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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에 삼계탕 한 그릇 먹기가 부담스럽다고?

  • Editor. 이수아 기자
  • 입력 2023.07.04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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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수아 기자] 해 질 녘이 되면 플라스틱 의자와 파란 테이블이 골목으로 나온다. 실내는 이미 삼계탕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가득 찼다. 뒤늦게 퇴근한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야외 테이블에 모여 셔츠 소매를 걷고 바람을 쐬며 삼계탕을 기다린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소주 뚜껑부터 연 테이블도 있다. 곧 뚝배기에 펄펄 끓는 삼계탕이 모습을 드러낸다. 닭 국물 냄새와 한약재 향이 섞여 골목에 온통 구수한 냄새가 난다. 복날을 챙기지 않으려던 사람들도 괜히 발길을 늦추게 만드는 여름 초입의 풍경이다. 이 풍경을 올해에도 볼 수 있을까?

2018년부터 1만4000원 선을 유지하던 삼계탕 가격이 1만6000원을 돌파했다. 초복을 앞두고 정부가 외식 물가 잡기에 돌입했지만, 삼계탕 가격을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이 발표한 지난 5월 서울 소재 음식점의 삼계탕 가격은 평균 1만6423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1만4577원에 비해 12.7% 상승했다. 전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557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1만4224원에 비해 9.5% 상승한 가격이다.

삼계탕 가격이 1만 6000원을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삼계탕 가격이 1만 6000원을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도심의 한 삼계탕집은 작년 9월 삼계탕을 포함한 모든 메뉴 가격을 1000원 올렸다. 이후 1만2000원을 유지하려 했지만, 물가 상승으로 인해 낮은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사장은 올해 역시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식 물가가 전체적으로 오르면서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 수는 코로나 상황이었던 작년보다 줄었다고도 토로했다.

2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당 닭고기 소매가격은 6271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5655원과 비교해 10.9% 올랐다. ㎏당 도매가는 3954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3477원과 비교해 13.7% 비싸졌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작년 겨울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병아리 수 감소와 사료로 쓰이는 곡류 값 상승 등 전반적인 생산비 증가로 인해 농가들이 닭 사육 규모를 줄인 것이 닭고기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닭과 함께 주된 보양식 재료인 오리 가격 역시 올랐다. 지난달 30일 기준 오리(20∼26호)의 ㎏당 평균 도매가는 6539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4629원과 비교하면 1.4배 수준이다. 지난달 월평균 오리 도매가는 ㎏당 7067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4658원과 비교하면 51.7% 비쌌다.

오는 11일 초복을 앞두고 정부는 닭고깃값 잡기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는 연말까지 닭고기 관세율을 0%로 인하하기로 했다. 높은 먹거리 물가에 따른 가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삼계탕 가격이 내려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치킨이나 닭갈비 등 수입 순살 닭고기를 주로 사용하는 다른 제품들과 다르게 삼계탕은 국내산 닭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림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게 “원재료 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명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인상하더라도 소비자들을 위해 가능한 인상 폭을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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