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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래 회장과 다우데이타의 신묘한 예지력, 그 진실은?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3.04.28 08:2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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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미래를 봤던 것일까?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발 매물 폭탄 공포가 국내 증시를 뒤집어 놓은 가운데, 김익래 회장이 고점에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익래 회장은 지난 20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다우데이타 140만주(3.65%)를 처분했다. 김 회장 보유 주식은 1021만960주에서 881만960주로 감소했다. 주당 가격은 4만3245원으로 총 605억4300만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추산된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사진=다우키움그룹 제공]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사진=다우키움그룹 제공]

그런데 김 회장이 지분을 매도한 2거래일 후인 지난 24일 다우데이타 주가는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1일 4만3550원에서 이날 3만500원으로 29% 넘게 하락했다. 이어 25일에도 하한가 행진을 이어갔고, 26일엔 1만722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대규모 매도 여파가 이어졌다.

참으로 절묘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사태 전까지 주가 흐름을 보면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1만원대 부근에서 거래되다 반년 만에 3만원대로 3배 이상 오르더니, 지난 2월 2일 5만5000원 고점까지 무려 5배 이상 급등했다. 그런데 김익래 회장은 대량 매물에 급등하던 주가가 폭락하기 직전 정확히 처분했다. 마치 사전에 작전 세력 실체나 시세 조종이 이뤄지고 있던 사실을 인지한 듯한 매매로 의심받을만한 정황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5만원 안팎일 때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불과 사흘 만에 주가가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져 큰 손실을 본 것과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번 지분 대량 매각 배경으론 증여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으로 알려졌다. 다우키움그룹은 다우데이타, 다우기술, 키움증권의 지배 구조로 이뤄져 있다. 2021년 김 회장은 자녀들인 장남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장녀 김진현 씨, 차녀 김진이 씨 등에게 다우데이타 주식 총 200만주를 증여함에 따라 증여세 납부 의무가 발생했다.

업다운뉴스는 그룹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아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다. 다만 몇몇 보도에서 그룹 측은 “2021년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증여세가 발생해 연부연납하고 있다”면서 “김 회장이 증여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매도한 것”이라며 증여세 납부를 위한 매도를 부인하진 않았다.

하지만 매도 시점은 우연이라고 해명하는데 그치며 일각의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한 의심을 씻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선 주가 폭락 배경으로 증권사의 차액결제거래(CFD)를 지목하고 있다. CFD는 현물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초 자산의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 간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 파생 상품 거래로 통상 자산 규모가 큰 전문 투자자만 거래 가능하다. 그런데 그룹 자회사인 키움증권이 이번 폭락의 단초를 제공한 SG증권과 CFD 거래 파트너다. 한쪽에선 다우키움그룹이 다우데이타 자회사인 다우기술을 통해 키움증권을 지배하고 있는 만큼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김 회장이 매도에 나선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일부 누리꾼은 “우연이라 생각하는 흑우 없지?” “뭐 있네. 어떻게 저렇게 매도하냐. 내부 정보가 있지”, “주식의 신이라면 모를까 불가능한 매도 타이밍이다” 등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다우데이타 CI. [사진=다우데이타 제공]
다우데이타 CI. [사진=다우데이타 제공]

아울러 이번 SG증권 사태로 인해 지난해 다우데이타의 지분 사전 매집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콘텐츠 제작 업체 키다리스튜디오는 지난해 7월 일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인 ‘기가툰’과 콘텐츠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소식은 키다리스튜디오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MOU가 체결된 다음날인 7월 5일 키다리스튜디오 주식 가격은 주당 7320원에 불과했는데, 체결 소식이 알려진 6일 주가는 주당 8180원으로 치솟았다. 이후에도 소폭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20일 기준 종가는 9900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김익래 회장이 2대 주주로 있는 다우데이타가 키다리스튜디오 주식이 급등하기 직전 내부 정보를 바탕으로 장내 매입을 통해 지분 비중을 늘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로 인해 다우데이타는 해당 주식을 약 2억8000만원 상당에 취득해 단기간에 5000만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단순 시세 차익뿐만 아니라 수직 계열화를 단행할 지분을 얻었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었다. 키다리스튜디오의 경우 ‘오너일가→이머니→다우데이타’로 지배 구조가 이어진다. 당시 상위 지주사인 이머니가 키다리스튜디오 지분을 2.14% 보유 중이었는데, 그룹사 수직 계열화를 위해선 언젠가 정리해야 할 주식이었다. 다우데이타가 키다리스튜디오의 지분을 계속 늘려가 주가를 상승시킨 후, 이머니에서 이를 매각한다면 오너 일가에선 상당한 금액의 이익 실현을 노려볼 수도 있다.

당시 지분 매입으로 거둔 시세 차익액은 기업 규모 대비 큰 수준이 아니라 매입 이유가 차익 실현이 목표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일각의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내부 정보를 이용한 사전 매집 후 호재 공시 등이 장기적으로 반복될 경우 주가 조작의 일부로 해석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김 회장과 다우데이타의 신통한(?) 예지력이 이목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이번 하한가 사태와 관련해 작전 세력의 존재 여부에 대해선 금융당국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소속 특별사법경찰이 SG증권을 통한 투매와 관련된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말 우연의 일치인지, 김익래 회장과 그룹이 사전에 작전 세력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그 전모가 곧 밝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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