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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제2의 중동 붐’...현대건설, 정주영 회장이 뿌린 씨앗 열매 맺다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3.06.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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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건설 사업을 따내며 제2의 ‘중동 붐’ 조성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이 1976년 2월 주베일 산업항 건설을 수주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해외 건설 수주의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는 평이다.

현대건설은 24일(현지시간) 사우디 다란에 위치한 아람코 본사에서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아미랄 석유화학 콤플렉스 패키지 1번(에틸렌 생산시설)과 패키지 4번(유틸리티 기반시설)’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24일(현지 시각)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윗줄 가운데)을 비롯해 아랫줄 오른쪽부터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 토탈에너지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건설 제공]
24일(현지 시각)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윗줄 가운데)을 비롯해 아랫줄 오른쪽부터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 토탈에너지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건설 제공]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 아람코가 발주한 것으로, 사우디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플랜트 건설 사업이다. 사우디 유전 중심지인 담맘으로부터 북서쪽으로 70㎞ 떨어진 주베일에 위치하며 기존 사토프 정유공장과 통합 조성된다.

현대건설은 이번 프로젝트 중 패키지 1번과 4번 공사를 수행한다. 패키지 1번은 아미랄 프로젝트 핵심인 혼합 크래커(MFC)를 건설하는 공사다. 공정 부산물을 활용해 ‘화학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을 연간 165만t(톤) 생산하는 설비다. 패키지 4번은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주요 인프라 외 기반설비, 탱크, 출하설비 등을 포함한 시설 건설공사다.

사업비는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로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2014년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 등에 이은 역대 7위다. 이는 그간 국내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금액 중 사상 최대치다.

현대건설은 이번 프로젝트를 설계·구매·건설 등 공사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EPC(설계·조달·시공)의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창업주 정주영 회장이 끊은 스타트...반세기 만에 열매 맺다

창업주인 정주영 현대 회장 시절인 1975년, 현대건설은 '20세기 최대의 역사'로 불리는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9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계약 총액은 당시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25%에 달했다.

현대건설은 육상과 해상 등 다양한 공종이 종합된 주베일 산업항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기술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본격적으로 해외건설 진출 기틀을 마련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 진출 이후 해외건설협회 집계 실적 기준 50여년간 총 170여건, 약 232억달러 규모 공사를 수행해 왔다. 1억992만달러 규모 ‘하일-알 주프 380k㎸ 송전선’ 등 송변전 공사를 비롯해 항만, 담수시설, 고속도로, 내무성 청사 등 사우디 주요 인프라를 구축해 왔으며, 현재도 지상 최대 프로젝트라 불리는 네옴시티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꼽히는 아람코와 오랜 신뢰를 다지면서 사우디 정유·석유화학·가스 분야 산업 발전에 족적을 남겼다. 현대건설은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 카란 가스처리시설, 우쓰마니아 에란회수처리시설 등 아람코가 발주한 다수 석유화학 및 가스플랜트 사업을 완수하며 신뢰 관계를 쌓아왔다. 현재는 마잔 오일처리시설 및 가스처리공장 부대시설공사, 자푸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 공사와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샤힌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상호 협력관계를 견고히 하고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부의 결정적 역할...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 달성 청신호

‘중국 특수’가 사라지면서 지난해 대 중 경상수지는 21년 만에 적자를 냈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탈중국’은 시대적 화두가 됐고 중동 붐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윤석열 대통령도 “제2 해외 건설 붐을 위해 직접 발로 뛰겠다”고 선언하며,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정상회담에서 40조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끌어냈다, 이를 신호탄으로 아람코의 울산 석유단지 9조원 투자와 이번 아미랄 프로젝트 등이 현실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수주에 대해 “양국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두 나라가 공동으로 번영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원팀이 되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토부도 ‘원팀코리아’를 구성해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사우디를 방문하는 등 활발한 수주 지원활동을 펼쳐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3월 서울에서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나 홍보에 나섰고 이번 아미랄 프로젝트 성과를 축하하기 위해 수주 계약 체결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계약 서명식에 참여해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11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하고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대규모 경제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후 이뤄진 성과”라며 “향후에도 네옴시티 등 초대형 프로젝트 후속 수주를 위해 원팀코리아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로 올해 들어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최소 137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120억달러)보다 14% 증가한 수준이다. 아울러 올해 해외 건설 수주 목표인 350억 달러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해외건설협회는 이번 수주로 올해 해외 건설 수주 목표 달성의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 관계자는 “1975년 사우디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현대건설은 사우디 정부 및 발주처 신뢰를 기반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최근 정부 차원 경제 외교를 통해 양국 간 협력 기반이 더욱 확대된 만큼 아미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사우디 지역에서 K-건설 입지를 더욱 확고히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정부 차원의 지원과 현대건설의 세계적인 기술력으로 제2의 중동 붐이 다시 불어올 수 있을지 국내 건설 계 안팎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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