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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4연임 vs 세대교체, KB금융 차기 회장에 쏠린 시선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3.07.0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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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윤종규 회장의 4연임 vs 부회장 3인 중 한명으로 세대교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임기가 오는 11월 만료되는 가운데 KB금융이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했다. 윤 회장의 4연임 도전 가능성이 열려 있는 가운데, 그룹 부회장 3인을 중심으로 후계 구도가 마련될 확률도 높아 그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내외부 후보군이 담긴 1차 후보군(롱리스트) 구성을 지난달 30일 마무리했다. KB금융은 롱리스트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제공]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제공]

KB금융 관계자는 “(롱리스트) 명단을 따로 오픈하진 않는다”면서 “회추위가 반기별로 롱리스트를 구성해 이사회에 보고한다는 내용이 있다. 지난달 말까지 롱리스트를 구성해서 보고했을 것이라 짐작된다”고 밝혔다.

KB금융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 체계 연차 보고서’에서도 회추위는 회장 임기 만료 등으로 경영 승계 절차가 필요한 경우 최소 2개월 전 경영 승계 절차를 개시하며 매반기 상시 관리하는 롱리스트를 평가해 최종 후보군(숏리스트)를 선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가장 먼저 고려되는 선택지는 윤종규 회장의 연임이다. 윤 회장은 회장에 오른 지 10년 차다. 2014년 11월 회장 선임 후 2017년과 2020년 각각 연임과 3연임에 성공했다. 윤 회장은 1955년생으로 올해 만 68세다. KB금융은 회장 선임 및 재선임 시 연령을 만 70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나이 문제에선 자유롭다. 윤 회장이 4연임에 성공한다면 금융지주 중에선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에 이어 세 번째가 된다.

KB금융의 안정적 성장에 공이 크다는 점에서 4연임 기록을 쓸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영 실적만 놓고 보면 업계에선 윤 회장의 연임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다. KB금융은 2017년 그룹 역사상 최초로 3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하며 리딩 금융그룹 지위를 회복·강화했다. 또 지난해 당기순이익 4조1732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4조원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만한 실적을 올렸다. 지난 1분기에도 당기순이익 1조4992억원을 올렸으며, 하나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12.6% 증가한 1조4700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윤 회장 4연임은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우선 긴 시간 KB금융을 꾸린 윤 회장은 3연임에 성공한 이후엔 후계 구도 확립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부회장직을 신설해 3인 부회장 체제를 만들었고, 실제 KB금융은 부회장제와 부문장제를 운영하며 핵심 경영진을 대상으로 밀도 있는 경영 수업을 진행해 왔다. KB금융 내부에서도 이번 차기 회장 선발에서 윤 회장이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을 기반으로 장기간에 걸쳐 쌓아 올린 경영 승계 프로세스가 원활하게 작동하길 기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즉 윤 회장이 직접 승계 작업을 착실히 진행했기 때문에 스스로 연임에 욕심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다른 금융권 회장들도 연임의 벽을 쉽게 넘지 못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임기가 만료된 금융지주사 회장은 대부분 용퇴를 결정했다. 신한금융그룹에선 조용병 전 회장이 3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세대교체를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 현 진옥동 회장 체제가 시작됐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손태승 전 회장이 물러나고 과거 NH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한 임종룡 회장 체재로 넘어갔다.

더군다나 금융권에선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은 KB금융 회장 절차와 관련해 “KB금융은 상대적으로 승계 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고 노력하고 있으나, 최근 점검 결과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발견돼 개선 의견을 전달했다”고 언급하며 업계 모범이 될 것을 주문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부회장 3인 중 한 명으로 세대교체 될 것이라는 게 유력한 시나리오로 간주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건 허인 부회장이다. 윤종규 회장과 가장 비슷한 경력을 쌓아올린 허 부회장은 국민은행에서 경영 기획그룹 전무, 여신심사본부 상무,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2017~2021년 국민은행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허 부회장 임기 당시 국민은행은 양적, 질적 성장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차례 연임으로 4년 간 국민은행을 이끈 그는 2년 연속 ‘리딩 뱅크’ 자리를 지키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갔다.

또 허 부회장은 기관 영업 전문가로도 불린다. 기업 대출에 특화된 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국민은행에 통합된 이후 대기업 부장과 동부기업금융지점장 등을 맡았다. 허 부회장은 은행장 당시 기관 영업 관련 부서를 본부로 확대해 기관 영업에 공을 들이며, 서울 광진구 1금고와 노원구 1~2금고 운영권을 따내는 등의 성과를 냈다.

이동철·양종희 부회장도 성과는 만만치 않다. 이 부회장은 지주와 계열사에서 재무와 전략, 국내외 영업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거치며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힌다. 2018~2021년 국민카드 대표이사를 지냈는데, 자동차 할부 금융 사업 확장과 글로벌 진출 등을 통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며 업황 악화 속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더불어 부회장 3인방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지점 경력이 있는 인물이라 KB금융이 글로벌 시장에서 파괴력 있는 존재로 자리매김하려는 데 있어 뉴욕 지점장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 부회장은 오랜 기간 윤종규 회장과 손발을 맞추며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다. 윤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한 뒤 곧바로 부회장직을 부활시켜 양 부회장을 임명한 만큼 사이가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부회장은 2016~2020년까지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회사 기틀을 잡았다. KB손해보험 대표를 맡아 LIG 손해보험을 인수해 안정적으로 통합했던 기여도를 인정받았고, KB금융 내부에선 양 부회장만큼 은행 및 비은행, 전략 부서 이력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허인 KB금융그룹 부회장 [사진=KB금융그룹 제공]
허인 KB금융그룹 부회장 [사진=KB금융그룹 제공]

이밖에도 이재근 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등 주요 계열사를 이끄는 이들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근 은행장은 2013년 KB금융 비서실장직, 2017년 KB금융 재무 기획 담당 상무 등을 거쳤고, 박정림 사장은 그룹에서 자산 관리(AM) 사업 부문을 관할하는 총괄 부문장을 겸직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 “다만 이사회 공지사항을 보면 2020년 당시 숏리스트가 8월 28일 나왔고, 9월 17일 최종 후보자 1인이 결정된 것으로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즉 정확한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3년 전과 비슷하게 흘러간다면 다음달 숏리스트 발표 후 임기 만료 2달 전 최종 후보자 선정이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윤종규 회장의 4연임 혹은 부회장 3파전, 아니면 의외의 인물의 깜짝 등장일지, 벌써 KB금융 회장 인선 레이스 결과에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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