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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했던 녹색채권 시장, 활기 되찾나?

  • Editor. 천옥현 기자
  • 입력 2023.07.2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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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천옥현 기자] 지난해 한풀 꺾였던 녹색채권 시장이 다시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KRX) 사회책임투자(ESG)채권 공시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규모는 5조1373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발행액(5조8510억원)에 육박한다.

2021년 한해만 11조5550억원 규모였던 녹색채권 발행액은 지난해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5조851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지난 4월과 5월 7000억, 8000억 규모로 발행됐던 녹색채권이 지난 6월 2조4200억원 규모로 발행되며 다시 떠오르는 분위기다. 금리인하 기대감과 함께 환경부의 ‘한국형 녹색채권’ 지원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한풀 꺾였던 녹색채권 발행량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지난해 한풀 꺾였던 녹색채권 발행량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한국형 녹색채권이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적용해 발행되는 녹색채권이다.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등 6대 환경목표 중 하나 이상에 기여하고, 다른 환경목표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 일반 녹색채권보다 기준이 더 명확하다.

환경부는 지난 5월 녹색채권 발행 기업에 이자비용을 최대 3억까지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한화, 포스코, 롯데카드, 현대캐피탈 등 총 23개 기업이 환경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채권 발행과 함께 녹색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이를 통해 연간 약 373만톤의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환경개선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덕에 녹색채권은 급물살을 탔다. 환경부에 따르면 상반기까지 집계된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액은 약 3조1000억원이다. 당초 정부가 목표로 했던 3조를 이미 뛰어넘었다. 환경부는 지난달 녹색채권 발행 지원사업 2차 모집공고를 내고, 이달 28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녹색채권에 대한 시장 반응도 좋았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1조원 규모의 첫 회사채를 발행했다. 전부 녹색채권이었다. 목표금액을 5000억원으로 잡았으나 수요예측 결과 4조7200억원의 주문이 몰렸고, 이에 채권 발행 규모를 2배로 늘렸다. 지난 4월 한화가 일반 기업 가운데 최초로 발행한 한국형 녹색채권도 1000억 조달을 목표로 했으나 총 7050억의 투자 수요를 확보해 2000억으로 증액 발행했다.

녹색채권 발행량이 늘어난 데에는 국제 분위기도 영향을 끼쳤다. 기후위기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 세계 녹색금융 규모는 10년간 100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채권은 이 중에서도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5월 글로벌 녹색채권의 신규 발행액은 623억달러로 2007년 녹색채권이 거래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작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해외나 국내 ESG채권 발행이 감소했으나, 금리 인하에 따라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기업들도 녹색채권에 익숙해졌고. 준수해야 하는 의무도 늘어남에 따라 전반적으로 채권 발행 증가 기반이 마련됐다. 중장기적으로는 녹색채권 발행 기업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녹색채권 시장에는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도 있다. 전문가들은 사후 보고를 더 엄격히 해야하고, 규제에 대한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을 줄이기 위해서다.

최 연구위원은 “녹색채권 자체가 특정한 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조달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환경개선 효과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측정할 더 명확한 기준이 요구된다”며 “그래야 그린워싱 문제도 해결해 나갈 수 있다. 당분간 프로젝트 효과 여부에 대해 옥석을 가리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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