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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건설사 시공능력 순위, 외형 비중 높은 잣대 이대로 괜찮은가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3.08.0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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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건설사들의 종합 성적표인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올해 10대 건설사 순위가 요동쳤다. 4개 업체의 순위가 바뀌고 호반건설이 10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경영평가, 공사실적 등 외형적인 비중을 많이 두고 있어 현재 시공능력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시공능력평가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부가 2023년 건설사 시공능령평가 순위를 발표한 가운데 평가 기준(배점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토부가 2023년 건설사 시공능령평가 순위를 발표한 가운데 평가 기준(배점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건설사 시평 판도 변화...삼성물산 10년째 1위 수성

국토교통부는 전국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2023 토목건축공사업체 시공능력평가’를 실시한 결과 삼성물산이 시공능력평가액(시평액) 20조7296억원으로 1위를 수성했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14년 시평 순위 1위에 올라선 이후 10년 연속 1위 수성에 성공했다.

버금자리는 현대건설로 지난해와 동일한 2위를 유지했으며, 시평액은 14조9791억원으로 전년(12조6041억원)보다 18.8% 뛰었다.

지난해 수주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둔 대우건설은 1년 새 6위에서 3위로 치고 올라섰다. 시평액은 9조7683억원으로 지난해 2월 중흥토건으로 대주주가 바뀌며 경영평가액(1조9728억원)이 늘어난 점과 해외수주 확대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부채비율이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위 현대엔지니어링은 시평액 9조7360억원을 기록하며 3계단 상승해 4위를 차지했다. 이어 GS건설은 시평액 9조5901억원으로 5위를 기록하며 지난해 순위를 지켰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시평 순위가 오르면서 DL이앤씨는 지난해 3위에서 세 계단 하락했다. 시평액은 9조549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위였던 포스코이앤씨는 3단계 하락한 7위로 내려섰다. 포스코이앤씨의 시평액은 8조9924억원으로 6.5% 감소했다.

롯데건설은 시평액 6조935억원, SK에코플랜트는 5조960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와 같은 8, 9위를 유지했다. 호반건설은 시평액 4조396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오른 10위를 차지했다. 2019년 이후 4년 만의 10위권 재진입이다. 지난해 10위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은 시평액 3조7013억원을 기록하며 11위로 떨어졌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 [사진=박대연 기자]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 [사진=박대연 기자]

시평기준에 대한 개선 움직임

시공능력평가 제도는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 제23조에 근거해 매년 건설사의 시공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를 기초로 시공능력을 정량적으로 평가 및 공시하는 제도다. 현행 시평 순위는 공사실적평가액과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을 합산하고 신인도평가액을 가감한 총액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시평 순위는 매년 7월 31일 발표돼 8월 1일부터 1년간 공공공사의 입찰 참가 자격 등을 제한하고, 민간공사의 시공사 선정 등에 활용된다. 대형 건설사들은 시평 순위 10위권 안에서 높은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기도 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질자본금과 경영평가 등 재무구조를 반영한 경영평가액 비중이 높아 건설사의 시공능력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평가액이 높으면 다른 평가부문에서 다소 낮은 평가액이 산정되더라도 시공능력순위가 높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시평 순위 항목별 기여도는 △공사실적평가 38.3%(평가액 104조6398억원) △경영평가 37.6%(평가액 102조9357억원) △기술능력평가 16.7%(평가액 45조7074억원) △신인도평가 7.4%(평가액 20조2794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공사실적 기여도가 가장 컸지만, 경영평가도 여전히 그에 버금갈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실시되고 있는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매기는 기준은 애매모호하다”며 “건설사의 시공능력을 판단할 때는 토목, 건축 등의 공사 실적이 가장 우선돼야 하지만, 현재 경영 평가의 비중이 비슷한 수준이라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건설업계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경영상태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사 실적, 신인도, 기술력 등 다른 영역의 평가 비중이 조금 더 높아질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부터 국토부에서 시공능력평가 개선 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아는데 제도가 합리적으로 개선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토부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지난해부터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건설기업 시공능력평가 기준 및 방법의 개선연구’를 국토연구원에 발주해 지난 2월 마무리했으며, 5월에는 연구용역을 토대로 건설업계 공청회를 건설회관에서 열기도 했다.

국토부는 △공사실적·재무현황·기술능력 등 업체 현황만을 공시하는 방안 △일본 같이 점수제로 하는 방안 △현행 평가방식에 평가항목의 배점을 조정하는 방안의 장·단점을 가늠한 대안 등 다양한 개선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개선 내용에는 경영평가액 비중을 낮추고 신인도 평가에 가감 항목을 추가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인도 평가에 추가되는 항목의 경우 가감 수위는 기존 항목 평가 수위와 비슷한 3~4% 수준으로 예측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시평 제도는 이질적인 평가항목을 단순히 가감해 시평액을 산정해 건설업체의 정확한 정보 제공에 한계가 발생했다”며 “이달쯤 개선방안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 평가 때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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