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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독무대인 LNG 운반선 시장까지 위협하는 중국, 해결책은?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3.09.13 09:2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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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신규 수주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던 과거와 달리 저렴한 인건비와 부품비를 바탕으로 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점유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중국 조선사들이 미국으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로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국내 조선사들의 독무대였던 LNG 시장도 위협을 받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차세대 선박 기술 개발에 속도를 올려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후동중화조선소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가스·에너지 전시회 ‘가스텍 2023’에 참석해 미국선급(ABS)과 노르웨이선급(DNV), 로이드선급(LR) 등으로부터 27만1000㎥급 초대형 LNG 운반선에 대한 개념 승인(AIP)을 받았다. 이는 현재 건조되고 있는 가장 큰 LNG선(26만6000㎥급)보다 5000㎥ 큰 세계 최대 규모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2년 인도한 200K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2년 인도한 200K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개념 승인은 설계안에 대한 원칙 승인으로 주로 실적이 없는 기술 등을 분석·평가해 신뢰성과 타당성을 명확히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중국이 초대형 LNG선에 대한 설계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국내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번 개념 승인 획득으로 인해 중국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돼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21년 7.8% 수준이었던 중국의 LNG선 수주 점유율은 지난해 29.7%까지 올라섰고 올해도 꾸준히 수주량을 늘리고 있다.

전체 시장 점유율 격차도 벌어지는 추세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의 신조선 수주 비중은 27.1%로 전년 동기(36.2%) 대비 크게 줄었다. 중국은 같은 기간 46.1%에서 58.4%로 점유율이 상승했다. 지난달 국내 조선사의 수주가 부진한 영향이 크지만 한국이 중국에 수주 1위 자리를 뺏긴 2019년 이후 1·2위의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는 경향은 뚜렷하다.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 짓는 암모니아 실증설비 조감도.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 짓는 암모니아 실증설비 조감도.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이에 국내 조선3사(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탄소중립을 향해 가는 해운업계에 맞춰 전기자동차와 같은 차세대 친환경 선박을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국의 공세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조선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차세대 친환경 선박에 대한 기술개발에 매진해 미래 초격차 달성을 이뤄내겠단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9월 6만·4만 입방미터급(㎥) 암모니아 추진 및 운반선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 이와 함께 수소 선박을 개발 중이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12월에는 LNG·수소를 혼합해 사용하는 ‘혼소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LNG·수소 혼소엔진은 디젤연료와 LNG·수소 혼합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해 각종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인 친환경 엔진이다. 2023년까지 수소 비중을 더욱 높인 혼소엔진 개발을 완료하고, 2025년에는 완전한 수소엔진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도 암모니아, 수소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을 연구 중이다. 지난 2021년에는 조선업계 최초로 영국 선급 로이드사에서 멤브레인형 액화 수소 화물창과 16만㎥급 액화 수소 운반선 개념설계에 대한 기본 인증을 받았다.

이외에도 최근 ‘암모니아 실증설비’ 제조 승인을 받고 착공을 시작했다. 거제조선소 내 신규 조성하는 암모니아 종합 연구개발 설비는 암모니아 추진선의 실선화를 위해 삼성중공업이 개발해 온 기술들의 성능 평가와 신뢰성 및 안전성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게 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위해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속도를 높였다. 이를 통해 친환경 연료 추진 시스템과 암모니아·이산화탄소·수소 운반선을 개발하고 2030년까지 완전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그룹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대형 선박에도 적용 가능한 MWh(메가와트시)급의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독점 수준으로 점유하고 있던 LNG 선박 시장에 중국 조선사들이 급속도로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술 격차도 예전만큼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 인건비, 고정비, 부품값까지 국내보다 낮은 가격으로 저가 공세를 벌인다면 중국이 경쟁력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국내 기술력이 중국 기술력보다 낫다는 평이지만 확실하게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가 시급하다”며 “기술 우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발 등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이 필요하고 기술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 카타르에서 약 40척의 LNG 운반선 발주를 예고한 가운데 과연 국내 조선업계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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