동’과 ‘냉장’ 변경의 선택지가 놓여있다. 냉동으로 선택할 경우 ‘추가 비용 없음’이라고 나오지만, 냉장 변경으로 선택할 경우 3000원 추가 금액이 붙어 2만1000원을 내야 한다.

소비자들은 이를 사실상 가격 인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선육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추가 비용 발생이 아니라 가격 인상이라고 인식하는 이유다. 또 신선육만 제공하거나, 해당 메뉴를 애초에 2만1000원으로 올려 받는 매장도 있는 걸로 확인됐다. 냉동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치킨을 먹고 싶은 고객들은 선택권이 뺏긴 셈이다.

이처럼 치킨값이 다시 뛰어오를 모양새를 보이자 일부 소비자들은 선을 넘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식품·외식 가격 인상 자제 요청과 정반대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다. 더불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치킨값의 심리적 저항선인 ‘3만원’에 도달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교촌치킨과 BBQ의 가격 인상과 옵션 추가로 인해 2만원 선을 넘겼고, 여기에 배달비 등을 더하면 치킨값 3만원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심지어 교촌치킨 경우엔 실적 개선을 위해 가격을 인상했다는 지적이 나오며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형국이다. 실제로 지난해 교촌F&B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4% 줄어든 88억3459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83.4% 줄어든 49억4347만원이었다. 치킨업계 매출 1위 자리도 bhc에 내주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실적 개선을 위해 결국 치킨 가격을 인상했다는 게 관련 업계 관계자들 시각이다.

“1000원도 아니고 한 번에 3000원 인상은 못 참지.” (한**)

“3000원 갑자기 뭔 배짱으로 올리는지. 이제 와서 인하하면 지는 거 같아서 못 하겠지?” (파란***)

“이걸 서비스라고 해야 되나 꼼수 가격 인상이라고 해야 되나?” (호*)

“나중에 냉동은 품절시키고 냉장만 팔 걸?” (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처럼 날 선 비판과 비난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은 시장에 따라 인상되는 것이고 개인 선택에 맡기면 된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우선 교촌치킨의 경우엔 임차료와 인건비, 배달 대행료, 각종 수수료 등 운영 비용과 고정 지출 비용 상승에 원부자재 가격까지 오르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교촌F&B는 원가 부담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2014년부터 동결된 주요 원자재 가맹점 납품가를 함께 올려 받기로 결정했다.

교촌F&B 관계자도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인건비 상승이나 원부자재 가격 상승 때문에 제품가를 인상한 것”이라며 “가맹점 같은 경우도 인건비나 재료값이 많이 오르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가격 인상을 하며 수익 개선을 도와드리려 결정했다”고 밝혔다.

BBQ 측은 옵션비 3000원에 대해 오히려 고객 니즈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최근 냉장육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가맹점주들이 냉장 핫윙 메뉴를 공식화해달라는 요청이 지속적으로 잇따랐고, 매장 상황에 맞춰 냉장육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즉 가격 인상을 위해 냉장육에 추가 요금을 새롭게 지불하게끔 한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팔아온 메뉴를 판매 옵션으로 추가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 것이라 강조했다.

BBQ 관계자는 “본래 있던 고객 요청을 반영한 것으로 소비자들이 맛있게 드실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냉동육보다 냉장육이 조리하는 시간과 품이 많이 들어 점주들이 3000원의 가격 차이를 요구한 것을 반영했다”면서 “매장 간 차이에 대해선 매장 상황이나 점주들 선호도가 따로 있다. 가맹점이다 보니 본사 정책을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냉동이 편한 점주들은 냉동육만, 냉장육 수요가 많은 곳은 냉장육만 받아서 쓰기도 한다. 회사는 권고만 해드리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BBQ 냉장육 추가 비용 결제 화면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BBQ 냉장육 추가 비용 결제 화면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몇몇 누리꾼은 “가격 올려도 어차피 사 먹을 사람들은 먹고, 안 먹던 사람들은 안 먹는다.”, “오너면 가격 올려도 어차피 수요 비슷하게 나오고, 영업이익 더 나오면 당연히 올릴 것”, “3000원 더 내기 싫으면 안 먹으면 되지, 누칼협?” 등의 게시물과 댓글을 달며 안 사먹으면 그만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아울러 요즘엔 냉동 치킨과 마트 치킨, 가성비 브랜드 등이 나오며 대안은 충분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실제 마니커와 사세, 하림 등 ‘홈치킨’ 업체들이 반사 이익을 누리며 성장세를 가속화하고 있고, 지난해 마트 치킨의 대표 격이었던 홈플러스 ‘당당치킨’은 출시 이후 50여일 만에 누적 판매량 46만마리로 가공할만한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일부 소비자는 굳이 프랜차이즈 치킨을 선택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프랜차이즈에 원성을 이어가며 핏대를 세우는 사람들을 비판하기도 한다.

교촌치킨과 BBQ가 쏘아 올린 가격 인상·추가로 인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소비자와 빠르게 대안을 찾고 있는 이들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뉘는 가운데 향후 프랜차이즈 치킨값은 또 어떻게 변하고, 이에 따른 소비자 반응은 어떨지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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