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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가격 인상 예고, 레미콘·건설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3.06.0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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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최근 쌍용C&E에 이어 성신양회도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레미콘·건설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해 있었던 레미콘 파업과 공사 차질이 재현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지난 2일 레미콘사를 대상으로 발송한 공문에서 7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톤(t)당 10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14.3%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쌍용C&E도 다음달 1일자로 시멘트를 11만9600원에 공급하겠다고 업계에 공지했다. 나머지 시멘트 회사들도 곧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사에서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겠다고해 레미콘·건설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멘트사에서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겠다고해 레미콘·건설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멘트 7개사의 가격 인상은 2021년 6월 이후 벌써 네 번째다. 지난 2021년에는 5%, 지난해 2월은 18%, 9월은 14% 각각 인상했다. 이에 따라 2021년 6월 t당 7만5000원이던 시멘트 가격은 현재 10만5000원으로 40% 상승했다. 만약 이번 가격 인상 계획이 실행되면 시멘트 가격을 12만원 수준으로 2년 새 60% 가까이 폭등하는 셈이다.

시멘트업계 ‘전기요금 올랐다’ vs 레미콘·건설업계 ‘유연탄 가격 내렸다’

시멘트업계는 가격 인상 조치에 대해 전기요금 인상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의 오름과 실적 하락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통상 시멘트를 만들 때 전기요금은 제조 원가의 20~25%를 차지한다. 올해 1월 1일부터 전기 요금이 KWh(킬로와트) 당 평균 13.1원, 전년 대비 9.5%가량 오른 데 이어 2분기에도 5.3%에 해당하는 8원이 추가 인상되면서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레미콘·건설업계는 시멘트 제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하락한 만큼 추가 인상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수입협회 국제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이 많이 수입하는 호주산 유연탄 가격이 t당 135달러(약 17만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말 436달러(약 56만원)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2021년 7월 이후 최저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멘트사들은 그동안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을 때 충분히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했고 시점도 늦어진데다 환율 급등으로 손실이 커졌다고 반박했다. 실제 시멘트사 대부분의 1분기 실적은 좋지 않았다. 가격 인상을 선언한 쌍용C&E와 성신양회는 적자를 기록했고, 적자를 면한 나머지 기업들도 레미콘 등 기타 사업의 실적 상쇄 효과가 컸다.

건설업계는 시멘트와 철근 가격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 레미콘 파업 반복 및 공사비 갈등이 더 심화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는 시멘트와 철근 가격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 레미콘 파업 반복 및 공사비 갈등이 더 심화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레미콘 파업 재현 및 공사비 갈등에 불 지피나?

시멘트 가격 인상 시 레미콘 업계는 인상분을 감내하거나 건설사에 인상분 일부를 전가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레미콘사와 건설사 간 마찰도 불가피하다. 앞선 지난해 4월 시멘트 가격 인상 당시 레미콘 업체들은 건설사를 상대로 레미콘 가격 인상에 나섰다. 하지만 건설사와의 협상에 난항이 이어지자 주요 건설 현장에 레미콘 공급을 중단하며 일부 건설 현장이 멈추기도 했다.

더욱이 시멘트뿐만 아니라 철근 업계도 전기 요금 인상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단행되고 있기 때문에 공사비 증액 갈등을 겪고 있는 건설 현장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미 다수의 정비사업지에선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이 심화돼 일부 신규 사업장은 시공 계약을 해지하는 등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시멘트 가격이 상승한다면 공사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이는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멘트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경우 전국 건설현장 곳곳에서 공사 중단 피해가 증가하고, 건설사 존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한창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여러 건설사에서 골머리를 썩고 있다”며 “시멘트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 부담이 증가한다면 건설사 입장에선 분양가 인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사의 다른 관계자는 “철근 가격도 오르고 시멘트 가격까지 오른다면, 공사비 부담으로 중소 건설사들은 폐업할 수도 있다”며 “중소 건설사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다른 건설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레미콘사 관계자는 “레미콘 업체들은 중간에 끼인 입장”이라며 “규모가 큰 시멘트사와 건설사가 원만한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멘트 가격 상승 예고로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적절한 협상을 통해 위기를 해쳐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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