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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기업이 대체육 캔햄을 내놓는 이유

  • Editor. 이수아 기자
  • 입력 2023.09.1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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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수아 기자] 대체육은 기존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식재료로, 식물성 원료로 고기 맛이 나도록 만든 식물성 고기나 동물 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 등을 말한다. 하지만 아직 배양육 기술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를 만큼 상용화되지 않아 주로 식물성 고기를 대체육이라 부른다.

해외에서 비건 열풍이 불고 대체육 기술이 상용화되는 동안 한국의 대체육 시장은 멈춰있었다. 한국인에게 대체육은 옛날 콩고기처럼 맛없는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서 한국 대체육 시장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2030 소비자의 가치 중시 소비문화와 채식주의자 인구 증가 때문이다.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육 상품. [사진=연합뉴스]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육 상품. [사진=연합뉴스]

신세계푸드가 5월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20·30대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67.8%가 대안육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안육을 먹어보거나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도 49.1%로, 지난해 12월 진행한 조사보다 6.5%포인트 늘었다. 응답자들은 대안육을 소비해야 하는 주된 이유로 ‘환경을 생각해서’(71%)를 첫손에 꼽았고, ‘동물복지를 위해’(57.7%)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푸드테크 스타트업 위주였던 국내 대체육 시장에 대형 기업들도 발 벗고 뛰어들어 대체육 신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미 대체육 시장이 활성화된 해외와 다른 점은, 해외 시장은 고기 패티, 미트볼 등 다짐육 형태의 대체육 제품이 많지만 한국 시장엔 대체육 캔햄 제품이 많다는 점이다. 신세계푸드, 풀무원 등이 대체육 캔햄 제품을 출시했고, 제일제당과 동원 역시 출시 예정에 있다.

신세계푸드의 대안육 베러미트는 대체육 캔햄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곳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베러미트 브랜드를 시작했을 때는 대체육이 국내 소비자에게 낯선 상황이었다. 소비자가 대체육을 부담없이 접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B2C보다 B2B 판매를 우선하고 있는 것 역시 소비자에게 대체육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내 베이커리나 급식사업, 외식 매장 등에서 베러미트를 활용한 메뉴를 만들고 있다. 관계자는 “대체육이 소비자에게 익숙해진다면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풀무원은 지난해 8월 식물성 단백질 브랜드 지구식단을 선보인 후 1년간 430억 원의 누적 매출을 거뒀다. 관계자는 대체육 캔햄 제품인 지구식단like런천미트와 직화구이가 대표 제품군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캔햄 제품의 수요가 높다보니 대체육 캔햄의 수요 역시 높다”는 설명이다. 풀무원은 사업 다각화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대체육 시장을 고평가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풀무원은 2026년까지 대체육을 포함한 지속 가능 식품을 전체 매출의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역시 이번달 중 B2B용 대체육 캔햄을 선보일 예정이다. CJ 관계자는 대체육 캔햄이 대체육으로 만든 다른 조리 식품에 비해 개발 난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고기로 만든 기존 캔햄은 일부 시즈닝을 제외하면 고기 비율이 95%에 가까운, 고기 함량이 높은 제품인데 이 고기를 식물성 재료로 대체하면서도 맛과 식감을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간의 대체육 연구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상품이 캔햄이 셈이다.

CJ 역시 신세계푸드와 마찬가지로 B2B 거래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우선 살피고 B2C 시장 출시를 검토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이 스팸으로 국내 캔햄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대체육 캔햄 시장이 커지면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원 F&B도 식물성 참치, 만두 제품을 내놓은데 이어 대체육 캔햄 제품을 선보인다. 동원 관계자는 “대체육 기술을 어색하지 않게 적용할 수 있는 품목으로 우선 참치와 만두를 선택했다. 캔햄을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업계가 흰 우유 음용 인구 감소로 단백질 보충제, 대체유 등 단백질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면, 식품 업계는 비건 식품 확장을 통해 2030 가치소비자를 잡는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AT커니는 2040년 배양육 시장이 4500억달러(약 586조7550억원) 규모로 성장해 육류 시장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진출에도 비건이 필수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대체육 상품 개발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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