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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향한 폭풍 지원에도...배달앱 시름이 깊어지는 이유

  • Editor. 현명희 기자
  • 입력 2023.07.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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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현명희 기자] 배달앱들이 배달 라이더와의 상생을 통한 자구책 찾기에 분주하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배달앱들은 앞서 혹서기를 대비해 배달 라이더를 지원하는 물품과 협력 방안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화) 이후 배달앱 수요 감소에 따른 배달 라이더 수입 감소와 배달 라이더의 이탈 후폭풍을 우려한 행보로 읽힌다.

폭우에 배달하고 있는 배달 라이더의 모습. [사진=빙(Bing)]
폭우에 배달하고 있는 배달 라이더의 모습. [사진=빙(Bing)]

장마 속 폭우와 여름철 폭염 등으로 배달업계가 배달 라이더의 안전 확보와 원활한 배달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역대급 피해를 낳은 올 장마에 배달앱들은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배달의민족은 장마 기간 서비스 지역을 축소해 운영했고, 쿠팡은 라이더에게 수시로 안전 방침 준수를 주지시키고 있고,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 고객에게 지연 사실을 안내하고 있다. 요기요는 지난달 ‘썸머 세이프티’ 캠페인을 통해 우천 시 주의사항 등 여름철 이륜차 안전운행 수칙 가이드를 배포했다. 바이크 쿨시트, 여름용 바이크 토시 등 폭염 아이템 지원도 함께였다.

쿠팡이츠도 지난 4일 혹서기를 대비해 배달 라이더를 대상으로 주 1회 생수 교환권을 지원했으며,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지난 6일 생수, 이온 음료, 식염 포도당, 보냉백 등 물품을 지급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지난 5일부터 사흘간 폭염·폭우를 대비한 고급 우비와 핸들 커버 등을 편의점 교환권과 함께 지원했다. 또한 ‘배민커넥트(배달 라이더 앱) 안전의 날’을 매월 15일로 지정하고, 이달 첫 번째 안전의 날부터 장마와 폭염을 대비한 물품 지원뿐만 아니라 안전운전 수칙 교육과 안전인식 확산 등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배답앱의 지원책은 계절성 재난에 따른 물품 지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 28일에는 국토교통부 주관 아래 ‘배달서비스 공제조합’이 출범해 우아한청년들과 쿠팡이츠서비스, 부릉, 바로고 등 9개사가 자본금을 출자했다. 배달서비스 공제조합으로 배달 종사자는 보험 상품을 시중 대비 20%가량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배달의민족은 공제조합에 최대규모인 47억원을 출자했으며, 지난 5일에는 배달라이더 노조와 올해 단체교섭 협상안을 타결, ‘플랫폼 라이더 상생 지원제’도 새롭게 운영하기로 했다. 요기요는 지난 4월 위탁계약 라이더 3000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비용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쿠팡이츠서비스는 지난해 10월 음식배달업계 최초로 ISO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배달업계가 배달 라이더와의 상생에 힘을 쏟는 이유는 배달 라이더 없이는 배달앱도 존재할 수 없다는 근본적 인식 때문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배달앱과 배달 라이더는 서로 공존의 관계이자 상생 관계”라며 “배달앱으로 인해 가게도 주요 상권에 입점할 필요 없이 어디에 있더라도 성공할 수 있게 됐다는, 커다란 경제적 가치가 창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배달 라이더 없이는 배달앱도 존속 불가하다는 점에서 이들 라이더가 중요한 존재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인식 아래 배달앱은 실제로 배달 라이더를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에는 장마로 배달 여건이 악화되자 배달의민족이 ‘배달고수클럽’ 프로모션을 열어 우선·설천·폭염에 배달하는 건에 추가 포인트를 지급하고, 포인트에 따라 목표 달성 보상을 제공했다.

다만 이는 악천후 속 배달 라이더의 위험 운행을 도리어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프로모션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배달 라이더의 처우 개선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지속돼 왔기 때문에 더욱 논란이 됐다. 노동계에선 배달 라이더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법적 테두리망도 아직 완전하지 않아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배달업계에서 배달 라이더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궂은날에도 배달을 유도하는 추가적인 프로모션은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배달 라이더 관리 체계에 대해 비슷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요기요는 특정 시간대별로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하던 제도를 중단하고, 지난달 25일부터 일정 배달 건수를 충족하면 보상하는 ‘퀘스트 제도’를 신설하면서 배달의민족과 같은 지적을 받은 것이다. 쿠팡이츠의 경우 프로모션과 별개로 성수기 배달 단가 인상을 예고했다가 시행 하루 전 취소 통보를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배달 라이더 관리가 이처럼 쉽지 않자 배달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해결책을 강구하고자 지난해 7월 배달의민족에서는 배달 라이더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위한 ‘딜리버리앤(N)’을 출범했다. 업계에 따르면 딜리버리앤 채용 시 기본 급여는 연 3120만원으로 성과급을 포함하면 4560만원이며, 복리후생도 물품은 물론 보험 가입도 무상으로 지원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마련했다. 하지만 출범 1년이 흐른 현재는 목표한 50명을 겨우 넘긴 56명만 현재 딜리버리앤 소속 배달 라이더로 활동하고 있어 좀처럼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의민족이 배달 라이더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딜리버리앤(N)'을 출범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배달의민족이 배달 라이더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딜리버리앤(N)'을 출범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요기요는 배달 라이더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요기요 크루’를 모집, 지난 17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배달의민족은 ‘배민커넥트’로, 쿠팡이츠는 ‘배달파트너’로 관련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어 요기요는 후발주자가 됐다. 업계에서는 요기요는 요기요 크루를 통해 배달이 몰리는 특정 요일 혹은 시간대에 배달인력을 추가로 도입해 배달 인프라의 확충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앱들이 고민을 거듭해 여러 해결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이렇다 할 묘책이 없어 배달업계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배달앱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던 배달업계 업황이 나빠지고 있다. 엔데믹 이후 배달앱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916만403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가 감소했다. 요기요는 662만9014명으로 11%, 쿠팡이츠는 341만3130만명으로 22% 줄었다.

다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음식 서비스 거래액이 3.1% 소폭 상승해 한시름 놓았다고 볼 순 있지만, 경기 둔화가 길어지고 소비자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고 있는 불황기인 만큼 긴장을 늦출 순 없는 상황이다.

배달 라이더라는 노동 형태에 걸맞은 면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노동계의 목소리와 배달앱 수요 감소로 배달 라이더의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배달업계는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매출뿐만 아니라 배달 라이더와의 안정적인 상생 구조를 정착하는데 넘어야 할 산이 많기에 배달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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