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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불린 NH농협은행, 청렴 농협은 어디로?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3.10.17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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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지속 가능한 100년 농협을 구현하고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농협은행이 되기 위해선 임직원 모두가 ‘3행 3무 실천 운동’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 앞으로 3행 실천 항목(청렴, 소통, 배려) 확대, 3무 근절 항목(사고, 갑질, 성희롱)에 대한 점검 강화, 우수 사례 공유 등 다양한 윤리 경영 활동을 전개해 깨끗하고 청렴한 농협은행을 구현하겠다.”

지난 3월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본사에서 개최된 ‘3행 3무 실천 결의 대회’에 참석해 강조한 말이다. 하지만 최근 농협은행을 두고 본질을 등한시하며 신뢰가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 배 불리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서울 시내 NH농협은행 지점 [사진=NH농협은행 제공]
서울 시내 NH농협은행 지점 [사진=NH농협은행 제공]

우선 농민들이 고금리에 허덕이는 동안 농협은행은 매년 큰 폭의 이자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은행의 이자이익은 전년 5조8096억원 대비 17.5% 증가한 6조8256억원으로 집계돼 최근 10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큰 폭으로 올랐다. 영업이익은 2018년 1조9800억원에서 지난해 2조7861억원으로 40.7%,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1조2181억원에서 1조7972억원으로 47.5% 상승했다.

이자이익만 확대된 게 아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 성과급 총액은 2018년 5454억원에서 지난해 6883억원으로 5년 동안 26.2%나 증가했다. 특히 기관장이 지급한 특별 성과급은 2018년 1639억원에서 지난해 2963억원으로 5년 간 80.8%나 급증했다.

지난 11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을 대상으로 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지난해 농업 소득이 감소한 것, 농가 부채가 증가한 것이 우리 농업의 지속성을 위협하는 지표로 해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1292만원, 2019년 1026만원, 2020년 1182만원, 2021년 1296만원으로 1000만원대를 오르내렸는데, 지난해 948만원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농가 부채 규모는 2018년 65조9000억원에서 지난달 78조3000억원으로 6년 만에 12조4000만원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농협 조합원 209만명 중 56만3000명인 26.9%가 채무를 지고 있으며, 1인당 평균 대출액은 1억25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회 공헌비는 2018년 710억원에서 2019년 807억원으로 증가한 후 2020년 746억원, 2021년 745억원, 지난해 598억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석용 회장이 강조한 신뢰 부분에서도 농협은행은 아쉬운 점을 드러냈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지역 농축협과 농협은행 계좌를 통해 보이스피싱 3만1359건이 발생했고, 전체 피해액은 46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계좌 지급 거래 중지로 돌려받은 금액은 675억원으로 전체 피해 신고액의 1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 의원이 공개한 또 다른 자료를 보면 농협은행에선 최근 7년 동안 17건의 횡령이 발생했다. 횡령 금액만 31억원에 달한다. 미회수 금액은 8억9500만원으로 전체 금액의 28.9%를 차지한다. 사고 금액은 2017년 1900만원에서 2021년 25억6500만원까지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2건이 적발됐다.

NH농협은행 본점 영업부 [사진=연합뉴스]
NH농협은행 본점 영업부 [사진=연합뉴스]

이밖에도 농협은행은 최근 4년 간 농협 6대 법인 중 중징계를 받은 임직원 수도 가장 많았다. 같은 상임위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4년 간 농협 6대 법인의 징계 임직원은 모두 338명에 달하는데, 징계 임직원이 가장 많은 법인은 농협은행으로 237명이 징계를 받았다. 이들의 징계 사유는 직장 내 성추행·성희롱이 39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직장 내 갑질이 19명이었다.

현재 농가와 농민이 힘든 상황에서 이자 장사,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횡령 등 갖은 비리를 저지르며 제 몫을 다하지 못한다는 비판과 청렴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함께 받고 있는 농협은행. 본연의 설립 취지를 잊지 않고, 조직 기강을 다 잡아 농업·농촌에 대한 공헌과 발전을 앞장서야 할 때다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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