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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막을 쏘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남다른 뒷심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3.09.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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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지난 2018년 취임 후 지주회사 체제 전환 및 탈 철강을 추진하며 포스코를 재계 순위 5위까지 끌어올린 최정우 회장 임기 만료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과연 최 회장이 외풍에도 불구하고 민영화 후 첫 번째 ‘연임 완주’를 기록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포스코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8일까지다.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이 10∼11월쯤 진행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임기는 3∼4개월 정도 남았다.

지난 2018년 7월 취임한 최 회장은 철강을 벗어나 신 성장사업을 통해 핵심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경영 방향을 제시하며 지난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재직 기간은 60개월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제공]

최 회장의 연임 완주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에는 포스코그룹의 잔혹사가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00년 10월 민영화 선언 후 정권 교체기마다 정치적 압박에 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는 일을 반복해 왔다.

지난 2003년 제 6대 포스코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구택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 1년 만인 2009년에 임기를 약 1년 2개월 남기고 물러났고, 7대 전준양 전 회장 역시 박근혜 정부 출범 후 1년 후인 2014년에 사퇴했다. 8대 회장직에 오른 권오준 전 회장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임기를 2년 남기고 물러났다.

연임 징크스의 또 다른 악몽일까. 정권이 바뀐 이후 최정우 회장은 시민단체, 그룹내부, 정치권의 거센 퇴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저마다 이유는 다르다.

지난해 포스코는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라 포스코홀딩스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 두는 문제를 놓고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및 시민단체들과 갈등을 빚었다. 포항시민단체가 연이어 집회를 열며 강하게 반발하자 포스코그룹은 이사회 및 주주 설득을 거쳐 지주회사 소재지를 포항으로 이전하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두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포항시와 지역 상생협력 및 투자사업을 협의하기로 포항시와 합의했다.

그러나 포스코홀딩스가 성남 위례지구에 미래기술연구원 부지 매입을 위해 재입찰 계획을 세우자 지난 6월 범대위는 포항시 포스코 본사 앞에서 ‘범대위 활동 시민 보고대회 및 최정우 퇴출! 시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범대위는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 소재지 이전을 약속했지만 주소만 이전했고,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중심 운영’을 선언했지만, 수도권에 미래기술연구원 분원을 설치해 사실상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최 회장 취임 후 포스코가 포항시와 불통하고, 시민들을 기만했다”고 퇴진을 요구했다.

그룹 내부에서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영업이익은 4조8500억원으로 전년(9조2380억원) 대비 47.5%가량 감소했지만, 최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홀딩스 임원 28명은 자사주 2만7030주를 스톡그랜트로 배당받았다. 포스코홀딩스는 책임경영 강화라고 해명했지만, 최 회장이 1812주를 챙기면서 임원들과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포스코 원로들은 지난 4월 10일 특별성명을 통해 최 회장 사퇴를 요구했다.

원로들은 성명서를 통해 “창업 55주년 국민기업 포스코에는 경영리더십 혁신이 절실하다”며 포스코는 국민기업이 아니라고 선언한 최 회장을 직격했다. 이어 “최근 스톡그랜트 소식은 심한 엇박자와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며 “근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최정우 회장의 진퇴에 대해 자진사퇴함으로써 책임경영의 사례를 남기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최 회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대통령실 행사에 줄곧 참석하지 않으며 ‘패싱’ 논란과 함께 현 정권과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부터 3월 일본, 4월 미국, 6월 베트남, 7월 폴란드까지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 달리 대통령 해외 순방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명단에 한 번도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 지난 1월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도 10대 그룹 총수 중 참여하지 않은 이는 최 회장이 유일했다.

지난 2월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대위’와 포항 시민 등 1000여명(범대위 추산)은 서울 수서경찰서와 용산 대통령실, 포스코센터 앞에서 최정우 회장 퇴진을 촉구하고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대위’와 포항 시민 등 1000여명(범대위 추산)은 서울 수서경찰서와 용산 대통령실, 포스코센터 앞에서 최정우 회장 퇴진을 촉구하고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서는 최정우 회장의 경영 능력이 입증됐고 4분기에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는 만큼 실질적인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연임 완주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사상 최대 실적, 지주사 체제 전환, 이차전지 사업 진출 등 굵직한 성과를 나타내며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의 재임 기간 동안 그룹 시가 총액은 35조2000억원(2018년 7월 27일 기준)에서 105조원(올해 9월 기준)으로 약 3배 상승했고, 재계 순위는 5위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포항제철소의 빠른 정상화와 배터리 소재 사업 성장세를 바탕으로 실적 회복에 성공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2분기 매출 20조1210억원, 영업이익 1조3260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88.1%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최 회장 임기 동안 포스코의 지주 전환 및 신사업 추진을 통해 포스코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며 “최 회장의 경영 능력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소유분산 기업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3번째 연임은 아마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며 “임기 완주 시점까지 실질적으로 몇 개월 남지 않았기 때문에 완주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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